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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베토벤이 들려주는 봄의 선율을 만나다

베토벤이 들려주는 봄의 선율을 만나다       서울오케스트라, <베토벤 시리즈1> 음악회   이기웅 경제정책팀 부장 leekiung@ccej.or.kr       추위가 가시지 않았던 지난 3월 7일, 지인의 추천으로 한 음악회에 다녀오게 되었다. 퇴근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달려간 곳은 왕십리역 근처에 위치한 성동문화회관 소월아트홀이었다. 큰 플래카드 하나 없는 조그만 지역회관의 소규모 클래식 공연이었다. 공연 제목에 ‘베토벤’만 없었어도, 무슨 공연을 하는지도 모른 채 흘려버렸을 것이다. 공연시작 2분 전에 겨우 도착한지라, 저녁식사도 생략한 채 입장티켓을 받고 좌석으로 직행했다. 여느 클래식 공연처럼 소형 오케스트라 형식에 맞춰 의자들이 놓여 있었고, 자리에 앉자마자 연주자들은 하나둘 무대 위로 올라와 자리에 착석했다. 간단한 음정 조율 후 지휘자가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내며 공연은 시작되었다.   공연시간에 맞추느라 입구에서 프로그램 하나 구입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다행이 첫 곡은 어디에선가 들어본 듯한 귀에 익숙한 곡이었다. 그러나 제목과 달리 연주되는 곡이 베토벤 곡이 아니라는 점이 내내 마음에 걸렸고, 그 생각이 머릿속을 휘저어 초반에는 공연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소위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유명 오케스트라가 아니었기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두 번째 곡부터는 처음 듣는 연주곡들이 이어졌다. 클라리넷 협연, 바이올린 협연 등이 이어졌는데 역시나 귀에 익은 베토벤의 곡은 아니었다. 1부가 끝난 뒤에 알게 되었지만, 크루셀의 <클라리넷 협주곡 2번 바단조 1악장>과 화려하고 애절한 멜로디가 아름다운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나장조 1악장>이 연주되었다.     그러나 초반의 어지럽던 나의 머릿속은 2~3곡이 지나가면서 편안해졌다. 클래식 공연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이 내 마음과 머릿속을 슬며시 지배하기 시작한 탓인지, 무대 위에 도화지를 펼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밖은 여전히...

발행일 2013.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