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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약값, 무엇이 문제인가

김태현 경실련 사회정책팀 국장 약, 약값은 언제나 민감한 문제다. 국민의료비 중에서 3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약제비는 매년 15~20%씩 늘고 있어 건강보험에선 오래전부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왔다.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며 재정적자의 일등공신이 되어 온 약값을 탓하게 되는 것은 무엇보다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약을 먹을 수밖에 없는 환자들의 큰 부담 때문이다. 더욱이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문제와 부조리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최근 ‘스프라이셀’이라는 백혈병 치료제의 약값이 문제가 되고 있다. 기적의 백혈병 치료제로 이름이 높은 약이다. 기존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 복용 후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꼭 필요한 약이라고 한다. 새로 나온 약이어서 건강보험에는 올라가 있지 않다. 보험약값이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제약사가 요구하는 가격대로라면 한 알에 7만원인 이 약을 백혈병 환자가 매일 두 알씩 먹어야 하기 때문에 하루 약값이 14만원, 1년 동안에는 5천만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간다고 한다. 대다수 환자들은 평생을 먹어야 할 약을 돈이 없어서 못 먹는 상황을 우려하게 됐다. 이 약값만으로 연간 1천억원 이상이 건강보험재정에서 소요될 것이라고 하니 결코 기우일 수는 없을 것 같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강보험에 약 등재를 앞두고 있는 백혈병 치료제 스프라이셀의 약값 결정이 중요해 졌다. 이 약의 보험등재를 신청한 미국계 다국적 제약사 한국BMS가 건강보험공단과 약값협상 최종시한을 넘기는 사이 이를 대체할 다른 약도 나왔다고 한다. 당연히 보험약값이 어떻게 결정될 지 관심이 첨예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선별등재방식(Positive List)으로 바뀌면서 제약회사가 자신들이 제조하거나 수입한 의약품을 건강보험에 올리기 위해 급여대상에 등재를 신청하는 경우에 한해서 약값을 심사해 가격을 결정하게 됐다. 이 방식은 의약품 ...

발행일 2008.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