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문제는 부동산이야, 이 바보들아

관리자
발행일 2007.06.15. 조회수 495
칼럼

사람들은 정치가 어느 정도 민주화되었다는데 우리의 경제는 과연 정의롭고 건강한 자본주의일까?
한국사회의 양극화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참여정부 들어 집값이 폭등하고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
국민소득도 늘고 수출도 흑자를 본다는데 왜 대다수의 서민들은 살기가 이렇게 막막할까?

열심히 일해도 안락한 나의 집은 점점 더 멀어져만 간다. 


근래에 일어난 부동산과 관련한 몇 가지 사건들을 한 번 정리해보자.얼마 전 두 차례에 걸쳐 SH공사는 송파구 발산, 장지 지역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비록 1%도 안 되는 내림세였지만 아파트값은 간만에 내려갔다. 정부는 부동산 정책이 성공한 거라며 생색내기에 바쁘고, 언론은 경기가 위축된다며 엄살을 떤다.

뻔뻔한 건교부는 자신들의 정책이 성공했다고 자축하는 의식을 치르려는 건지 의기양양하게 동탄에 또 신도시를 만든다고 발표했다.



<사진 제공 = 도서출판 궁리>


이 책은 이렇게 말한다.

“문제는 부동산이야.”

그리고 경제를 걱정한다고 한 자리씩 차지하고 앉아 있는 이들에게 말한다.

“이 바보들아.”

정말 그들은 바보일까?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얍삽한 철면피일까?

나는 이 책을 읽고 우리 사회의 부패, 나락으로 떨어져가는 경제와 그것을 지탱해주는 짜임새 있는 먹이사슬 체계에 감동했다.

건설사의 각종 향응과 로비로 여가를 즐기고 여생을 담보 받는 관료와 국회의원, 서민 이상의 호사를 누리면서도 주린 배를 움켜잡는 듯 건설사의 광고로 먹고 산다는 언론이 후자에 해당한다면, 가늘고 길게 살기를 전문으로 하는 그들을 맹목적으로 믿는, 경제를 몰라도 대통령 몫은 잘 할 수 있다는 그는 전자에 해당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거품이 투기를 조장하고 투기는 또 거품을 만든다.

형제는 이 현상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임대소득 비과세, 선분양제도, 너무 가벼운 보유세, 무차별적으로 남발하는 담보대출, 엉터리 통계, 건설업체와 재벌의 공생관계, 투기를 조장 및 방조하는 기득권 정당, 부패의 샘 건설업자, 공급 부족론과 세금폭탄론을 내세워 교묘히 서민과 중산층을 속이는 재벌 언론과 재벌 산하 연구소, 개발만이 살길 이라는 건교부관리들, 뒤에서 조종하는 괘종시계의 추처럼 왔다 갔다 하는 정부의 부동산정책 등이다.

그나마 괘종시계의 추는 진자의 법칙에 따라 나름 공식을 갖고 규칙적으로 일관하여 움직이건만 춤추듯이 터져 나오는 그대들의 정책은 말 그대로 이현령비현령!
       
우리사회 부패의 80%는 건설과 관련이 있다.
지자체 단체장들과 건설사 사장의 잇따른 자살과 구속을 떠올려보라.

제도와 시스템의 문제를 조금만 고쳐도 아니, 있는 법 테두리 안에서 의지만 있다면 가능할 수 있는 몇몇 깨끗할 경제흐름들을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더 강력한 무엇이 짓밟고 있는 셈이다.

부풀려진 새 표준 건축비,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조사한 엉터리 공시지가, 상품도 만들지 않고 입주자의 돈을 먼저 받아 집을 짓다가 부도가 나면 나라님도 어쩔 수 없는 선 분양, 그나마 원가공개도 안한다니……. 건설사들이 한 해 수억 원씩 광고모델들에게 갖다 바치는 돈은 선 분양 제도 하에서 입주자들이 미리 낸 것이다.



김태동 교수의 연구실이 있는 성균관대학교에서 대화를 하고 있는 김태동(성균관대 교수
사진 왼쪽), 헌동(아파트거품빼기 운동보부장 사진 오른쪽) 형제. 사진제공=도서출판 궁리


그런데 집이야말로 평생 모은 돈을 들여 사는 건데 부도가 난다면 너무너무 억울할 것 같은데,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말도 안 되는 고가의 분양가를 감당하며 밤새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다 정말 집이 없을까?    
   
이 총체적 난국을 어떻게 빠져 나갈 수 있을까?

형은 경제학자답게 환율과 금리, 외환위기, 카드사태 등의 사례와 연결하여 경제학이라는 큰 틀에서 해법을 찾고, 아우는 현장에서 몸소 익힌 활동가답게 후분양제도, 분양원가 공개, 반값아파트, 전세형 임대분양제도 등 보다 구체적으로 접근하여 답을 모색한다.

종국적으로 그들의 답은 같은 원인에서 출발하여 서로 다른 미로를 따라 가다가 마지막 탈출 지점에서 해우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조만간 있을 대선에서 아파트값거품빼기캠페인에 참여했던 십만 서포터즈를 비롯하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의식을 갖고 꼼꼼히 따져보자는 것! 

개발공약만 하거나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은 뽑지말자.
개발이 좋다는 인식은 곧 착각임을 깨닫자. 
정당의 정책 생산능력을 판단기준으로 삼자.
그리고 악 순환하는 개발 5적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사람을 뽑자.
      
분양광고 수입 떨어질까 봐 걱정하는 언론!
퇴직 후 쉽게 돈 벌수 있는 톡톡한 한 자리가 없어질까 봐 걱정하는 관료와 의원님들!
철 밥통 주택공사, 토지공사를 비롯한 각종 개발공사와 공단의 직원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참 애쓰시는 나라님!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거부하거나 외면하는 개발업자님!


이 책을 꼭 읽어 보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글 : 차성옥 시민감시국 간사)

첨부파일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