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 감사원장의 카드대란 책임회피 발언에 대한 경실련 입장

관리자
발행일 2004.07.31. 조회수 2580
경제

 전윤철 감사원장은 어제(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카드 특별감사 결과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카드사태의 책임은 근본적으로 카드시장에서 분수를 넘어 카드를 사용한 국민도 면할 수 없다”는 망발을 서슴치 않았다.


  물론 카드대란의 1차적인 책임은 국민들에게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4백만명의 신용불량자가 되어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생계형 자살이나 실의 등 대가를 치르고 있다. 또한 카드사들은 구조조정을 단행하여 경영을 개선하고 이 와중에 수많은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카드대란에 대한 감사원 특감결과는 카드대란을 일으켰던 재경부 등 정책담당자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이 없이 금감원 부원장 한명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감독시스템의 문제만 탓하는 감사결과를 발표하였다.


  이것은 정부의 정책담당자들에 대한 정책실패의 면죄부를 주고 적당히 넘어가려는 우려와 카드대란의 정책결정에 참여한 당사자가 자신의 정책에 대해서 감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감사결과에 대해 신뢰성과 공정성에 논란이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윤철 원장의 이번 발언은 카드대란의 원인에 대한 전 원장의 편향된시각을 그대로 들어내면서, 이 문제와 관련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감사원의 감사결과에서 지적하였듯이, 카드대란의 근본적 원인은 카드시장에서 정부당국의 카드사용 조장에 따라 카드를 사용한 국민들이 아닌, 국민의 정부의 경제정책조정회의, 재경부, 금감위 등 정책담당자들에게 있다는 사실이다.


  경제정책의 주무부서인 재정경제부는 1998년 중반부터 민간소비를 축으로 하는 내수진작을 정책기조로 잡고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을 시행했다. 2001년초부터 가계부채 급증, 신용불량자 급증, 신용카드사 과당경쟁 등 내수진작기조의 부작용이 감지되어 이를 경실련에서도 누차 지적했음에도 재경부는 2002년 상반기까지 내수진작기조를 유지했다. 나아가 이 과정에서 금융기관 감독과 관련한 규정의 제․개정,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 제재를 맡고 있던 금융감독위원회 등 금융감독기관도 제역할을 다시 못해 신용카드사의 부실을 방조하고 말았다.


  그러므로 전 원장이 카드대란에 대한 이같은 근본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감사를 진행했다면 이번과 같은 편파적이며 부실한 감사가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카드대란의 원인제공에서 자유롭지 못한 전 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정책실패에 대해 전혀 책임을 지지 않았던 이전 관료들과 같은 후안무치적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알려진 바와 같이 전윤철 감사원장은 카드대란의 단초를 제공한 경기진작정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기획예산처장관으로 재직하면서 함께 참여했으며, 이후 재경부 장관을 지내면서 카드대란의 원인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불구하고 전 원장이 자신이 원인을 제공한 사안에 대해 마치 국민들에게 전적인 책임이 있는 것처럼 발언하는 것은, 정책실패로 인해 수많은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었으면서도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 전혀 반성이나 윤리적으로 최소한의 사과하지도 않는 무책임한 관료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며, 나아가 카드대란에 대한 본인의 책임을 회피하는 작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실련>은 지난 7월 20일에 카드대란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전윤철 감사원장의 감사 관여를 확인하기 위해 감사원에 ‘감사위원회의 회의록’ 정보공개를 청구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카드 대란의 철저한 규명과 권한에 따른 책임을 명확히 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경실련>은 카드대란의 원인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전윤철 감사원장의 발언을 규탄하며, 카드대란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적 민간 통합금융감독기구로의 금융감독체계의 개편이 시급함을 다시 촉구한다.


<문 의 : 정책실 3673-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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