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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읽는고전] 한(恨)을 집중시키는 120분간의 긴장과 이완

한(恨)을 집중시키는 120분간의 긴장과 이완 영화 <서편제> & 뮤지컬 <서편제>   김상혁 정치입법팀 간사     청산도(靑山島)라는 섬이 있다. 자연경관이 너무나 아름다워 청산유수로 불린 신선의 섬이다. 근래 이 섬이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 속 멋진 배경이 나오면 이곳이 어디인지 찾으러 다니는 관광객들 덕이다. 드라마 ‘봄의 왈츠’,‘여인의 향기’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이 두 드라마 때문이기 보다는 영화 <서편제>(1993년 작)의 배경이 청산도였다는 것이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더 큰 이유다. 이는 영화가 나온 지 2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영화 속의 아름다운 배경이 돌판에 글을 새기듯 사람들의 뇌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영화사에 이처럼 강한 인상을 준 영화가 과연 몇이나 될까. 영화 속 관광지에 사람들이 찾아듦과 동시에 영화는 뮤지컬로 각색되어 사람들을 찾아왔다. 필자의 머릿속에도 강하게 각인된 영화 서편제를 고전으로 삼아, 최근 각색된 뮤지컬 <서편제>와 함께 감히 이야기해보려 한다. 고전 작품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타이틀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는 과정에서 그 사회의 일원들 스스로가 하나의 예술로, 문학으로 이어가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문학작품을 오랫동안 즐기고, 새로운 시각에서 창조적인 작업들을 해나간다면 좋은 고전 작품들은 더 큰 빛을 발할 수 있다. 그 빛나는 작업을 뮤지컬 <서편제>가 해주었다. 물론 아쉬움도 남았지만….   유봉의 恨: 운명(소리)을 향한 삶 영화<서편제>가 뮤지컬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어릴 적 봤던 영화 속 장면을 그려봤다. 아비(유봉), 아들(동호), 딸(송화)이 걷던 길, 소박하고 단아한 선으로 그어진 풍경들이 가장 먼저 그려졌다. 그래서 처음 든 생각은 제한적 공간 안에서 배경을 표현해야 하는 뮤지컬로 어떻게 한국의 멋을 그려낼 수 있을까 내심 걱...

발행일 2012.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