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추가적인 행정절차 중단하라!

관리자
발행일 2019.09.02. 조회수 3545
도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추가적인 행정절차를 중단해야 합니다


- 함께 원점에 서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 -


지난 7월 광화문광장재구조화 졸속추진에 대한 중단을 요구하고, 다시 8월 21일, 22일 양 일 동안 광화문광장재구조화를 둘러싼 다양한 쟁점들을 점검하는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문제제기를 한 시민사회단체의 허심탄회한 입장을 개략적으로나마 제안할 수 있었고 서울시 광화문광장추진단 및 시민위원회에 참여한 분들의 참여를 통해서 다양한 논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불편할 수 있는 자리에 흔쾌히 자리를 함께 채워주신 서울시의 노력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토론회는 단순히 현재의 광화문광장재구조화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과 이를 여전히 추진하겠다는 서울시 간의 타협할 수 없는 대립이 아니라, 각자가 조금 더 합리적이고 개방적인 자세로 광화문광장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협력할 수 있고 또 그럴 필요가 있다는 것을 공유하는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기획토론회를 통한 논의의 한계는 명확했습니다. 서울시 광화문광장추진단을 위시한 행정조직은 기본적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 구성된 기구’로 사업 자체의 공정 조정이나 일정 변경과 같은 핵심적인 정책결정을 할 수 없는 곳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업의 주요한 방향과 내용을 협의하는 <사업의 거버넌스> 이전에 광화문광장재구조화 사업에 담을 미래가치와 서울이라는 공간의 가능성에 대한 <가치의 거버넌스>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2021년 5월이라는 주어진 공사기간을 고집하는 행정절차 따로, 공론화 따로의 형식적인 논의가 아니라 지금까지 추진해온 행정절차를 중단하는 <결정의 거버넌스>가 건제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 21일, 22일 토론회 자리에서 월대복원을 위한 우회도로 건설 탓에 건물이 수용되고, 오랫동안 하던 장사를 접어야 하는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필요하고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전체의 이익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졸속적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에 수용 당하는 것은 억울한 일이다”는 목소리는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실무자 뿐 만 아니라 광화문광장재구조화를 여전히 일정대로 하고자 하는 박원순 시장이 직접 들었어야 했습니다. 어떤 사업이든 그 사업을 통해서 가장 많은 이익을 꾀하는 자가 아니라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감수하는 자의 관점에서 봐야 하고 그것이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가 지난 6월 말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한 ‘세종로 제1종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의 사업집행을 위해 빠르면 오는 9월에 행정고시한다는 점에 우려를 전합니다. 실제로 수용대상 소유주에게는 보상을 맡고 있는 SH공사가 접촉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앞선 행정고시가 완료되면 현재 월대 복원을 골자로 하는 역사광장부의 사업이 착공됩니다. 20121년 5월에 시민광장과 역사광장을 동시에 준공하기 위해 문화재 발굴 등의 추가적인 절차가 있는 역사광장의 공사를 서둘러 진행하고자 하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실제로 고시를 앞두고 있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은 우회도로를 확정하는 안입니다.

서울시는 수 차례나 광화문광장재구조화 과정에서의 소통부족을 보완하겠다고 했으며 광장추진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해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 21일, 22일 토론회는 서울시가 당연히시 하고 문화재청이 진행하고자 하는 ‘월대복원을 핵심으로 하는 역사광장’ 자체에 대한 시민적 합의 조차 매우 부실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전합니다. 우리는 이에 대한 의견에 대한 서울시, 특히 정책결정권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답변을 요청합니다.

1. 부족한 공론과 소통을 보완한다는 입장이 사실이라면, 6월 변경된 지구단위계획의 집행을 위한 고시를 보류하여야 합니다. 공사는 공사대로 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진짜 소통이 아닙니다.

2. 여전히 2021년 5월 준공이라는 일정을 고집해서는 안됩니다. 이는 행정의 시간표에 시민들의 숙의와 공론을 억지로 맞추는 또 다른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불과합니다. 적어도 끝나는 시간을 정하는 것은 맨 마지막에 정할 수 있도록 2021년 5월 준공이라는 일정을 폐기해야 합니다.

3. 광화문광장은 시민의 것입니다. 따라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는 서울시민과 광화문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참여하는 폭넓은 공론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폭넓은 거버넌스를 구성하여 운영하여야 합니다. 또한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유관부처와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다중 거버넌스를 제안하고 운영하여야 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는 광화문광장이 더 많은 가능성과 시민의 가치를 담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광화문광장에 대한 상상력이 용광로처럼 터져 나와야 합니다. 재구조화를 찬성하느냐, 아니냐가 쟁점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누구와 논의하고, 궁극적으로 어떤 가치를 담을 것인가’라는 것이 주요하게 이야기되어야 하는 쟁점입니다.

광화문광장재구조화 사업의 중단을 요구하는 우리는 2016년부터 서울시가 추진해온 노력이나 시민위원회/광화문포럼에 참여한 전문가와 시민들의 역할을 부정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그 노력과 역할이 제대로 의미 있게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는 당장의 바쁜 걸음을 멈출 필요가 있습니다. 시민은 걸음이 빠른 박원순 서울시장의 뒤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옆에 서야 하는 파트너이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결단을 촉구하며 답변을 요청합니다.

2019년 8월 29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졸속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서울시민연대, 문화연대, 경실련,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 서울YMCA, 행정개혁시민연합,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문화도시연구소, 서울녹색당


보도자료_광화문광장재구조화, 이제 다시 원점에서

문의: 경실련 도시개혁센터(02-3673-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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