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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돋다] SF는 핑계고

[월간경실련 2024년 3,4월호][BOOK돋다] SF는 핑계고 - <천 개의 파랑>, 그리고 <나인> - 이성윤 회원미디어팀 팀장  여러분은 SF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우주를 누비는 우주선이나 외계인, 시공간을 넘나드는 웜홀이나 타임머신, 혹은 기계가 점령해버린 인류의 모습 같은 것이 생각날 텐데요. 이러한 장면이 담긴 SF소설, SF영화는 우리에게 친숙한 장르입니다. 그런데 SF장르의 대표적인 작품을 말해보라고 하면 대부분이 해외에서 만들어진 영화나 소설들을 이야기할 겁니다. 예를 들면 <매트릭스>나 <스타워즈> 시리즈 같은 것들 말이죠.  그러면 ‘우리나라의 SF 소설이나 영화가 없는 걸까’하고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흥행에 실패했지만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영화들도 있었고, 오래된 애니메이션인 <2020 우주의 원더키디> 같은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SF하면 단번에 떠올릴 만한 작품은 딱히 없었고, 흥행을 보장하는 주류의 장르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서점에 가면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소재의 SF소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SF장르의 대표적인 작가인 천선란 작가의 소설 두 권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인간보다 인간 같은, <천 개의 파랑>  먼저 소개할 책은 <천 개의 파랑>입니다. 경마를 위해 만들어진 기수 휴머노이드 ‘C-27’, 그리고 그와 함께 했던 말 ‘투데이’는 마지막 질주를 하고 있습니다. 둘 모두에게 마지막에 될 수 있는 한 번의 질주, 최후의 순간을 앞둔 ‘C-27’은 이 기적 같은 질주를 만들어 준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C-27’, 훗날 콜리로 불리게 될 이 휴머노이드는 경마에 사용될 기수로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제조과정의 실수로 학습 휴머노이드에게 들어가야 할 칩이 잘못 들어가게 되죠. 그래서 다른 기수 휴머노이드와 조금 달랐지만,...

발행일 2024.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