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회장의 폭행사건과 사회지도층의 자세

관리자
발행일 2007.05.18. 조회수 625
칼럼

최근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화 회장의 보복폭행사건이 이제 검찰로 넘어가게 되었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사건이 발생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후이다. 그것도 모 언론에 제보가 들어가 기사화됨으로써 알려졌다. 왜 이 사건이 발생한 후 한참 뒤에야 알려졌는지 그 이유를 굳이 여기서 거론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 정도는 우리 국민이 대략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떻게 보면 이 사건은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단순한 폭행사건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떤 사건이라도 사건에 연루된 자에 따라 사회적 파장이 커질 수도 있고 묻혀버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나아가 이 사건의 내용이 개인에 의한 보복폭행사건이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게 던지는 의미가 더욱 커졌다고도 볼 수 있다.


이 사건 자체는 밖에서 사소한 시비로 맞은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분노의 표출로 발생한 단순 보복폭행사건이다. 물론 사건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조직폭력배를 동원하고 자식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자들을 보복폭행하기 위하여 범행현장에 끌고 가서 도구를 사용하여 폭행했다는 등 그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사건의 실체에 대한 정확한 내용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무엇이라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이제 검찰에서 그동안 경찰의 수사기록을 토대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었으니 어느 정도 실체가 밝혀지리라 본다.


사건의 전모에 대한 진실여부는 일단 제쳐두더라도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심각성과 문제는 있다고 본다. 먼저 사건의 중심에 있는 자가 우리에게만 있는 소위 재벌이라는 집단의 총수라는 점이다. 재벌총수라 함은 우리 사회에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자로 소위 사회지도층에 속하는 자라고 할 수 있다. 사회지도층에 속하는 인사가 개인적 감정을 참지 못하여 폭행사건을 일으켰다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사건이 심각한 것은 사회지도층에 속하는 자가 사형(私刑)을 금지하고 국가에게만 형벌권을 부여하고 있는 법치국가에서 실정법의 절차를 무시하여 법 경시 풍조를 그대로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사회지도층의 다양한 부정·비리사건을 경험하였다. 정·관계의 부정이나 재계의 탈세, 또는 언론까지 가세한 부정·비리사건을 접하면서 비난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이번 사건은 이전과는 다른 유형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리고 아직 진위여부가 가려지고 있지 않지만 재벌총수가 폭력행위에 가담한 심각한 사건이다. 사회지도층의 범죄행위는 그 사회에 주는 충격이 클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법 불신 내지 법 경시의 의식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지도층의 일탈행위 내지 범법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은 과거 독재시대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어느 정도 민주화가 진전되었고, 사회 곳곳에 인권의식이 자리잡고 있으며, 국민의 준법의식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지도층의 이런 행위들이 자주 발생하는 것은 그 신분이나 지위에 부수되는 명예와 대우만 찾았지, 그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지도층이 된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책무가 그만큼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은 자신의 개인적 감정만 고려하였지 자신의 신분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에 대해서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하였다는 것의 결과이다.


한화 김회장은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되면서 이 땅에 자신과 같은 아버지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자식의 아픔에 분노하지 않는 아버지가 어디 있겠느냐마는 행동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생각하였다면 이번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보듯이 국민은 항상 사회지도층의 행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사회지도층이 된다는 것은 무거운 책임과 의무만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번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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