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희장관의 ‘공공기관에서의 일반약 판매’에 대한 입장

관리자
발행일 2011.02.24. 조회수 1670
사회

진수희장관은 공공기관에서 약을 팔면 진정 국민 불편이 해소될 수 있다고 보는가?
안전성이 검증된 일부 일반약 약국외 판매를 위한 근본대책을 촉구한다


 


진수희 보건복지부장관이 지난 21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약국이 문을 닫은 심야 시간이나 공휴일에 소방서, 경찰서, 구청 등 공공기관에서 일반의약품을 판매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일반약 약국외 판매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외면해 오던 복지부가 약 구입에 대한 불편을 뒤늦게나마 인정한 것에 대해서는 다행이나, 복지부가 검토하고 있는 방안이 약사회의 반발을 의식해 내놓은 고육지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진장관이 진정으로 일반약 약국외 판매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수용하고 이를 실천할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진장관은 공공기관에서 약을 팔면 진정 국민 불편이 해소될 수 있다고 보는가?


그동안 복지부는 일반약 약국외 판매에 대한 요구가 있을 때마다 우리나라는 약국의 접근성이 높아 편의성 보다 안전성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약사회의 논리를 앞세워 국민 요구를 폄하해 왔다. 지난 1월 초에는 복지부 장관이 지역약사회 정기모임에 참석해 일반약 약국외 판매 요구와 관련하여 시기상조 운운하며 약사들이 걱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발언으로 그 자질을 의심하게 한 바 있다. 또한 의약품분야의 전문성이라는 특징을 내세워 약의 안전성을 부각시키면서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의 판매를 요구하는 국민들에게 불안을 조장하였다.


 


하지만 현재 약은 의사의 처방을 필요로 하는 전문약이나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약 모두 약국에서만 구입하도록 판매를 독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사용방법이 널리 알려져 있어 과오용 우려가 없는 일반약까지 약국에서만 판매하도록 하여 소비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야간이나 공휴일에 약 구입이 어렵고 농어촌 지역이나 중소도시에서의 약 구매의 접근성이 떨어져 국민 불만이 가중되고 있고, 동일 약임에도 지역간 3배 이상의 가격 격차와 약국 규모에 따른 가격 차이도 현저하다.


지금도 부작용 우려가 크지 않은 일반약은 약국에서도 복약지도나 특별한 상담없이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일부 일반약의 약국이외의 장소에서의 판매를 허용하는 것은 야간과 공휴일에 약 구입에 대한 국민 접근성과 불편함을 해소함은 물론 국민의 자가치료 여건 확대를 통해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의 가계 부담으로부터 비용도 절감하고 국민 선택권도 보장하게 되는 것이다. 


 


왜 공공기관인가? 이제는 국민들에게 약을 사러 공공기관을 찾아 헤매라는 말인가?


경실련은 일반의약품 전부를 약국이외의 장소에서 판매하자는 것이 아니라, 일반약 중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간단한 약을 선별하여 약국외 장소에서 판매를 허용하자고 주장해 왔다. 이는 결코 안전성을 포기하면서 일부 일반약의 약국외 판매 허용하자는 것이 아니다. 또 이러한 경우에도 판매 장소는 의약품의 관리가 가능한 장소를 지정하여 유통기한, 보관관리에 대한 문제를 관리 감독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외 약국외 판매를 위해 복약설명서에 대한 지침, 포장단위의 제한, 유통기한에 대한 표기, 구입연령제한 등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현재 안전성이 검증된 일부 일반약의 약국외 판매가 허용되지 못한 근본원인은 약국외 판매에 따른 의약품 관리 방안이 부재해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약사회를 의식한 복지부의 복지부동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럼에도 안전성 문제를 내세워 약국외 판매를 반대하고 소비자 불편을 강요해 온 복지부가 공공기관에서 약국이 약을 판매하지 않는 시간에 한해 일반약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그 발상 자체가 순진하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다. 도대체 공공기관에서 약을 팔면 약사 없이도 약이 둔갑하여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인가? 공공기관에서 약을 파는 것이 약 구매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면서도 사후관리가 가능한 약국 이외의 장소를 지정하여 약국외 판매를 허용하는 것보다 더 낫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지금의 방안이 그동안 복지부가 집요하게 고집해온 안전성 논리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진정 모르는가 아니면 모른척 하고 있는가?


 


경실련은 복지부가 특정 직역 눈치 보기에 급급하여 급한 불만 끄고 보자는 식의 미봉책을 내놓고 안전성이 검증된 간단한 일반약의 약국외 판매를 허용해 달라는 국민적 요구를 땜방 수준에서 처리하려는 것이라면 국민들이 이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 현재 복지부가 검토하고 있다는 공공기관에서 제한된 시간에 약을 파는 방안은 심야응급약국과 당번약국 확대시행으로 국민 불편을 회피해 왔던 약사회의 대응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결코 동의할 수 없다.


 


경실련은 이제라도 복지부가 일반약 약국외 판매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근본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 다시한번 현재 국민의 요구가 약사회와의 타협의 산물이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의 실질적 요구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라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문의 : 사회정책팀 02-3673-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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