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스토리

필터
칼럼
[시사포커스] 국가가 방치한 응급의료, 반복되는 길거리 위 사망

[월간경실련 2023년 7,8월호] [시사포커스(2)] 국가가 방치한 응급의료, 반복되는 길거리 위 사망 - 응급실 뺑뺑이 사건의 구조적 원인 - 가민석 사회정책국 간사 응급의료 제공은 국가의 의무다 응급환자에게 제때 처지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즉시 생명이 위험하거나 심신상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한다. 시간이 핵심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 국가와 지자체는 수익성이 낮아 공급이 부족해도 최소한의 보건의료가 제공되도록 응급의료기관과 응급의료종사자, 응급이송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응급환자의 골든타임(골든아워)을 지키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응급환자가 병원까지 신속하게 도달할 이송체계가 부실하거나, 근처에 병원이 없거나, 병원은 있어도 의사가 없다면 그것은 국가의 책임이다. 반복되는 응급실 뺑뺑이와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민낯 응급환자를 실은 구급차가 갈 길을 잃었다. 병상이 없어서, 전문의가 없어서 환자를 받을 수 없다고 거부하는 통에 길거리를 배회하다 골든타임을 놓쳐버린다. 최근 대구에서 추락한 중학생, 서울에서 고열을 앓던 5세 아이, 용인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70대가 그렇게 사망했다. 여러 응급실을 전전한 것은 아니지만 국내 최고 병원이라는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 중 사망한 간호사도 즉시 처치해 줄 의사가 없어 골든타임을 넘기고 말았다. 병상과 의사가 없어서 응급환자를 받지 못한다면 그건 명백한 필수·공공의료 공백이다. 최근 필수과 의사 부족과 지역의료 격차 문제가 심각한데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됐고 앞으로 더 심각해질 예정이다. 우리나라 공공의료 비율은 실제로 형편없는 수준이다. 공공병원과 병상 비율로 보았을 때 OECD 평균은 55~70%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10%도 되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서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 감염병 환자의 약 90%를 10%도 되지 않는 공공병원에서 감당하면서 환자가 길거리에 방치되기도 했다. 의사와 병상이 없어 지역을 떠돌면서 사망하기도 했고 이러한 피해는 지방에서 더욱 극심했다. 이때부터 ...

발행일 2023.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