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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인터뷰]'열심(熱心)' 으로 통하는 까칠한 서른살의 활동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필자에게는 상대를 금세 재단해버리는 몹쓸 습관이 있었다. ‘이 사람 말 좀 통하겠는데’, ‘이 사람 안 되겠구나’ 등의 양분화 작업이 불과 10분안에 진행됐다. 섣부른 판단이 가져온 몇몇의 좋지 않은 상황을 겪은 이후로 못된 버릇을 고치려고 노력 중이지만, 최승섭 간사와의 만남은 때로는 첫인상이 반이상 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줬다. 누가 봐도 성실하고, 본인만의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며, 생각하는 바를 실천하는데 주저함이 없고, 약간의 까칠함과 소탈함을 지닌 승섭 간사와의 대화, 지금부터 시작한다.     지금은 평간사들 중에서 최고참이 되어버린 최승섭 간사에게도 경실련에 대한 첫인상이 있었으리라. ‘아파트 거품 빼기 운동’이 한창이던 2005년 대학신문사 활동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경실련은 부동산운동 단체라는 인식이 강했다고 한다. 7여년이 지난 지금, 그는 대한민국의 집값을 내리는 것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는 부동산감시팀의 간사가 되었다. “주택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인식변화가 필요한데 이는 사회철학을 바꾸는 작업이라 쉽지 않다”며 “언론이 일조해 재테크의 수단으로 굳어진 주택에 대한 거품을 빼고, 질 높은 정보를 제공해 언론의 영향력을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경실련에서 일하면서 가장 달라진 점은 업무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관련기사를 꼼꼼히 체크하고 예전보다 더 공부하려는 태도가 생겼다는 것을 꼽았다. 의도적으로 다른 의견을 가진 논문 및 보고서를 찾아 비판적으로 읽는 습관도 기르고 있다고.    활동하면서 느낀 어려움도 많았을 텐데, 지난해 12월에는 경실련에서 가락시영 종상향과 관련하여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하자 조합에서 의도적으로 집단 항의전화를 해 이틀간 경실련의 모든 전화기 코드를 뽑아두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최 간사는 어려움을 느꼈기보다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성실’의 아이콘 최승섭 간사는 주말에는 편의점 야간 아...

발행일 2012.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