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환의 건강이야기] 어지럼증, 병원에 가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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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03.22. 조회수 1436
칼럼

어지럼증, 병원에 가야 하나요?

김철환 경실련 상임집행위원

(인제대학원대학교 교수/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금연클리닉)


 

 

 

어지럼증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  


 

갑자기 어지럽다고 느낀다면 누구라도 당황할 것이다. 뇌가 이상해진 것은 아닌지, 지진이 난 것은 아닌지, 이러다가 정신을 잃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질 수 있다. 하지만 걱정마시라. 대부분의 어지럼증은 심각한 원인이 아니다.


 


어지럼증이란 자신이나 주위 사물이 정지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 모든 증상을 통칭하는 용어이다. 외부 환경에 대해 자신의 위치가 정상적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현기증이라고 하고, 어지럼증 중에서도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있으며 자세 불안과 눈떨림(안진)이 동반되는 것을 현훈이라고 한다. 현훈은 자신이나 주위가 움직이는 것 같은 환각 상태라고 해도 된다. 실신도 어지럼증을 동반하지만 잠깐동안 의식을 소실했다가 바로 깨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어지럼증은 두통과 더불어 신경학적 증상으로는 가장 흔한 증상이며 대부분 경과가 양호하다. 그러나 간혹 어지럼증 자체가 중요한 신경학적 질환의 한 증상일 수 있으므로 원인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어지러운 증상이 있다고 모두 병적인 원인 때문에 생기는 어지럼증이 아니다. 누구라도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 멀미와 같이 특별한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날 때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경우 심각한 원인이 있거나 치료해야할 병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의 평형을 담당하는 기관이 일시적으로 기능을 정확하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서 생긴 증상은 어지럼증을 유발한 상황이 정상화되거나 적응이 되면 바로 없어진다. 우리 몸이 평형을 잘 유지하고 어지럼증을 느끼지 않으려면 우리 몸의 평형 기능을 유지하는 소뇌, 눈, 내이의 전정기관, 사지의 신경계 등이 모두 조화롭게 기능을 해야 한다. 이 중 한 가지라도 문제가 있으면 어지럼증이 생긴다. 예를 들면 노안이 생겨서 시력이 떨어져도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고, 당뇨병이 진행되어 사지로 가는 말초신경에 문제가 생겨도 어지럼증이 생긴다. 따라서 어지럼증은 흔한 증상이며 특히 나이가 들수록 자주경험하게 된다. 

 

 

이석증은 어떻게 치료하는가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나 멀미할 때 느끼는 생리적인 어지럼증이 아니고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을 줄 정도로 심하거나 반복되는 어지럼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귀의 내이에 있는 전정기관의 이상이다. 전정은 세반고리관 밑에 존재하는데 여기에 있는 이석(耳石)이 자기 위치가 아닌 반고리관으로 빠져나왔을 때 심한 어지럼증이 생기고 이를 이석증이라고 한다. 이석증은 보통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 많고, 50대에서 가장 흔하다. 먼지만큼 작은 돌인 이석은 몸의 움직임에 따라 중력의 영향으로 이석이 기울어지면서 몸의 위치정보를 뇌에 보내 몸이 평형을 잡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석이 제 위치에 있지 않고 반고리관으로 흘러 들어가면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빙빙 도는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이석증이다. 이석증은 고령, 충격으로 인한 머리 외상, 스트레스가 중요한 원인이다. 이석증이 생기면 일어날 때, 고개 돌릴 때, 누울 때, 움직일 때 심한 어지럼증이 유발된다. 경우에 따라 소리가 잘 안 들리거나 이명, 메스꺼움, 구토도 함께 나타난다. 이석증은 이석정복술이라는 방법으로 90%정도 치료할 수 있다. 이석정복술은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누운 자세에서 머리의 방향을 돌려줌으로써 세반고리관을 이탈한 이석이 제자리로 돌아오도록 하는 자세운동요법이다.


 


이 방법은 처음에는 어려운 것 같지만 의사에게 쉽게 배울 수 있고, 인터넷에서 동영상으로 알려주고 있을 정도로 일반인들도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의사를 만나야하는 어지럼증은 어떤 것인가

 

만약 어지럼증이 반복되거나 심하면 의사를 찾아서 진찰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신경과,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 내과 전문의 모두 어지럼증을 진찰하고 치료할 수 있는 수련을 받았다.


 


갑자기 어지럼증이 생기고 손이나 발의 마비나 발음장애 등의 증상을 동반하면 이는 뇌졸중을 시사 하는 증상이기 때문에 즉시 큰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여야 한다. 어지럼증과 함께 숨이 차거나 구역질, 구토를 하거나, 흉통이나 복통이 있어도 의사를 방문해야 한다. 만약 1~2분정도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바로 어지럼증이 없어지고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면 응급실에 방문할 필요는 없다. 노인의 경우 일어날 때 어지러운 이유는 체위 변화에 따라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은 체위변화에 뇌혈류 량이 매우 빠르게 변화해서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지만 노인의 경우나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하는 경우 일시적인 어지럼증이 흔하다. 이런 경우에는 양 손에 주먹을 쥐고 주먹과 팔에 힘을 주면서 천천히 일어나면 대부분 어지럼증 없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심장으로 돌아가는 혈류량과 뇌로 가는 혈류량을 늘려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상태를 예방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하는 경우, 혈압약이나 전립선약, 방광 문제로 쓰는 약, 감기약도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설명하기 힘든 어지럼증이 있을 때는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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