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운동을 태동시킨 첫 수업

관리자
발행일 2007.05.22. 조회수 1796
스토리

경실련의 부동산운동은 작은 모임을 통해 시작되었다. 몇 명이 모였던 자리가 경실련이 수년간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에 올인하고 나에게도 시민운동을 근본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1989년 경실련이 토지공개념 운동을 전개한지 15년 만에 다시 아파트운동에 매진하는 계기를 만든 그때 그 자리가 나에겐 아파트운동에 대한 제대로 된 첫수업의 자리였다.

2004년 1월 초 저녁에 만들어진 이 모임에는 김헌동본부장, 박병옥 사무총장, 박정식 국장, 김성달 부장, 남은경 부장, 그리고 필자가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김헌동 본부장은 몇 달간 건설현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확인한 아파트 건축비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와 국민의 땅을 강제로 수용한 신도시(공공택지)의 땅값이 로또식 방법으로 뻥튀기 되어 아파트값 폭등의 핵심원인이 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발제에 이은 토론에서 우리는 분양가 폭등의 단순하지만 핵심적 원인인 땅값과 건축비의 거품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후 몇 차례 후속모임에서 운동방법을 구체화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고 한달  후 경실련은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출범시켰다.




첫 수업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이 아파트값거품빼기 운동의 역할을 나눠맡았고 경실련의 전문가들로 부동산TF가 구성되어 분야별 정책을 완성해 나갈 수 있었다. 운동방법은 단순하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으로 추진되었다.

먼저 2000년 이후 수도권 신도시의 땅값을 모두 알아내는 것이 핵심이었다. 집요하고 다양한 노력의 결과로 우리 앞에 공공택지의 땅값(수용비, 조성원가, 공급가 등)에 대한 자료가 쌓이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이 운동이 이미 절반은 성공한 운동임을 확신할 수 있다.

확보한 땅값과 건축비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우리는 토론과 집단학습을 진행하는 한편으로 신도시 아파트분양가의 거품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지속했다. 동탄, 동백, 판교, 파주신도시의 아파트분양가 거품이 경실련의 기자회견으로 밝혀지기 시작했다.

온라인 운동의 활성화도 우리가 초기부터 집중했던 운동방식이었다. 아파트값내리기시민모임과 경실련은 다양한 형식의 온라인 시위를 함께 하며 미디어다음, 프레시안, 오마이뉴스를 통해 온라인상에서의 여론을 확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칭 부동산드림팀을 통해 각 분야별로 정책대안을 완성해나갔다. 원가분석에 기초한 기자회견과 온라인에서 여론을 주도한 것은 3-4년 넘게 지속된 아파트운동의 고비를 뚫어 낼 수 있는 힘이 되었다.


되돌아보면 3년여 전 몇 사람의 작은 모임이 경실련이 아파트운동에 매진하고 필자의 시민운동관을 바꾸게 한 계기를 만든 소중한 수업시간이었다. 소중한 첫수업의 자리에 함께 했던 동료들과 아파트운동을 통해 실천과 집단학습의 과정을 함께 했던 경실련 회원과 시민들께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올린다. 

* 이 칼럼은 시민사회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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