[인터뷰] 정수미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장

관리자
발행일 2022.09.28. 조회수 7639
스토리

[월간경실련 2022년 9,10월호-인터뷰]

“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은 도시를 꿈꿉니다”


-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 정수미 센터장1) 인터뷰 -


문규경 회원미디어국 간사


1인가구란, 1명이 단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생활단위를 말합니다. 취업, 주거문제 등 경제적인 이유로 1인가구를 선택하여 살던 기존과는 달리, 자발적으로 1인가구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비중도 늘고 있습니다. 저마다 1인가구를 선택한 이유는 다르겠지만, 한 목소리로 1인가구의 복지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경실련은 우리 사회의 1인가구가 마주한 현실의 목소리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정수미 센터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월간경실련 구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월간경실련 구독자 여러분!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은 도시를 꿈꾸는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 정수미 센터장입니다.


Q. 얼마 전, 1인 가구가 처음으로 전체의 40%를 넘어섰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A. 기존에 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가족 단위의 연구나 중앙 부처의 연구를 참고하면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내용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청년층의 경우에는 타 지역으로 진학이나 취업 때문에 이동을 하게 되면서 독립을 하는 경우, 미혼의 상태이거나 비혼을 지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장년의 경우에는 가족 해체나 자녀들을 독립시키거나 맞벌이와 자녀교육을 위해서 기러기 부부가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배경에는 여러 요인들이 혼재하고 있다고 보실 수 있습니다.


Q. 최근 반지하 대책 등 취약한 주거환경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1인 가구는 특히 주거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요?

A. 주거환경의 어려움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봤습니다. 첫째, 안전에 대한 문제입니다. 저는 안전한 주거환경과 임대료를 교환한다고 생각합니다. 임대료가 비싸질수록 안전도는 올라가는데,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임대료가 낮아질수록 안전을 담보 삼아서 입주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전 문제는 서울시와 자치구, 우리 센터에서도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지자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안전에 대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스마트 초인종이나 주거안전 관련 3종, 5종 세트를 구성하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을 다 지원하는 이유에는 1인가구의 주거안전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다인가구에 비해 소득 분위가 적은 1인 가구의 경우 단연 주거환경이 열악해집니다. 1인가구는 자가주택에 거주하는 비율보다는 전세나 월세에 거주하는 비율이 높기도 하고 특히 고시원, 반지하, 옥탑방과 같은 비정형 거주지에서 사는 경우에는 열악한 주거환경에 거주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집 구하기입니다. 임대주택이나 주거 공급에 있어서 1인가구를 위한 물량 자체가 애초에 적기 때문에 주거환경이 열악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나는 전세 사기 등은 좋은 집을 구하는데 더 어려움을 초래합니다. 전반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1인가구는 조금 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전월세 임대차 계약 관련해서 센터에 공인중개사가 일주일에 한 번씩 오셔서 같이 집 구하는 것을 도와드리는 전월세 안심 계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1인가구가 안전하고 살만한 집을 구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토로하던 사례로 어떤 경우에는 남성이 혼자 살 집을 구한다고 했을 때, 집주인이 집을 잘 안보여준다고 합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집을 깨끗하게 잘 안 쓴다는 편견이 있어서 안 보여주시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또, 여성 세입자의 경우에는 집주인이 막무가내로 문을 열고 들어오거나 하는 식으로 일상생활 속에서의 갈등이 발생하는 사례도 간혹 있었습니다.


Q. 1인 가구의 심리적인 문제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세대를 불문하고 고독사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과 대책이 궁금합니다.

