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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걷다]‘조니 매드 독’, 존, 조셉 코니 그리고

정의정 국제팀 간사 ejeong@ccej.or.kr 2010 ‘조니 매드 독’ 르완다에서 ‘조니 매드 독(Johnny Mad Dog)’이라는 라이베리아 내전을 다룬 프랑스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한 무리의 무릎 꿇은 어른들에게 무표정으로 총을 난사하는 열댓 살 먹은 아이들. 이들의 복장은 희한하다. 웨딩드레스, 빨간색 여성용 가발,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패딩 등등…. 모두 희생자들에게서 빼앗은 것이다. 몸집 작은 아이들이지만 행동만큼은 잔인한 군인이다.  살기 위해, 승리 후의 그 무언가를 위해 그들은 마약에 취해 삶의 목적성을 잃은 눈을 지니더니, 곧 잔인한 군인이 되어갔다. 내전이 끝난 후 이들은 정부군의 편이 되어 허무함을 지닌 채 다시 삶을 이어간다. 무엇을 위한 전쟁이었는지, 무엇을 위한 죽음이었고, 희생이었는지 그리고 이 소년병들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2007 존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가나에서 라이베리아 소년병 출신 동갑내기를 알고 지냈던 3년 전 그때로 돌아갔다. 그의 이름은 존(John). 라이베리아 난민캠프에 있던 그는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고 자신이 했던 행동을 너무나 후회하고 있었다.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은 전쟁이 내가 살아 숨 쉬는 이 순간에도 진행되는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었다. 캠프 안 사람들의 분노에 찬 표정, 그 속의 불안감이 나의 충격에 사실성을 부여해주고 있었다. 나는 그의 16살 소년병 시절의 ‘일기’를 들었다. 그가 두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 소년병이 되었던 16살 때, 난 그저 ‘god의 육아일기’에 빠진 16살 소녀였다. 존, 그가 내게 해줬던 그 이야기 전부를 난 사실이라 믿지 않는다. 아니 여전히 믿고 싶지가 않다. 중학교 학생이던 평범한 어느 날, 갑자기 그들이 마을로 쳐들어왔다. 여동생 둘을 데리고 집으로 갔을 땐, 이미 집은 불타고 있었다. 그가 여동생들과 함께 피난길에 오르는 중 반군을 다시 마주쳤고 동생들을 살려주는 대가로 그들 중 한명이 ...

발행일 2013.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