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금감위원장 임명에 대한 경실련 입장

관리자
발행일 2004.08.04. 조회수 2442
경제

금감위의 독립적인 금융감독 역할 수행이 우려된다.


  정부는 이정재 전 금융감독위원장 후임으로 IMF사태 당시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을 맡아 책임을 지고 중도하차했던 윤증현씨를 임명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인사는 임명과정과 임명자의 적절성, 그리고 현안으로 떠오른 금융감독기구 개편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부적절한 인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금감위원장 임명과정과 관련해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6대 대선에서 금감위원장 등 주요기관의 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현재 금감위원장은 금융감독원장을 겸임하고 있으며 금융산업과 금융시스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금융정책을 경기부양 등 정치적 목적을 위해 활용했던 전례를 기억한다면 금감위원장은 그 어떤 자리보다 정부로부터 중립성,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는 자리다.


따라서 정부로부터 중립성,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사청문회와 같은 제도적 장치를 통한 검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이같은 제도적 검증을 거치지 않고 금감위원장을 임명했다.


  둘째, 이번에 임명된 윤증현 위원장은 지난 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을 맡아 ‘환란의 책임자’로서 정책에 실패한 관료였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의 부적절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역대 관료들은 실패한 정책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으며 그 정책실패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되어 왔다. 윤증현씨 역시도 당시 환란의 주역으로 재경원 금융정책실장 자리에서 중도하차하여 99년부터 ADB이사로 근무했었다. 이후 경제부처 관련 인사가 있을 때마다 줄곧 후보로 거론되다가 이번에 금감위원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인사는 ‘정책실패는 있어도 책임자는 없다’는 점과 관료챙기기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준 행태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최근 현안이 되고 있는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관련해서 윤증현씨가 정부와의 관계에서 중립적, 독립적으로 이 사안을 처리할 수 있냐는 점이다.


  윤증현씨는 재경부의 요직을 두루 거친 관료출신이며 재경부와 '코드'를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감원 기능을 대폭 축소하고 대신 금감위와 금감원을 통합해 정부기구화하는 '친재경부적 금융감독기구 개편'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나아가 이번 인사는 정부가 정부기구화하는 방향으로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윤증현씨를 임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갖게 한다.


  또한 소위 성장 위주의 경기 진작책과 금융감독정책이 상충할 때 금융감독정책을 경기 진작책의 하부정책으로 전락시켰던 측면에서 볼 때 앞으로 윤증현 내정자가 재경부 출신으로서 재경부가 주장하고 있는 경기 부양이나 성장 정책에 있어서 얼마나 금융감독정책을 중립적으로 잘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경실련>은 참여정부의 경제기구의 책임자 임명에서 과거의 정책실패로 인해 국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었으면서도 전혀 책임을 지지 않았던 인사들을 고스란히 다시 경제기구에 임명하는 인사정책에 대해서 큰 우려를 갖고 있다.


이번 금융감독위원장으로 임명된 윤증현씨도 이러한 사례이며, 향후 금감위원장으로서의 윤증현씨의 금융감독기구 개편과정에서의 역할과 업무수행을 예의주시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금융감독체계가 전문성,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효율적으로 목적 수행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민간통합금융감독기구로의 개편이 될 수 있도록 신중하게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


[문의 : 정책실 3673-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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