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장승진 및 미래전략실 부활관련 논평

관리자
발행일 2010.12.03. 조회수 1944
경제

 삼성은 오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부사장을 사장으로,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ㆍ삼성에버랜드 전무를 에버랜드 전략담당 사장 겸 호텔 신라 사장으로 각각 승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그룹 컨트롤타워의 이름을 ‘미래전략실’로 정하였다.


 경실련은 삼성의 이번 인사와 조직변화 발표를 접하며, 매우 우려스러운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이재용 부사장의 사장 승진은 삼성이 전근대적인 소유지배구조의 문제를 전혀 개선하지 않은 채, 사실상 이병철-이건희-이재용 사장으로의 그룹 3대 상속의 완결, 즉 경영권 승계의 완결을 위한 예비적 상황으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러한 승계과정은 그룹차원의 편법과 불법을 통한 끊임없는 시도 끝에 이루어지고 있는 점에서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이재용 부사장은 삼성특검 이후 해외근무로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2009년 12월 부사장으로 승진복귀한지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게 된 것이다. 시장에서 인정할 수 있는 뚜렷한 경영실적 없이 단지 이건희 회장의 아들이라는 점 때문에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는 것은 삼성의 후진성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와 함께 동시에 진행되는 이재용 부사장의 사장 승진은 삼성의 폐쇄적이고 획일적인 총수 지배체제의 전근대적인 행태의 반복에 불과하다.     


 둘째,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부활은 에버랜드를 통한 이재용 부사장으로 편법상속과 차명계좌를 통한 천문학적인 비자금 관리 사건을 통해 과거 컨트롤타워인 ‘전략기획실’이 이러한 불법행위를 주도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에게 약속 했던 ‘전략기획실 해체’라는 사회적 약속을 뒤집는 행위이다. 또한 ‘무소불위의 권한은 행사하면서 그에 따른 아무런 책임은 지지 않는’ 법에 없는 조직의 부활이라는 점에서 ‘전략기획실 해체’를 약속했던 2008년 4월 이전 지배구조로 그대로 다시 후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삼성이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소유지배구조의 선진적 발전 과정 없이 과거로 원점 회귀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책임성에 현저한 문제가 있는 행태이다.  


 삼성그룹은 오늘로 그룹회장-미래전략실-계열사 사장단으로 이어지는 과거 그룹경영 체제로 복귀하였다. 그러나 이건회 회장이 갖는 삼성전자 회장은 상법상 직책이 아니고, 단지 삼성전자 정관에 있을 뿐 이다. 또한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것도 아니며, 따라서 이사회의 어떠한 통제도 받지 않는다. 오늘 확정된 ‘미래전략실’도 권한은 있되 책임은 없는 조직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구조는 유일하게 법적책임을 지는 계열사 사장들 무력화시킬 뿐 아니라 그룹회장과 미래전략실의 잘못된 경영행위에 대해 계열사 사장들이 법적 책임을 지는 아주 모순된 지배구조이다.
 이러한 잘못된 비합리적 지배구조는 결국 이재용 사장으로의 3세 승계 체제 완성을 최우선 과제로 상정할 수 밖에 없기에 또 다시 그룹경영의 선진적 발전과 의사결정구조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삼성이 나아갈 방향은 이재용 사장으로 경영권 승계 노력에 집중하기 보다는 현재의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이건희라는 총수 1인 체제를 민주적이고 투명한 경영체제로 변화할 수 있는 청사진을 마련하여 이를 일관되게 집행함으로써 국민들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즉 지배구조도 세계적인 모범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그간 학계나 시민단체에서 끊임없이 제기했던 ‘금산분리 원칙 하에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계열분리를 전제로 권한과 책임이 일치하는 구조로 전환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예컨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등 진일보한 체제로의 근본적 변화에 대한 구상과 실천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이것만이 삼성이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지지받는 기업집단으로 거듭나는 유일한 길이다. 끝.


[문의] 정책실 02-3673-2141

첨부파일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