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언론과 반값아파트, 그리고 대학신문

관리자
발행일 2011.10.20. 조회수 1018
스토리






기성언론과 반값아파트, 그리고 대학신문



부동산 감시팀



최승섭 부동산 감시팀 간사



나는 대학신문의 학생기자였다. 비록 읽는 사람 별로 없고 엉덩이로 읽는 신문 신세를 면치 못할 때도 많았지만 중요한 학내사안을 중심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미처 학우들에게 전달되지 못한 내용을 전달하는 등 나름 언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애썼던 시절이었다.

그러한 학보사 후배들이 지금 취재현장이 아닌 길거리로 나왔다. 최근 건대에서 일어난 불미스런 사건과 학생회에 대한 기자와 교수간의 상반된 인식이 얽히면서 교수가 편집장을 해임하고 편집권을 행사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대학신문은 총장이 발행인이지만 모든 기획과 취재, 기사작성, 편집은 학생기자들이 담당한다. 아주 먼 옛날에는 대학 홍보지 수준에 머물렀을 때도 있었지만 대학 민주화 이후 대부분 학보사에서 편집권은 학생기자들에게 주어졌다. 절차상 존재하는 주간교수의 확인은 소위 말하는 검열을 위해 존재하는 절차가 아니었다.

학교에서 보직에 임명한 주간교수는 아무리 공정하다고 하더라도 학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학교예산으로 만드는 신문이 자신들에게 칼을 겨누는 것이 못마땅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학생기자들은 상대적으로 학생이 중심이기에 편집시마다 양측이 언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현실은 기존 언론도 다르지 않아 사주와 광고주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언론사는 몇몇 되지 않는다. 언론사 수익 중 대부분이 구독료가 아닌 광고에서 나오는 우리나라 언론의 잘못된 현실에서 건설사에게 막대한 광고를 수주하는 언론사가 자신들의 광고주 눈치를 보지 않기란 쉽지 않다.

일례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보금자리 아파트는 그린벨트 파괴, 고분양가, 로또주택 등 몇몇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지만 최근 집값 거품이 제거되고 있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를 온전히 평가하는 언론은 거의 없다. 오히려 흠집내기에 더 열을 올리는 형국이다. 위에 거론한 두가지를 제쳐놓고서도 건설경기 침체, 전세난, 주택시장 침체 등 현재의 모든 문제가 보금자리 주택이 시발점이라고 매도한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보금자리 아파트의 분양가를 시세대비 85%로 못 박는데 전원이 동의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대부분은 그동안 건설협회 등 건설단체에서 건의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것과 일치한다. 언론과 정치권의 진심을 믿을 수 없는 이유다. 특히 민주당은 소비자들의 거품 주택 거부운동에 의한 매매대란, 거래대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전월세난’만 부각시키며 반값아파트 정책의 후퇴를 요구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수익의 대부분은 주택에서 나온다. 수십년간 원가의 수배에 이르는 분양가로 막대한 이득을 취득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값싸고 좋은 아파트가 공급되자 소비자들이 비싼 민영주택을 사기 꺼려하면서 건설사들의 수익이 급격히 줄고 있다. 때문에 그들 입장에서는 보금자리가 눈엣가시일 것이다. 물건이 만들어 지기 전에 팔아먹는 선분양제라는 특혜제도로 돈 한푼없이 입주자를 모아 막대한 이득을 취해왔는데 이제 물건이 안팔리는 것이다.

특히나 지난 경실련의 보도자료에서 나타났듯이 보금자리 민간매각은 건설사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준다. 똑같은 서초에서 공급된 보금자리 아파트지만 공공분양과 민간분양은 건축비에서만 3.3㎡당 200만원의 차이가 난다. 정치인들과 언론이 진정 로또 보금자리를 비판한다면 건설사에게 더 큰 로또를 안겨주는 정책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고 있는 것인가.

과거에도 그랬지만 이명박 정부이후 언론의 퇴보현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학언론은 학생사회의 힘이 약해지기 시작할때부터 조금 일찍 시작됐고 기성언론은 최근 급격히 심해진다는 시기의 차이일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비판에서 경실련을 비롯한 시민단체도 자유롭지 않다고 반성한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상식의 퇴보를 지켜볼 수는 없지 않은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시한번 마음을 다잡는다.

마지막으로 이글을 보지는 못하겠지만 건국대학교 건대신문사(@kkpressb) 기자들의 편집권 투쟁에 무한한 지지를 보낸다. (시간되시면 맨션하나씩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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