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가 주목하는 이슈] 한국의 ESG경영이 나아가야 할 방향

관리자
발행일 2021.12.06. 조회수 78502
스토리

[월간경실련 2021년 11,12월호] [우리들이야기(4)]

한국의 ESG경영이 나아가야 할 방향


정우재 경제정책국 인턴



ESG 경영이 뜨고 있는 이유

ESG란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머리 글자를 딴 단어이다. 기업 활동에 있어서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한 경영을 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한 ESG는 개별 기업을 넘어 자본시장과 한 국가의 성공과 실패를 가를 대표적인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의 기업들에서는 ESG경영을 선포하며 지속가능한 경영을 꾀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이해하기 쉽게 ‘E’ 즉 친환경적인 책임의 예를 들자면 스타벅스에서 친환경 종이 빨대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비용이 더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종이 빨대를 사용함으로써 환경친화적인 행태를 취할 수 있으므로 ESG경영 중 '환경 경영 전략'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국내 기업인 SK하이닉스에서는 국내일반기업 최초로 사회적 채권을 발행하였다. 이 채권을 발행하여 모은 자금으로 각 지역사회의 취약계층, 장애인들을 위한 ‘기초 인프라 서비스 제공’과 고용지원 등을 통해 사회 문제 해결에 노력하는 ESG 경영의 예시로 비춰진다. 두 기업 이외에도 최근 트렌드를 따라 모든 기업들이 차차 ESG 경영에 힘쓰는 모습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ESG가 갑자기 부상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세를 따른다고 이야기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말 그대로 최근에 소비자와 투자자들 모두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성향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기업들도 이에 발맞추어 따르는 것이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로도 활용이 되는데 기업 평가에 있어서 과거에는 기업의 내부지분율, 부채비율 등 재무적 성과만을 기준으로 판단하던 것과는 다르게 이제는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SG와 같은 재무적이지 않은 성과들도 중요시해지고 있다. 즉 장기적인 관점이 많이 고려되고 있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기업들이 ESG 경영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예전에는 사회적인 평판만 나빠질 뿐 영향이 미미했다면 이제는 기업의 실질적인 실적과 투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준이 되어버렸다.





잘못된 ESG 경영과 개선되어야 할 점들

그러나 ESG경영을 실천하는 기업 모두가 다 올바른 방향으로 정직하게 행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위장형 ESG’, ‘반쪽 ESG’라는 말들이 시중에 들려오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제 그 이유들과 문제점들을 지적해보자.


현재 기업들은 앞서 말한 이유들에 의해 ESG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ESG 경영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기부나 친환경 활동 동참 등 의미있는 행보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상품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금융사들은 'ESG'라는 이름만 내건 위장형 상품, 기업 이미지 제고형 상품 등으로 혹평을 사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시연 연구위원은 '투자 위험의 증가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ESG 투자 관심과 그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그 위험도 커지고 있다"며 "ESG라는 네이밍과 홍보만으로 친환경 기업이나 상품으로 포장해 투자자를 속일 수 있는 'ESG 워싱'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실천 의지, 구체적 실행 계획이 없으면서도 오직 기업 이미지를 띄우기 위한 ESG 마케팅으로 투자자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도 지적하였다. 또 기업들은 대부분 E(환경)나 S(사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G(지배구조)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환경, 사회 영역보다 공론화가 다소 덜 된 영역이 앞서 말한 거버넌스인데 이는 더더욱 투명성이 요구된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대체로 상품개발 적용이 쉽고 접근성이 용이한 환경에 초점을 맞춘 '허울좋은 ESG'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즉 기업들은 결국 ESG를 가장한 자기 이익을 추구하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위 표는 투자자들이 기업에 투자를 결정할 때 저조한 재무 실적 외에 어떤 요소를 주요하게 고려하겠는가?” 라고 물었을 때 그에 대한 항목을 알아보는 표이다. 여기에는 저조한 거버넌스의 관행을 매우 중요시하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서 기업들은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며 어떠한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할까. 현재 많은 기업들이 ESG 중 하나만을 보기 좋게 제시하여 명목상 ESG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고 내세우고 있는데 이러한 기업들은 계속해서 이윤을 창출해 나가기 위해 가장 가시적으로 눈에 보이는 환경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은 환경 보호뿐만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 사회적 책임 이행 등을 추가하여 다양하고 폭넓게 기업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이행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기업들은 어떻게 ESG를 기업경영에 반영하였는지 보다 구체적이고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ESG 경영을 하는 기업을 평가할 때 그 평가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대부분 ESG 요소들은 외부기관에 의해 평가되는데 이보다 표준화되고 공신력 있는 체계와 시스템이 요구된다.


ESG 경영의 향후 전망

이제 마지막으로 ESG 경영의 전망과 향후 어떻게 진행이 될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지에 대해 정리해보자. 제도적 면에 있어서 해외기업이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더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25년부터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 대해, 그리고 2030년부터는 모든 상장사에 대해 ESG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제 ESG 경영은 선택의 항목이 아닌 필수적으로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ESG가 성장과 생존을 위한 기업경영의 기둥으로 자리 잡는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에너지 절약, 탄소배출 감소, 법규준수 등을 위해 기존의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또 친족끼리 세습해 기업을 이어나갔던 것과는 다르게 전문경영인을 선임하는 방법 등으로 질 높은 경영과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둬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경실련에서 인턴생활을 3개월 가까이 하면서 그전에 생각했었던 ESG와 한층 더 가까워지면서도 괴리감이 생겼다. ESG를 좀 더 실질적으로 접하게 되면서 과거엔 허울만 봤었던 것과는 다르게 이제는 투명성이 결여되었다거나 위장형으로 ESG라는 타이틀만 내놓는 행위 등을 판단하는 시각과 안목이 어느 정도 갖춰진 것 같다. 내가 생각했던 ESG와 좋은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들이 점점 퍼즐처럼 맞춰져 가고 있다. 나는 ESG가 장기적으로 자본주의를 더 착한 방향으로 전환해 나아갔으면 좋겠다. 사회양극화 현상을 사회가 힘을 동원해 같이 극복하고 기업들이 환경, 사회, 지배구조 모두 균형 있게 자리를 잡아 소비자들에게 더 따듯한 사회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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