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서울.경기 독립기념관 건립 반대한다

천안아산경실련
발행일 2024-10-09 조회수 4319
천안아산경실련

서울경기 독립기념관 건립 반대한다.

지난 9월 26일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종찬 광복회장 등 역대 독립기념관장과의 면담에서 경기도에 독립기념관 건립을 공식 확인했다. 경기도는 글로벌 세대를 아우르는 AI등 신기술을 종합해 세계적인 명품 독립기념관으로 건립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러는 중에 국가보훈부도 또 다른 독립기념관을 245억원을 들여 서울에 새 독립기념관 설립을 추진중인 것이 언론보도에 의해 드러났다. 국가보훈부는 천안독립기념관은 독립운동가 인물 중심으로 다양한 독립운동 활동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에는 미흡하고, 지리적 한계가 있어 서울 등에 독립운동의 다양한 역사를 체험할 기념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업부지는 여러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다고는 하나 이미 언론에는 이승만기념관 건립부지로 논의된 송현녹지광장이 지목되고 있다.

사실 독립기념관이 여러 곳 설립되는 현상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봐야 할 이유는 없다.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독립운동이 남긴 교훈을 오늘에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를 성찰하는 공간이라면 도시마다 생겨나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도와 보훈부가 독립기념관 설립을 밝히고 나선 배경에 '역사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어른거린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역사 관련 주요 기관의 장에 이른바 '뉴라이트' 계열 역사학자들을 앉히고, 독립기념관장조차 독립운동에 대한 관점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임명한 정부에서 광복 80주년을 맞아 또 한 번 특정 관점을 확대재생산 하기 위한 거점 공간으로 만들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독립운동사의 주류적 관점을 흔들기 위한 '반민족․반역사 알박기' 시도라고 밖에 볼수 없다. 이런 의도로 천문학적 세수결손 시대에 예산을 몇백억 씩이나 들이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우리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 새롭게 추진되고 있는 독립기념관 건립 계획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다음과 같은 이유로 강력히 반대의 뜻을 밝힌다.

첫째, 수도권 독립기념관 건립 명분은 국민 정서와 국민적 합의에 부합하지 않는다.

천안 독립기념관은 지난 1982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응하며, 독립운동과 같은 역사를 보존하고 후대에 알려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국민의 성금 모금을 통하여 1987년 8월 15일 개관했다. 그러나 경기도와 국가보훈부의 독립기념관은 국가의 주요 기관의 수장에 이른바 ‘뉴라이트’계열 인사를 앉히고 독립기념관을 반민족․친일 인사의 명예회복의 도구로 활용하고자 하는 인사를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하자 이에 대응하여 새독립기념관을 짓고자 한다거나, 국가보훈부에서 추진하는 독립기념관은 주류 독립운동 관점을 흔들기 위한 반역사 알박기 시도라는 점에서 국론분열을 초래하고 국민공감대 형성이 부족하다. 따라서 경기도와 광복회가 추진하는 경기도내 독립기념관이나 국가보훈부가 추진하는 국내민족독립운동기념관은 국민공감대 형성이나 국민적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여 건립 명분이 없다.

둘째, 천안독립기념관은 이미 역사적 상징성과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

충남 천안에 위치한 독립기념관은 이미 한국 독립운동사 연구와 자료 수집, 전시, 교육 기능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독립기념관은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니라 민족정신과 독립운동정신을 상징하는 장소이다. 천안 독립기념관은 이미 국가적인 상징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새로 수도권 동일한 기념관을 세우는 것은 그 위상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국론분열과 독립정신 훼손의 상징일 뿐이다.

셋째, 지리적 접근성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은 수도권중심사고로 국토균형발전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천안독립기념관 건립 당시 10여 곳의 독립기념관 후보지에서 지리적으로 전국의 중심에 위치하고, 전국 어디서든지 2시간 이내 거리로 교통이 편리하고, 독립운동의 얼이 깃들어 애국지사가 많이 배출된 곳으로 입지요건에서 최적지이기 때문에 선정된 것이다, 이미 건립과정에서 확장 가능성까지 고려하여 120만평의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이미 40년 전에 고려하여 입지한 독립기념관을 오늘에 와서 각종 문화․역사적 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에 유사한 독립기념관을 짓는 것은 지역간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지역균형발전의식이 40년전 만도 못한 발상이다.

이미 전국 각지에 독립운동가와 역사적 장소에 관한 다양한 기념관, 전시관 형태로 기념시설이 존재하고 있다. 막대한 건설예산과 운영비를 감안하더라도 새로운 독립기념관을 짓기 보다는 기존의 시설을 더욱 발전시키고,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따라서 우리는 서울경기지역에 독립기념관을 건립하려는 계획은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이미 존재하는 천안독립기념관을 중심으로 우리의 일제강점기의 민족사와 독립운동의 역사를 발굴하고 그 가치를 기리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바람직하다. 막대한 예산 낭비는 물론 국론분열, 국민적 합의와 공론화가 부족한 독립기념관 건립 추진은 중단되어야 한다.

 

2024. 10. 07.

천안아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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