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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에서 산 책] 소설에서 만나는 다크투어

[월간경실련 2023년 7,8월호] [혜화에서 산 책] 소설에서 만나는 다크투어 - <밤의 여행자들>, 그리고 <므레모사> - 이성윤 회원미디어국 부장 여러분은 ‘다크투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다크투어는 휴양이나 관광을 위한 일반적인 여행과는 다르게 재난이나 역사적으로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곳을 찾아가 체험함으로써 반성과 교훈을 얻는 여행 1)을 말하는데요. 정확히는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TV 예능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대중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용어이기도 하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다크투어를 떠나고 있습니다. 검색창에 다크투어를 쳐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제주 4.3사건과 관련된 장소를 여행했다는 다크투어 후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그래서 이번 호에는 다크투어를 다룬 두 권의 소설을 준비했습니다. 다크투어의 설계자, <밤의 여행자들> 먼저 소개할 책은 윤고은 작가의 <밤의 여행자들>입니다. 주인공 요나는 재난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에서 상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0년 간 헌신한 회사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그의 상사는 이 기회에 휴가를 권하며 현재 운영 중인 여행상품 중에 잘 안되는 곳을 한 번 방문해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요나는 ‘무이’라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무이는 과거 두 부족 사이의 전쟁과 학살이 있었던 곳이자, 그 현장이 싱크홀로 무너지며 ‘머리무덤’이라고 불리는 비극의 현장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요나가 직접 방문한 무이는 더이상 그때의 비극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체험프로그램도 평범해서 왜 여행상품이 퇴출위기인지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특별한 것 없던 무이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던 요나는 기차에서 일행들과 떨어져 낙오하게 되면서 다시 무이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돌아온 무이는 여행할 때의 모습과는 뭔가 다릅니다. 자신이 체험했던 부족의 집도, 사람들도, 숙소도 모...

발행일 2023.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