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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에서 산 책] 절망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월간경실련 2022년 9,10월호-우리들이야기(6)혜화에서 산 책] 절망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 <페스트>, 그리고 <달까지 가자> - 이성윤 회원미디어국 간사 2019년 12월, ‘코로나19’라는 낯선 이름의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시기에나 유행했 던 전염병들처럼 잠시 스쳐 지나갈 줄 알았던 이 바이러스는 조금씩 우리의 일상을 잠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마스크 없이 밖으로 나가는 것이 어색해졌고, 사회적거리두기라는 말에 익숙해졌으며, 주변에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그렇게 답답한 시간을 견뎌내지 못하고 식당과 카페를 비롯한 수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이제는 끝이라는 희망을 꿈꾸면 다시 또 절망을 안겨주는 코로나19의 시대, 희망을 꿈꾸는 우리를 위해 두 권의 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페스트>, 역사는 다시 반복된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가장 많이 소개된 책은 아마도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일 것입니다. 페스트는 우리가 흔히 흑사병이라고 부르는 질병입니다. 중세시대 페스트의 대유행으로 유럽인구의 1/3정도가 사 망하는 대재앙을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소설 <페스트>는 중세시대는 아니고, 1940년대 알제리 해안도시 오랑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오랑에 있는 의사 리유1)의 시선을 따라 갑니다. 리유는 오랑에 피를 토하면서 죽는 쥐들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죽은 쥐의 규모는 점점 커져 시에서 나서서 처리해야 하는 수준에 이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에게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합 니다. 리유는 이것이 페스트라는 것을 알아채고 시에 이 사실을 알리게 됩니다. 그리고 시는 도시 전체를 폐쇄하기로 결정하는데요. 이후 소설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은 놀랍게도 지금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증상을 보인 사람은 격리시설에 수용되고, 같이...

발행일 2022.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