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 연두기자회견에 대한 경실련 입장

관리자
발행일 2004.01.15. 조회수 2450
정치

  오늘 노무현 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을 갖고 민생경제 안정(일자리 창출 등), 부동산 가격 안정, 노사관계의 혁신, 국가균형발전, 동북아시아 허브 구상, 한미관계, 총선 이후 정치와 언론의 변화 등을 천명하였다. 경실련은, 노대통령이 2004년 우리가 닥친 많은 위기와 문제점을 지적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국정운영의 방향과 그 구체적 수단을 제시해 국민들에게 정부의 비전과 의지, 나아가 정책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국민적 신뢰를 바탕으로 알차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영역에 대한 원론적인 문제를 포괄적으로 제기하는 것보다 다소 제한된 영역일지라도 보다 구체적이고 가슴에 와 닿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편이 더 바람직했다고 생각한다.



  우선 노대통령은 경기회복과 일자리 창출의 문제가 심각함을 언급하였다. 이는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고 청년실업이 급증해 사회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비추어 적절한 언급으로 보이나, 지식산업과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입장만 천명하였을 뿐, 구체적인 대안과 방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또한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지닌 사교육비 해결과 공교육의 정상화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도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국민생활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가격 안정이나, 자녀들의 교육 문제는 어느 때나 국민적 관심사이기는 하나, 지금 시기만큼이나 절실한 적은 없었다고 보인다.



  부동산 가격 안정에 대한 부분은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몇 가지 대안을 언급했기 때문에 논외(물론 부동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미흡하고, 법제가 정비되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로 하더라도 ‘교육’ 문제는 지난 1년 동안 아무런 실질적인 대안도 마련하지 못한 채, 공교육은 더욱 더 파행적으로 운영되어 왔고, 망국적인 사교육은 더욱 극성을 부리는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 인적자원이 국가의 자산인 우리의 현실에서 부실하고 낙후된 교육시스템이 국가 경쟁력을 잠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百年之大計에 관한 대통령의 문제인식은 매우 안일한 것으로 보여서 안타깝다.  



  아울러 총선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진 이번 연두기자회견에서 온 국민의 염원인 정치개혁의 방향과 절차에 관한 대통령의 진지하고 건설적인 방향 제시가 미흡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 자신의 언행으로 인해 수차례 문제가 되었던 중립적인 선거관리에 관해서도 명확한 태도 표명이 없었던 점 또한 아쉽다. 형식적으로는 대통령도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가질 수 있고 정당에 가입하여 활동할 수 있지만, 음성적인 관권ㆍ금권 선거에 대한 우려가 높은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대통령은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다가오는 총선에서 엄정한 중립성을 견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경실련은 오늘 연두기자회견에 대한 국민 여론을, 노대통령 스스로가 광범위하게 확인하고, 겸허히 수용하는 자세를 가질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오늘 밝힌 2004년의 신년 구상이 그 실행과정에서 당리당략을 좇거나 특정 계층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나라 전체와 국민의 입장에서, 백년대계의 관점에서, 그리고 투명하고 활발한 공론의 절차를 거쳐 알찬 정책과 사업으로 구체화될 것인지 지켜볼 것이다. (2003.01.14)


<문의 : 정책실 3673-214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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