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신임 총리에게 바란다

관리자
발행일 2000.02.02. 조회수 2954
정치

  김영삼대통령이 국회의 임명동의를 거쳐 고건氏를 신임총리로 임명하였다. 우리는 고건氏가 행정경험이 풍부하고, 오랜 공직생활에도 불구하고 청렴성이 높이 평가되는 점을 볼때 총리로서 그 자격은 충분하다고 본다. 그러나 한보사태 이후 흐트러진 민심과 국정을 수습하고, 연말의 대통령 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신임총리에 대해 국민적 요구와 기대 또한 크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신임총리에 대한 기대를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자 한다.



  먼저 고건 신임총리는 현재의 시국을 수습하기 위해서 한보사건의 전면적 재수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보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한보철강에 대한 인.허가 과정, 5조7천억원에 이르는 부정대출에 대한 의혹 등 어느것 하나 밝히지 못한채 조기종결됨으로써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치유불가능한 상태로 이르게 되었으며, 한보사건에 대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따라서 신임총리는 '성역없는 수사'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을 수용하여 중립적인 특별검사로서 전면적 재수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 총체적 위기로 치닫고 있는 우리경제를 살릴수 있도록 경제구조개혁을 위한 조치들을 시급하게 내놓아야 한다. 현재 폭등하는 물가와 부동산으로 서민경제는 날로 악화되고 있으며, 국민들 사이에 위기의식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단기적 경기부양책이 아닌 근본적인 경제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재벌기업의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한 조치, 차명거래를 불법화하는 등의 금융실명제 강화, 한국은행의 독립과 관치금융의 청산, 불합리한 행정규제의 철폐 등 제반 개혁조치들이 빠른 시일내에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 황장엽씨 망명요청 이후 경색돤 남북관계가 북한이 경수로 지원을 위한 뉴욕 3자 설명회를 수용하는 등 새로운 변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신임총리는 남북관계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전향적 정책으로 노력을 기울여 인도주의적 차원의 대북식량지원과 경수로 사업, 남북경협 등이 게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하며 교류와 협력으로 민족화해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네째,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무원의 엄정중립은 물론 선거법과 정치관계법을 합리적으로 개정하는 것이 이루어져야 하며, 선거의 조기과열에 따른 관권, 금권, 혼탁 선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끝으로 덧붙인다면 고건 신임총리는 내각구성에 실질적인 임명제청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다. 지금 산적한 국정현안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개혁내각을 구성하는 것이 관건이다. 따라서 신임총리는 대통령에 대한 장관 임명의 제청권을 활용하여 개혁적인 인사, 깨끗한 인사가 등용되어 개혁적인 내각 구성이 이루어 지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1997년 3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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