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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人] 광장(廣場)의 공간정치학

[도시人] 광장(廣場)의 공간정치학   류중석 (사)경실련도시계획센터 이사장 중앙대 도시공학과 교수     ▲ 영화 「로마의 휴일」에 등장하는 스페인 광장(Piazza di Spagna, Rome)   비싼 대중교통 대신 자전거를   광장은 영화와 문학작품에 단골로 등장한다. 작가 최인훈은 그의 대표작 「광장」에서 집단적 삶, 사회적 삶을 상징하는 광장과 개인적 삶, 실존적 삶을 상징하는 밀실을 대비시킨다. 남한은 타락한 밀실의 세계, 북한은 집단적인 광장만을 강요하는 곳으로 그려진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은 그레고리 펙과 로마의 스페인광장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공주의 신분을 벗어나 서민생활을 맛본다. 이렇듯 광장은 빈부의 격차나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시민 누구나가 이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공공간이다. 이러한 광장의 공공성 때문에 도시계획을 할 때 도시의 중심부에 광장을 계획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광장이 잘 발달한 대표적인 나라가 이탈리아이다. 이탈리아의 광장은 주로 성당이나 관공서를 끼고 그 도시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서 도시생활의 중심공간으로서 만남과 교류, 축제와 행사의 장소로서 시민들의 삶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시에나의 캄포광장은 13세기 시장이었던 곳에 시청 건물(현재는 박물관)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도시의 중심광장이 되었다. 부채꼴 모양의 바닥은 중세시대 시에나 지역을 통치하던 9개의 의회(council)를 기념하고자 9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 이태리 시에나의 캄포광장(Piazza del Campo, Siena)   정치적 공간으로서의 광장   그리스 시대의 아고라(agora), 로마시대의 포럼(forum)은 민주정치를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공간이었다. 아고라나 포럼 주위에는 신전이나 사원, 도서관, 목욕탕 등 시민들의 삶과 밀접한 시설들이 있었다. 당연히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밖에 없다.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의 역할도 하면서 재판이나 집...

발행일 2013.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