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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숙명과 어긋난 욕망에 갇힌 인간들의 삶

숙명과 어긋난 욕망에 갇힌  인간들의 삶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정지영 경제정책팀 간사 ji500@ccej.or.kr   133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로 건축학도에게는 꼭 한번 가 봐야할 순례지이며 유럽 여행 패키지에 빠지지 않고 꼭 들어있는 노트르담 대성당. 성당 자체로도 유명하지만 빅토르 위고의 소설과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배경으로 더 유명하다.   빅토르 위고는 노트르담 대성당 성벽에 새겨진 ‘ANArKH(아나키아)’라는 글자를 발견하게 되는데 ‘ANArKH(아나키아)’는 그리스어로 ‘숙명’을 뜻한다고 한다. 빅토르 위고는 이 단어를 돌벽에 새긴 이의 고통을 생각하며, 노트르담 대성당을 무대로 ‘숙명’이라는 틀 안에서 중세시대를 살아간 인물들을 소설로 풀어냈다. 뮤지컬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토대로 노트르담 대성당을 나타내는 거대한 성벽을 무대에 옮겨왔다.리카르도 코치안테(Riccardo Cocciante)의 감동적인 멜로디에 뤽 플라몽동(Luc Plarmondon)의 문학적인 가사가 입혀진 노래가 더해져 작품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이는 지극히 예민하지 못해 꺼내 보이기 민망한 내 수줍은 감성마저 절로 머리를 숙이게 만들었다.    지난 해 오리지널 공연팀의 내한공연 소식을 접하고 모든 일을 제쳐둔 채 한 달 점심값을 웃도는 비용을 감내하면서 서둘러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을 예매했다. 매달 들어오는 ‘뻔한’ 월급에서 결코 만만치 않은 대형 뮤지컬 공연비를 빼고 남은 돈으로 한 달을 버텨내야 했기에 이런 문화를 즐기는 것 자체가 그 당시 내겐 나름대로 큰 희생이었다.    공연은 무대위의 노트르담 대성당 거대한 성벽을 타고 오르내리거나 바닥에 힘없이 누워있는 집시와 부랑자들 속에서 음유시인 그랭구아르(Gringoire)가 나타나 새로운 천년이 도래했음을 알리는 ‘대성당들의 시대(Le Temps des Cathedrales)’로 시작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대성당들의 ...

발행일 2013.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