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관광진흥법 통과촉구 연설에 대한 시민단체 입장

관리자
발행일 2015.09.03. 조회수 2313
부동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국민을 속이지 마라  
대한항공 송현동호텔 포기, 일자리 창출, 신규투자는 허황된 희망에 불과

1.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통해 “호텔은 관광의 기초 인프라이며, 수많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입니다. 관광진흥법이 통과될 경우 2만개의 일자리와 8,000억 원의 신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왔습니다.”라며 학교 앞 호텔 허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야당이 법안 반대의 이유로 지목한 경복궁 옆 부지에도 호텔이 아닌 ‘문화창조융합벨트‘의 중요한 거점이 들어설 예정입니다.”라며 야당에게 학교 앞 호텔법인 「관광진흥법」통과를 강하게 압박했다. 
 
2. 그러나 김무성 대표가 발언한 대한항공의 송현동호텔 포기와 호텔로 인한 일자리 창출, 신규투자는 허황된 희망에 불과하다. 이에 우리 시민단체들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은 경기활성화를 명분으로 기업에게 특혜를 주겠다는 속임수이며 무책임한 발언임을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첫째. 대한항공은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에 호텔 건립을 포기하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8월 18일 대한항공이 보유한 송현동 부지에 전통문화 중심의 복합 문화 허브 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기자회견에는 대한항공 관계자도 참석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은 송현동 호텔건립을 포기한다는 공식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보류’라는 표현으로 언제든지 호텔을 지을 수 있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당의 대표가 나서서 관광진흥법 통과를 주장하는 것은 얄팍한 꼼수에 불과하다.  

둘째. 설령 대한항공에서 호텔을 포기한다 하더라도, 학교 앞 호텔을 허용하는 명분이 될 수 없다. 대한항공이 송현동에 지으려고 했던 것은 전국에 시도되고 있는 수많은 학교앞 호텔 건립 시도 중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국민들이 학교 앞 호텔을 반대하는 것은 법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경제적인 논리만으로 학교 앞에 호텔을 지으려하기 때문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부산 수영만의 해강초등학교 바로 앞에는 1,629억짜리 지상 15층, 객실 325 규모의 관광호텔이, 인천 효성고와 북인천여자중학교 앞에도 관광호텔이 들어서는 등 전국에 수많은 학교 앞 호텔이 양산 될 것이다. 

셋째. 2만개 일자리와 8000억 원의 신규 투자는 허위․과장된 수치에 불과하다. 문광부는 학교 앞 호텔의 필요성의 근거로 1만7천여 개의 일자리 창출과 7,000억 원의 신규 투자가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김무성 대표가 언급한 수치와도 차이가 있고, 객관적 연구결과도 아닌 정부의 일방적이고 과장된 주장일 뿐이다.   

그러나 정부의 주장과 달리, 학습 환경의 파괴 대가로 얻는 일자리 창출과 투자 효과는 미비하다. 정부의 근거를 인정하더라도 대부분은 호텔을 건축할 때 필요한 일시적 건설·일용직 일자리이다. 정작 호텔건립 이후의 일자리는 계약직을 포함해 겨우 4,294명에 불과하다. 또한 신규 투자 역시 정부가 밝힌 것처럼 ‘건립이 완료될 호텔의 건설투자 규모’에 불과하다. 즉 기업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쓰는 건설비용에 불과하다. <첨부. 문광부의 관광진흥법 개정 기대효과 설명자료>

3. 현재 학교 앞에 들어선 호텔은 수백 곳에 이른다.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는 호텔규모나 형태, 환경과 교통에 미치는 영향, 호텔 내 위해시설 설치여부 등 다양한 조건을 검토해 학습권이 침해되는 지 여부를 판단한다. 2011년 이후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심의를 받은 285건 중 166건의 호텔이 허용됐다. 학습권을 침해하는 호텔은 학교 앞에 들어서면 안 된다. 관광진흥법을 통과시켜 최소한의 규제인 심의 없이 호텔을 짓겠다는 것은, 결국 학생들의 학습 환경보다 기업의 경제적 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는 것이다.  

4. 야당과 지역 주민, 학부모들이 학교 앞 호텔을 반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학습환경을 침해하면서까지 학교 앞에 호텔을 지어야 하는지 아무런 명분과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학교 앞에 호텔을 짓고 싶다면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 그저 학교 앞에 관광호텔을 지으면 경제가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막연한 주장만으로 우리의 미래인 학생들의 학습환경 침해를 정당화할 수 없다. 

5. 학교 앞 호텔이라는 명분 없는 주장이나 속임수로 국민을 현혹시킬 것이 아니라, 진정 경제도 살리고 학습환경도 지킬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을 국민과 함께해야 할 것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여당의 대표로서 자신의 발언을 책임질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거나, 명분도 실리도 없는 관광진흥법 개정을 포기해야 한다. 

2015년 9월 3일

송현동 호텔건립반대 시민모임(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문화연대, 도시연대,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북촌을아끼는사람들, 서촌주거공간연구회, 서울KYC,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녹색연합, 인간도시컨센서스), 인천교육희망네트워크, 인천여성회, 인천평화복지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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