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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서] “Please remove yourselves”자신을 잊고 행복을 찾는 빠이(Pai)

“Please remove yourselves”자신을 잊고 행복을 찾는 빠이(Pai)   김삼수 (사)경실련통일협회 부장     옛날 어느 나라에 한 임금님이 살았다. 그 나라는 너무도 행복하여, 죄인도 없고, 맑고 청결하며 아름다운 나라였다. 다만 그 나라의 헌법 조문에는 ‘이나라 백성들은 고루 행복할 권리가 있다. 단 임금님 보다는 덜 행복할 이유가 있다’라고 되어 있었다.   임금님은 자기보다 행복해하는 촌주를 만나게 되고, 촌주 자리와 재산을 빼앗았고, 다음에는 처자식을 그와 갈라놓았다. 그래도 그가 행복해 하자, 처자식을 데려와 사형을 시키고, 그를 감옥에 가두었다. 그러나 임금님은 감옥에서도 그가 행복해 하고 있음을 알고, 손수 독배를 들고 그를 찾아갔다. 그는 고통을 아름다움으로 바꾸는 법을 알았고, 가족과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임금님은 마지막까지 자신보다 행복한 그를 이기기 위해 독배를 가로채 자신이 마셔버렸다. 작가 박완서의 ‘마지막 임금님’이라는 글의 내용이다. 이 글은 우리에게 행복은 무엇이며,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만연한 상대적 박탈감 속에서 물질적 풍요가 행복의 척도가 되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치앙마이(Chiang Mai)에 가거들랑 빠이(Pai)를 다녀오라는 얘기를 수도 없이 들은 터라, 이른 아침 무작정 바이크를 타고 북쪽으로 달렸다. 치앙마이에서 빠이까지 762개의 굽이가 있다고 한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계속 달리다 보면 우리의 얼음골 같은 숲이 나오기도 하고, 굽이 돌아가는 길들에 속이 매스꺼울 때도 있다. 작은 동네식당들, 아름다운 숲, 산 정상의 아담한 휴게소들을 지나쳐 한참을 달리다보면 어느덧 확 트인 평야지대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곧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건설했지만, 전쟁이 끝나고 허물어졌다가 1975년에 평화를 생각하기 위해 다시 만들었다는 다리가 나온다. ...

발행일 2012.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