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고 큰 빌딩 상상하며 경실련 찾아오시면 안돼요”

관리자
발행일 2007.03.20. 조회수 1615
스토리

<자원활동가 방담>

여기저기 울려대는 전화, 컴퓨터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상근자들. 처음 오는 사람들은 다소 칙칙한 느낌을 받게 되곤 한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활기차게 바꿔주는 이들이 있었으니, 이들이 바로 대학생 자원활동가이다. 때로는 단순한 문서 정리에서부터 사무실 내부 인테리어 작업까지 그들의 활약은 전분야에서 눈부시다.
월간경실련은 회원 사업 분야에서 자원 활동을 함께 했던 대학생 친구들을 만났다. 경실련에 대한 첫인상과 자원활동이 끝난 후 든 생각은 어떻게 다를까?


첫 인상...

선민애. 예전엔 경실련에 대해 크고 멋진 건물에 전문적이고 삭막하면서도 투쟁적인 사람들일 것이라는 막연한 이미지가 있었어요. 하지만 첫 봉사 때 많은 활동가들과 상근자분들을 보고 그 활기와 생기가 느껴졌어요.

황은선. 원래 시민단체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봉사 활동을 찾다가 우연히 경실련에서 활동하게 되었어요. 저도 내심 멋있는 빌딩을 상상했었는데 주택가 구석에 있다는 것에 무척 의아했어요.

한준희. 맞아요. 정말 주택가 구석에 있는 덕분에, 약도를 보면서 열심히 찾았는데도 한참한참을 헤매서 포기하고 집에 다시 돌아가려고 했어요. (웃음)



지금 경실련 하면 떠오르는 것...

유승희. ‘화기애애’요. 전에 활동했던 다른 NGO와 비교가 됐던 것 같아요, 그곳은 퍽퍽한 사무실 환경에 서류에 파묻힌 사람들, 삭막한 느낌이었거든요.

선민애. 경실련의 주분야가 막연히 ‘경제’이고 작은 한 갈래가 부동산이라고 생각했는데 와서 보니, 때가 때이어서인지 경실련의 주는 부동산인 것 같아요.

한준희. 생뚱맞게 상근자 생일파티에 끌려갔던 것 기억나네요.

조아라. 시민단체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저 역시 막연히 투쟁적이고 무섭다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제는 일상에 있는 일들을 나누는 친근한 단체인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심포지움 참석이나 전화작업 등과 같이 일상적이지 않은 경험을 통해 평소 생각해볼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얻은 것이 참 소중해요.

양소영. 사회단체 자원 활동은 처음이었는데, 누구의 강요 없이 스스로 이것저것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아파트거품빼기 10만 서포터즈 서명운동 때 보니 사람이 부족함에 아쉬웠어요. 또 평소 대학생으로 접해보지 못할 경험(의원들과의 인터뷰나 낯선 사람과의 인터뷰)을 해서 좋았구요.

어려움...

유승희. 일의 내용 자체보다는 안 해본 일에 대한 “시작”이 어려웠어요. 예를 들어 전화작업은 생전 모르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점에서 하기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았었죠. 그리고 상근자와의 인터뷰도, 그 분들이 충분히 친절하게 대해주실텐데 왜 그리 압박을 받았는지 (웃음). 그러나 결과적으로 지나고 보면 혼자서는 겪어보지도 못할 것이거나 도망갔을 그러한 첫 경험들이 이후 다른 경험에서 토대가 되어 많은 도움이 됐었어요.

황은선. 저는 인터뷰가 힘들었어요. 낯선 사람과의 이야기니까 많이 긴장했지요. 더구나 인터뷰하시는 분이 역으로 기습 질문을 하셨을 때는... 인터뷰 내용을 다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무언가 동조를 표하고 싶어 어설픈 칭찬을 했다가 오히려 혼났어요. (웃음)

조아라. 오히려 단순 작업이 지루하기도 하고 이일이 무슨 의미일까 회의도 들어 힘들었어요. 특히 명함작업은 단순작업인데다 한자를 못 읽을 때마다 밀려드는 자괴감이란... (웃음)

한준희. 첫 회원 인터뷰를 할 때, 5시간 이상 커피숍에서 기다렸던 것은 좀 힘들었죠. (웃음)

양소영.
인터뷰할 때 상대가 잘 아는 것에 대해 모르면서 대답하는 것에 스스로 매우 민망했었죠. 인터뷰 전 준비작업을 철저히 하지 못한 것에 반성을 했어요.

선민애. 회원전화작업이 두려웠어요. 전화작업 자체보다는 너무도 조용한 사무실 분위기에 다른 상근자분들이 꼭 제 통화를 모두 듣는 것 같아 너무 민망했었어요.




아쉬움...

황은선. 인터뷰 전에는 반드시 준비 작업이 너무 필요해요. 우린 아직 부족한 자원 활동가이지만, 외부에선 경실련의 한 얼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활동가임을 밝혀도 기본적으로 대상에 대한 지식이 있을 것을 기대하거든요.

유승희. 맞아요. 인터뷰를 할 대상이나 내용에 대한 정보도 숙지해야겠지만, 경실련 내부의 사정에 관해서도 외부에선 궁금해 하니까요. 그런 상대의 질문에 적절히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인터뷰에 앞선 사전교육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조아라. 저도 동감해요. 자원 활동가는 경실련의 소속된 한 부분을 돕기 때문에 전반적인 경실련의 조직 및 활동에 대해 내 스스로 아는 것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어느 순간 놀랐어요.

양소영. 외부에선 ‘경실련에서의 활동’에 대해 너무 대단하게 높이 평가를 해서 “내가 뭘....”이란 생각에 자발적 참여를 꺼리게 되는 것 같아요. 저부터가 그렇고요. 그러니 경실련 스스로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렇게 조금만 경실련과 익숙해지면 더 끈끈한 관계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되겠죠.

선민애. 사실 저 스스로도 자원 활동가라면 많은 재주가 있어야 하는지 알았어요. 막상 활동하니 일의 종류가 많기에 각자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더라고요. 다른 사람들도 너무 어렵게 생각해서 마음은 충분히 있지만 접근을 못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우선 온라인 활동으로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참여의 유도가 필요한 것 같아요.

다음 활동가들에게...

유승희. 좀 더 소명 의식을 갖고 책임감 있게 활동에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며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하면 단순 업무라도 충분히 보람을 느낄 수 있거든요.

황은선. 사회 돌아가는 것에 좀 더 능동적 관심을 가져야할 것 같아요. 저 자신도 그러하지만, 예전에 비해 너무 비사회적인 대학생들의 모습이 아쉽죠.

조아라. 단지 학점을 채우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접하기 힘든 상황에 부딪쳐 그것을 겪는 과정에서 스스로가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요. 그러니 어떠한 활동도 오직 그것만으로 해석하지 말고 조급한 마음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양소영. 단체에 대한 상식과 관심이 있으면 보다 적극적이고 친밀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스스로 적극적으로 알아본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만큼 더 즐겁게 활동할 수 있으니까 분명 가치는 있을 거예요.

선민애. 사실 단순업무도 꽤하게 되는데 그 역시 경실련이 굴러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니 단순업무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정리_ 유승민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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