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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사회공동체 회복의 길

[월간경실련 2024년 3,4월호][시사포커스(3)]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사회공동체 회복의 길 김경민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처장    안산경실련 사무국장 재직 시절이었던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 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했다. 하필 나는 독감으로 정신이 혼미했던 상태였는데 당시 TV방송으로 나왔던 세월호 침몰장면은 지금도 생생하다. 아마 뉴스를 보았던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 기억을 한동안 안고 살았을 것이다. 안산은 한 다리만 건너면 직간접적으로 아는 희생자(당시 실종자)가 있는 터라 충격이 컸고, 안산시민들은 참사 당일부터 단원고에 모여 실종자 귀환을 기원하는 촛불모임을 시작했다. 이후 안산시민사회단체들은 시민대책위를 꾸려 진상규명 촉구활동을 시작했다.  피해자들과 국민의 처절한 요구 속에서 어렵사리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대한 국회 합의가 이뤄졌고, 참사의 진상규명은 법에 의해 국가가 시행하는 방향이 결정되어가던 시기인 2014년 말경 안산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지역 회복의 의제를 고민하였다. 그 결과 ‘안산시민 1,000인 대토론회’를 2015년 2월에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학생, 주부, 노동자, 공무원, 자영업자, 기업인, 전문직 종사자, 시민사회단체, 참사 피해자 등 875명의 안산시민이 참가했으며, 참가자들은 4·16참사 이후 가장 힘든 점, 세월호참사가 심리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 회복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등을 논의했다. 당시 대토론회에서 나왔던 진상규명, 마을공동체회복 등의 의제들은 이후 2015년 10월에 2차 토론회를 통해 시민 실천과제를 도출하는 것으로 연결되었다.  나는 안산시민대책위의 대외협력담당으로 주로 언론대응과 성명서 발표의 업무를 담당했고, 안산시민 대토론회 준비위원회의 실무총괄을 맡았다. 그 과정에서 참사 발생 지역이 아님에도 다수 희생자를 안게 된 안산지역의 피해회복을 고민했고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피해지원점검과 조사관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1기 특조위는 ...

발행일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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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200일, 시민으로서의 삶_김범 대학생

세월호참사 200일, 시민으로서의 삶 -구조적 부정의와 시민의 책임에 관하여-                                                  김 범  대학생     사회적 전환기에 최대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거친 아우성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끼치는 침묵이다.  -마틴 루터 킹- 「세상은 변한 게 없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어딘가에서 들었던 슬픈 유행가 가사가 나의 심정을 이렇게 잘 나타낼 줄 몰랐다. 나뿐만 아니라 4월, 지옥 같았던 대 참사의 아픔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느낄 법한 감정이다. 이 감정은 연인과 이별의 슬픔을 얘기한 특정인에게 해당되는 사안은 아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었지만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던, 그래서 힘들었던 모든 사람들의 아픔이다.   세상은 변한 게 없었다. 3달 뒤 열렸던 보궐 선거에는 ‘심판’, ‘변화’, ‘인간’과 같은 프레임이 등장했다. 신자유주의의 맹목적 이윤추구 논리를 벗어나 ‘인간’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었다. 그럴 듯 했다. 이 논리는 자연스레 복지 대신 성장을, 형평 대신 효율을 주장하는 정치 집단에 대한 ‘심판’론으로 이어 졌다. 수십 명의 학생들이 희생당했고, 지금도 바다 어딘가에 있는 ‘이 상황’이 비정상적이라면, 우리 삶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주장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대의 민주주의의 정치 의사 표현인 ‘선거’에서 반드시 변화에 대한 열망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변한 게 없었다.’ 서울에는 ‘강남 4구’ 전략이 통했고, 부동산 개발이 다른 정책을 압도했으며, 분배는 낙수효과를 이길 수 없었다. 조금 더 시간이 흘렀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합의는 번번이 실패했고, 유가족은 최후의 수단을 선택했다. 단식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자의 고통을 그 어떤 고통도 대신할 수 없었기에 유가족의 선택은 더욱 고통스러웠다. 대부분의 매체에선...

발행일 2014.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