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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가 주목하는 이슈] 를 위하여

[월간경실련 2023년 3,4월호-우리들이야기(3)] <다음 소희>를 위하여 이성윤 회원미디어국 부장 지난 2월, <다음 소희>라는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이 영화는 2017년 전주에서 특성화고 졸업을 앞두고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갔던 학생이 자살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화는 다큐멘터리에 가깝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다큐멘터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실화를 기반으로 한 게 맞을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이처럼 비현실적인 사건들은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시민단체, 노조, 정치인들이 이 영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는데요. 늦게나마 영화를 접하는 분들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월간경실련에도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영화는 현장실습을 앞두고 있는 소희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소희의 담임선생님은 소희에게 현장실습 나갈 곳이 대기업이라고 기쁜 표정으로 이야기합니다. 사실은 대기업의 하청으로 운영되고 있는 콜센터였지만 말입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소희는 사무직으로 일하게 됐다고 기뻐하죠. 해맑게 첫 출근에 나선 소희의 눈 앞에는 끔찍한 현실이 펼쳐집니다. 전화한 사람들의 욕설과 성희롱, 그리고 직장 내에서 이루어지는 실적압박 등등 이제 막 세상에 나선 소희가 견디기에는 너무 힘든 현실입니다. 소희는 결국 세상을 떠나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는 경찰인 유진의 시선으로 넘어갑니다. 소희의 죽음을 단순 자살 사건으로 종결하려던 유진이 사건의 경위를 하나씩 파헤치게 되면서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목격하게 됩니다. 회사는 현장실습생에게 초과근무에, 이중계약서에, 월급조차 제대로 주지 않았고, 어떻게든 성과만 짜내려고 합니다. 학교는 현장실습생의 근무 환경이나 처우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고, 오로지 취업률만을 높이려고 합니다. 학교를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교육청도 마찬가지죠. 누구 하나 현장실습을 나간 학생들의 현실에는 관심이...

발행일 2023.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