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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독백이 아닌 대화가 필요하다_장슬기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독백이 아닌 대화가 필요하다   장슬기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4학년     가까스로 소통이 시작되었다. 작년 초에는 개성공단 완전 폐쇄까지 논의되던 상황이었지만 최근에는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가 논의되었다.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바닥을 쳤던 지난 정권 탓에 박근혜 정부의 1년은 상대적으로 더 나아 보인다. ‘신뢰’를 강조하며 남북관계 개선과 동북아 평화를 주장했다는 점에서 최근 남북관계 개선은 합당한 결과로 보일 수도 있다. 과연 현 정부의 1년은 신뢰를 쌓기 위한 대화와 행동을 제대로 실천했을까? 대화라는 뜻의 Dialogue. 즉 두 개(dia) +법칙(logue)이라는 뜻이다. 반면 독백이란 뜻의 Monologue. 하나(mono)+ 법칙(logue)이라는 뜻이다. 대화는 두 개의 법칙이 만나는 것이고, 독백은 하나의 법칙이다. 남북대화가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현 정부는 사실 거의 독백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작년 초 한국은 북한에 개성공단 관련 대화를 하자고 했는데 이 때 우리는 북한을 적으로 상정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는 동안이었다. 또한, 통일부에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제의하는 데 회담의 목적은 평화적인 미래를 구상하는 수준이 아니라 개성공단에 남은 제품을 가져오기 위한 것이었다. 올해 초에도 마찬가지다.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하면서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다거나 키리졸브 훈련과 겹친 일정을 양보할 수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 이는 북한을 두고 하는 우리만의 독백(monologue)이 아닌가? 그런 점에서 박근혜 정부는 남북관계를 아예 사라지게 한 이명박 정부 이상의 유연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협상을 주도해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보다는 남북관계의 당사자임에도 파탄의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노력에 치중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양보나 북한과의 타협을 적에 대한 굴종으로 인식하는 강경한 자세의 대북 외교는 북한의 인내심을 바닥내기 십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정일과의 회담을 통해 신뢰...

발행일 201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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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남북 장관급 회담 기대 크다_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남북 장관급 회담 기대 크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오는 12일 6년 만에 남북 장관급 회담이 개최된다. 장관급 회담은 6·15 공동선언을 이행하는 남북관계의 중추적 협의체로 출발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이산가족 상봉 등과 같은 남북 간 현안문제를 협의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핵문제, 정치 및 법·제도의 문제, 군사적 신뢰구축 문제를 다루기도 하는 등 외연의 확대를 가져왔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선 비핵화, 후 남북관계’를 주장함으로써 의미 있는 남북대화가 전무했다.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 완제품 반입 등을 위한 실무접촉 등을 제의하다가 남북 장관급 회담을 통 크게 제의한 것은 이제는 남북대화를 통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본격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결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번 장관급 회담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미·중, 한·중 정상회담에서의 대북 압박공조를 사전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는 듯하다. 수세적인 입장에서 남북대화에 응하게 된 북한은 장관급 회담 진행과정에서도 소극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언급을 회피하면서 한반도의 긴장고조 책임을 미국과 우리 측에 전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산가족 상봉 등을 카드로 하여 우리 측의 지원·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버티는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   우리 측은 남북 장관급 회담에 임하는 데 조급증을 보여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해서 압박을 통해 북한을 굴복시키겠다는 자세를 가져서도 안된다. 이번 장관급 회담에서는 세 가지의 전략적 목표가 요구된다. 첫째, 남북관계 현안의 해결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제 궤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면과제로서 개성공단을 반드시 정상화한다는 목표로 임해야 한다. 개성공단의 정상화 및 향후 비전을 제시하고 다시는 자의적으로 개성공단에 장애를 조성하는 일이 없도록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진상규명·사과·재발...

발행일 201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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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큼 다가선 ‘대북 대화’의 기회_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성큼 다가선 ‘대북 대화’의 기회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4월 11일부터 한미 양국이 북한에 대해 대화를 제의했고, 북한은 이에 대해 조평통, 외무성, 인민군 최고사령부, 국방위원회 등을 통해 일련의 반응을 보였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대화를 거부했다고 해석하면서 '비핵화와 관련된 의미있는 조치'를 대화시작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북한은 한미 양국의 대화제의가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한미 양국이 북한에 대해 대결적인 태도를 지속하고 있는 한 대화에 나설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그러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않고, 대화의 성사는 상대방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18일 북한은 '국방위원회 정책국 성명'을 통해 대화의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북한은 '국방위원회 정책국 성명'에서 한미 양국이 "진실로 대화와 협상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으로 조선반도에 조성된 험악한 정세를 수습하기 위한 타당한 정책적 결단을 내렸다면 그처럼 다행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 한미 양국이 "비핵화 의지"라는 대화의 전제조건을 붙이는 것은 "도발"이요, "어리석고 강도적인 주장"이라고 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예나 지금이나 우리 군대와 인민의 드팀없는(전혀 흔들림이 없는) 의지"라면서 한미 양국이 "진실로 대화와 협상을 바란다면" 세 가지 "실천적인 조치를 취하는 용단"을 내릴 것을 주문했다. 그 세 가지 조치는 첫째,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결의들의 철회와 남한의 '반공화국 모략소동'과 같은 모든 도발행위의 즉시 중지 및 전면 사죄, 둘째, 다시는 "핵전쟁 연습"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전 세계 앞에 정식으로 담보, 셋째, 남한과 그 주변지역에 들여온 "핵전쟁 수단들"의 전면 철수와 재투입 시도의 단념을 요구했다.   한반도 전쟁위험 하강곡선 접어들어 북한의 이 세 가지 요구는 비록 한미 양국에 의해 수용되기 어려운 면이 있다 하더라...

발행일 2013.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