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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숭동칼럼] 법의 평등이 사법정의와 시장질서를 지킨다

[월간경실련 2020년 7,8월호] 법의 평등이 사법정의와 시장질서를 지킨다   윤순철 사무총장   변호인 400명.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는 지난 2018년 11월부터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를 검찰에 고발한 사건과 삼성물산-제일모직 불공정 합병 및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 등과 관련하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고위 임원들을 위하여 삼성그룹이 수사와 재판에 선임한 변호사 수이다. 검찰과 법원에 제출하는 변호인 선임서만 350장이다. 검찰은 그동안 사건 관련자 110여 명에 대해 430여 번의 소환조사와 50여 번의 압수수색을 했고, 법원에 제출한 수사 기록만 400권, 20만 쪽이라고 한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과 고위 임원들의 구속을 면하기 위해 재력을 앞세워 참으로 다양한 노력을 하였다. 하나는 대규모의 검찰과 법원 고위직 출신의 전관 변호사 선임이다. 삼성그룹은 수사 검찰의 지휘라인이 윤석열-한동훈-송경호(반부패수사 2부장), 배성범-송경호-이복현(반부패수사4부장), 이성윤-신성식-이복현(경제범죄형사부장)으로 바뀔 때마다 수사 검사들의 학연·지연·혈연 등을 고려하여 일대일 맞춤형으로 접근 가능한 변호인들을 지정했다고 한다. 이를테면 수사 검사의 출신 지역, 출신 고등학교, 대학교, 사법연수원 동기와 선후배, 재직 시절 근무 인연, 친인척 관계 등으로 인맥이 닿는 변호인들을 쌍끌이 방식으로 선임했다고 한다. 연고와 전직을 기준으로 한 변호사 선임은 보이지 않는 압력을 행사하거나 정보를 얻으려는 외에 무슨 목적이 있겠는가. 또한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을 면하기 위해 외부인들로 구성된 준법감시위원회도 만들었다.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영입하여 법조·시민사회 등 인사들로 구성한 준법감시위원회는 이재용 부회장의 형량 낮추기 전략이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대법원도 인정한 것처럼 자신의 승계를 위해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대통령의 권력을 이용하려 했다. 이 파기환송된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가 “정치권력으로부터 또다시 뇌물 요...

발행일 20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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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한 단상

[월간경실련 2020년 5,6월호 - 시사포커스(2)]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한 단상   오세형 경제정책국 팀장   “저는 오늘 삼성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일도 많아 아쉬움이 크지만 지난 날의 허물은 모두 제가 떠안고 가겠습니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제기한 삼성그룹의 비자금 관련 의혹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삼성그룹의 지배권 승계와 관련된 수사 및 재판 과정에 있어서 각종 불법행위, 불법로비를 위한 불법비자금 조성, 그리고 일명 ‘떡검’을 탄생시킨 검사들에 대한 뇌물 제공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목적으로 한 특검법이 통과되었던 것이다. 수사결과가 발표되고, 여론이 매우 악화되자, 2008년 4월 당시 삼성 이건희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하며 한 말이다. 그의 대국민 사과는 지난한 대법원까지의 재판을 거쳐 결국 집행유예 3년을 만들어내어 제대로 된 법의 심판을 비껴가게 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건희)의 범죄행위가 크긴 하나,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점, 한국 경제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점, 그리고 피고인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고령인 점을 감안’하여 판결한다고 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로 표현되는 사법현실은 또 한 번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그리고 이건희 회장의 보여주기식 대국민 사과는 십여 년이 흐른 뒤, 아들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와 관련된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의 범죄행위에 대한 대국민 사과로 또 다시 반복된다.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드리겠습니다.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5월 6일, 본인의 최종적인 판결을 앞두고 형량 감량을 위해 재판부의 주문으로 급조된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대단한 결심과 변화의 의지를 보여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본...

발행일 2020.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