A. 이번 인터뷰 주제를 고독사 하나만 다뤄도 될 정도로 굉장히 무겁고 너무 원인이 다양해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가진 고독과 외로움이 죽음과 연결되는 것이기에 마음건강을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자기돌봄이 필요합니다. 만약 마음을 스스로 돌보지 못하면 결국에는 모든 걸 놓아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고독사로 가는 일련의 과정을 차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독사와 관련된 연구자료를 살펴보면 많은 고독사를 통계로 수치화하기가 어려워 무연고사망자로 갈음하기도 합니다. 무연고사로 고독사 통계를 가늠하는 경우에는 사망 후 3일이 지나서 발견되었더라도 연고자가 시신을 찾아가면 그것은 고독사가 아닌 게 됩니다. 정확한 고독사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것이 지금까지의 현황이고, 2021년부터 고독사예방법이 시행되었으니 앞으로 경찰서 등 관계 부처의 협업과 행정적인 조치를 통해 제도를 조금씩 바꿔나갈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복지재단의 2021년 고독사 연구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장제급여 수급자 자료 중 제1조건인 집에서 홀로 죽음 사례와 취약계층 사망 동향보고 중 고독사 사건 자료(제1 조건과 2조건 모두 포함)를 분석하여 서울시 고독사 위험자 중 사망 현황을 조사했습니다. 이처럼 장제급여 수급자 중 고독사 현황을 연구로서 파악하다보니 사실상 고독사는 가난한 사람이 한다는 하나의 정설이 되어 버렸습니다. 연구자료를 보고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만, 저는 고독사가 꼭 저소득층에만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여러 죽음들이 있고, 소득이 많다고 하더라도 주변에 관계망을 다 차단하고 있으면 그 사람은 늦게 발견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연구에서 같이 다뤄지지 않는 것이 자살 관련된 이슈입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제일 많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나라인데 고독사 과정을 자살과 연관지어 유기적으로 같이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죽음 앞에서는 청년 고독사든 어르신 고독사든 누구나 다 안타깝습니다. 결국에는 이런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서 점진적으로 갈 수 밖에 없고, 해결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1인가구 라고 하면 하나의 동일한 집단으로 보기도 하는데, 사실 다릅니다. 개인의 욕구가 다 다른데 이 사람들을 1인가구라고 묶어서 그냥 1인가구의 특징이라고 선언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파편화된 개인을 하나로 모으고 서로가 관계망을 형성하도록 주선하는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우리 사회는 전통적인 가족단위 중심의 복지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1인 가구에 대한 복지 정책들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여전히 공공부조를 비롯한 소득보장정책이 정상가족, 부모자녀 중심으로 설계가 되어 있기 때문에 기초생활보장제도나 국민연금도 가구주 혹은 주소득자가 다쳤을 때 이것을 보완하고 가구원들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1인가구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인구학적 특성을 반영해서 다양한 가족 구성을 반영한 복지 지원제도가 있기를 바라는 입장입니다. 서울시에서는 자치구를 중심으로 1인가구를 지원하기 위한 기반들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1인가구 지원센터는 지금 23개가 있고 점차 확대될 계획입니다. 건강증진, 안전확보, 주거관리, 경제교육, 부채관리, 심리상담, 사회관계망 등 생활 밀착형 지원을 하기 위해서 서울시나 자치구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1인가구 지원제도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1인가구에 대한 지원은 앞으로 더 늘려나가야 할 부분이 많고 정상가족을 중심으로 설계된 복지 지원제도 자체를 다양한 가족 구성을 고려해서 개인 단위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가 전국 최초로 설립된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라고 알고 있는데요. 센터가 설립된 배경과 1인가구를 위해서 어 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십시오.

A. 2015년 2월, 역삼동 원룸에서 29살 A씨가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A씨는 월세를 받으러 온 집주인한테 발견이 되었고 외롭다는 유서를 남겼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청년 고독사가 언론을 통해서 많이 알려졌습니다. 그때 헤드라인이 ‘강남의 빌딩숲 사이에서 한 청년이 외롭게 죽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서울시복지재단에서 고독사 확실 사례를 조사했더니 자치구 중에서 청년층의 고독사가 강남구에서 제일 많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2018년에 민선 7기가 시작되면서 사회적 고립 1인가구의 고독사를 사회가 지원하기 위해서 조례 제정을 추진합니다. 그러면서 2019년 6월에 1인가구를 위한 공간 운영을 추진하게 되면서, 커뮤니티센터 조성을 위한 노력과 1인가구 욕구 조사도 하게 되었고, 그해 12월 30일에 개소를 했습니다.


현재 우리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는 화요일~일요일 아침 10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먼저, 고독사 예방을 위해서 1인가구 당사자 발굴을 하고 정책 제안의 역할도 수행합니다. 1인가구 당사자분들을 자주 만나고 있습니다. 1인가구 당사자가 이직에 대한 고민, 업무 스트레스 등 어려움이 있을 때 개개인에 맞는 솔루션이 필요하다면 기관 연계의뢰나 무료로 심리상담을 지원을 하는 센터로 연결시켜드리기도 합니다.


특히, 센터는 고립된 1인가구를 만나기 위해서 고시원을 많이 나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발굴된 1인가구가 있다면 이분들의 고립 예방을 위해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모셔서 워크숍을 하기도 하고 1대1 상담을 지원하는 마음건강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거 복지 사업으로는 집 구하기와 공구 사용 교육도 하고 있고, 인문학 강좌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서 여기에서 파생된 소모임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을 촉진해서 심리적 안정감을 주도록 하고, 1인 가구를 위한 자기방어훈련과 반려식물 지원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원데이클래스도 하루만에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단체 채팅방을 운영하면서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픈형 소모임의 일환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정기적으로 차 모임을 열고 있습니다. 별도의 신청 없이 그냥 오셔서 차 한잔 마시면서 아무 부담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고 이야기를 할 사람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터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려 합니다.


Q. 강남구 뿐만 아니라, 지역 곳곳에 1인 가구를 지원하는 센터가 늘고 있는데요. 각 지역에 있는 센터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지금 하단에 보여드리는 QR코드로 접속해 보시면 상세하게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씽글벙글 서울’이라고 불리는 서울시 1인가구 포털입니다. 이 사이트에는 프로그램이 수시로 업로드되기 때문에 가까운 인근 지역에서 관심가는 프로그램이 있으시다면 한번 문을 두드려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 씽글벙글 서울(서울시 1인가구 포털): https://1in.seoul.go.kr/front/user/main.do




1) 정수미 센터장은 사회복지사로서 장애인 인권단체에서 정책 모니터링 활동과 연구사업을 하며 장애인 등 소수자 인권활동을 하였으며,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 사무국장을 거쳐 현재는 센터장으로 근무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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