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자본시장 질서파괴에 대하여 엄정한 사법처리를 촉구한다

관리자
발행일 2000.02.17. 조회수 2582
경제

일부 잘못된 여론 및 언론을 이용한 현대 옹호론이 석연치 않았다. 먼저 현대그룹의 자본시장 질서파괴 행위에 대한 준엄한 사법적 처리를 촉구한다. 이것만이 “시장경제발전”을 위한 초석을 놓는 것이다. 검찰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이 회장 구속으로 이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점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정치권은 더 이상 검찰 수사에 관하여 개입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


이미 경실련은 『9월7일 성명서』를 통해 상식적이고도 충분한 정황증거를 들어 그룹차원의 조직적인 개입의혹을 재기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이 회장 구속으로 사건을 최종 종결한다면 큰 잘못을 범하게 되는 것이다.


일부에서 주장한 “한국경제” 와 “총수사법처리”의 연관성은 현대와 일부 현대그룹을 옹호하는 세력들, 그리고 재계 및 정치권의 친 현대 일파의 논지가 수구세력이 그동안 주장해온 것과 다르지 않아서 유감이다. 이들은 무엇인가 크게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큰사람은 법을 어겨도 된다는 논리와 관행․관습이 단절되지 않고 지속된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굳이 증시 활황과 경제회복의 원인을 따지고 보면 그 공은 저금리 구조와 시중자금을 풍부하게 한 주체들에게 있으며,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이를 참고 견디어 낸 국민 대다수에게 있는 것임을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현대그룹의 특정인에게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현대는 다만 그 시점을 이용하였으며, 금융 소비자가 불안해하고 있는 틈에 현대라는 그룹의 이름을 빌려 시중자금을 재벌로 집중케 한, 그래서 재벌들의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증시활황을 통해 나타난 것은 5대그룹의 자금독식 현상과 5대 재벌로의 경제력집중 등 부정적 현상만 각인 되었을 뿐이다.


한편 증권시장은 300조원규모의 시가총액을 보이고 있고, 사상초유로 직접투자자금 및 간접투자자금을 계산하면 약 50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등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 그리고 시장참여자들이 투명하고 효율적인 자본시장을 원한다는 점, 또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와 같지 않게 증권․선물․옵션시장이 비교적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총수 사법처리로 인한 증시파급효과는 초 단기에 그칠 것이고 미미할 것이다.


반면 원칙을 저버리는 당국의 법집행 유보 및 이러한 불건전한 거래 및 불법의 용인, 그리고 불공정․불법․차명거래 등의 사실상 허용은 가장 투명하여야 할 시장경제의 틀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어서 그 역효과가 매우 클 것이며, 이로 인한 국내외 신뢰상실, 투자자금이탈, 증시추락은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국민들 눈에 비쳐진 이번 사건은 한국 경제를 볼모로 한 국민을 협박하고 있는 재벌의 모습이고, 대마불사의 신화에서 깨어나지 못한 총수들의 변치않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범법자를 영웅시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는 범죄자에 대해서 매우 관대해지고 있으며, 상업주의와 어우러진 영웅화는 우리사회의 잘못된 현상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들은 주가를 조작한 파렴치한 범죄자 일뿐이며, 자본시장의 시장질서를 파괴한 시장 파괴자 일 뿐이다. 관계 당국은 계열사 지원에 관련한 공정거래법 등의 저촉여부를 엄밀히 조사하여야 할 것은 물론 마지막으로 시장경제는 법과 질서로서 유지되어야 함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1999.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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