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국정연설에 관한 논평

관리자
발행일 2000.02.02. 조회수 3355
정치

1. 1996년은 남북화해협력의 새시대가 되어야 합니다.


  {역사 바로 세우기}와 {삶의 질} 개선으로 일류국가의 기틀을 마련하자는 취지의 1996년 대통령의 국정연설중에서 한반도의 긴장완화 및 남북 관계 개선을 최우선의 과제로 내세운 것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통일부분 국정연설은 분단 반세기를 넘긴 오늘 민족화해와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경실련 통일협회는 올해가 남북 화해 협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길 기대하며 민간차원의 교류협력 활성화 노력을 정부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지금은 진정으로 북한 동포를 도와야 할 때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화해협력을 주장하면서 북한의 최근태도를 "민족에 대한 배신이며 죄악"이라고 아주 강경한 어조로 비난하였습니다. 이는 지난해 쌀지원을 결정하였을 때의 전향적인 자세는 아닙니다. 특히 92년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의 취지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것입니다. 물론 북한이 과다한 군사비 지출은 물론 쌀지원을 받고도 고마워하지 않는 등 우리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여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그것 때문에 우리가 똑같이 대북 강경노선을 견지한다면 남북관계는 백년이 가도 한치의 전진을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다가오는 총선을 의식해 기아선상의 북한 동포를 외면한다면 이는 더욱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리당략을 위해 한핏줄 한형제의 목숨을 외면하는 것은 어떤 명분ㅇ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북한을 돕는 것은 북일 관계정상화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어려운 처지의 북한이 65년 한-일기본조약과 같은 굴욕적인 기본조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의미도 함축하고 있습니다. 한일기본조약은 한국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체결되었으며 그것에 대한 개정운동이 민간차원에서 거세게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3. 북한을 지원하는 것이 적극적인 안보정책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북한의 군비 강화 및 전투기의 휴전선 배치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조차 북한의 경제난, 식량난이 더욱 악화되었을 때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것은 우리의 안보에 이로울 것이 없을 것입니다. 일례로 조문파동시 북한은 내부적으로 더욱 공고해졌을 뿐만 아니라 긴장이 고조되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히려 남북기본합의서 정신으로 돌아가 북한을 지원하는 것이 올바른 안보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보고 먼저 변화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북한이 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4. 국제적인 대북한 지원움직임을 방해해선 안됩니다.


  1월 24-25일까지 호놀룰루에서 대북지원 문제를 주 의제로 한 한.미.일 3국 회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미국 일본의 경우 적극적인 대북 지원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영삼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이러한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움직 조차 국제공조의 이름으로 막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대북지원에 관한 국제적인 여론에 동참하기는커녕 '쪽박'까지 깨서야 되겠는가라고 국제적으로 비난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1996년 1월 9일)

첨부파일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