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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해도 일자리 없는 제자들

졸업해도 일자리 없는 제자들 김종걸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경제학) 서울에서 그런대로 이름 있는 학교에 다니는 내 제자들의 고민은 역시 좋은 일자리 찾기에 있다. 학교 앞 선술집에서 세상은 너희들 것이라고 제법 호기를 부려가며 그들을 위로해 보지만 그 말의 허전함을 그들은 더 잘 알고 있다. 청년실업자가 과거 10년래 최고치에 달하며, 잘 알려진 대기업에 취직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라는 것, 그 나마 임시직 인턴사원에 불과하다는 것은 굳이 통계를 인용할 필요도 없는 상식에 가깝다. 초·중·고등학교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과했고, 대학에서도 각종 학원과 해외연수를 전전했음에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을 수없는 학생들을 보았을 때 깊은 자괴감과 미안함을 느끼게 된다. 안정된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현 정부의 대책은 무대책에 가깝다. 정권초기의 300만개 일자리 창출 구상은 현실화될 수 있는 논리성을 완전히 결여한 것이었다. 올해 들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그냥 연결된 것은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국가고용전략회의 창설)은 그런대로 평가할 만했다. 그러나 2010년도 예산안에서 일자리 관련 예산을 감축한 것을 보면 그 조차도 영 미덥지 않다. 그나마 민주당의 뉴민주당플랜이나 시민단체(민생민주국민회의)의 일자리 창출 구상은 귀담을 만했다. ‘고용 없는 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한국경제의 구조 그 자체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시장에만 맡겨선 해결 못해 교육·복지·환경과 같은 사회서비스 분야의 확대, 근무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중소기업의 신규고용에 대한 지원강화 등이 모두 강조된다. 필자 또한 한국에서의 일자리 창출은 시장에만 맡겨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적자원을 중시하는 산업구조로 전환되어야 하며, 정부예산의 투입에 의한 사회서비스 분야의 육성도 시급하다. 세계최장의 노동시간도 줄여야 하며, 중소기업의 중견기업화, 그리고 그 속에서의 안정된 일자리 창출도 필요하다. 예산문제는 크게 걱...

발행일 2010.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