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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총제 없앤다고 투자 는다는 건 환상

        "출총제 없앤다고 투자 는다는 건 환상.  삼성, 금융과 전자그룹으로 분리해가야"                                                 <강철규 경실련 공동대표 (서울시립대 교수) 오마이뉴스 인터뷰> "글쎄요. (삼성그룹이) 현재의 지배체제를 유지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지금처럼 계열사들이 모두 얽혀 있으면 부작용이 계속 있을것이고, 이젠 금융과 전자가 분리해서 가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62). 인터뷰 말미에 삼성 특검에 대한 그의 생각이 듣고 싶었다. 강 전 위원장은 공정위원장 시절에 이건희 회장 등 4대 재벌총수들을 직접 만나,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방향 등에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삼성 특검 이후에 삼성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는 "그것은 삼성에 물어봐야지"라며 웃으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어 "지금처럼 계열사끼리 얽혀 있는 불투명한 지배체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결과적으로 앞으로 (삼성은) 전자그룹과 금융그룹으로 나뉘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일선 퇴진 여부에 대해선 "특검의 최종적인 결과를 두고 봐야 한다"면서 "당장 이 회장이 물러나기는 어려울 것이고, 지배구조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초대 공정위원장을 지낸 그는 지난 2006년 3년 임기를 마치고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로 돌아왔다. 올해부터는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공동대표도 맡았다.  지난 1일 오후 자신의 연구실을 찾은 기자에게 강 전 위원장은 "학교로 돌아오니 자유를 만끽할수 있어 좋다"며 웃음으로 맞이했다. 그와의 만남은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삼성, 금융과 전자계열로 분리해야 한다" 우선 최근 한국사회의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삼성문제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강 전 위원장은 공정위원장 시절에도, 삼성의 지배구조...

발행일 200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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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꼼수

문인철 (경제정의연구소 전임연구원)  공정위는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에 의해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은 2003년 12월에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3년 후 기업집단 소유지배구조가 개선되고 시장감시 장치가 효과적으로 작동될 경우 정부 직접규율방식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것이다. 3년이 지난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출총제를 폐지하려고 하는 것을 보면 시장개혁 로드맵이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최근 공정위가 공개한 용역보고서에 의하면, 제도 및 운영에 의한 기업의 내부견제시스템 및 외부견제시스템의 제도적 수준은 2003년에 비해 개선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 내부견제시스템의 전반적인 수준과 외부견제시스템의 실제 작동수준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고 한다. 특히 외부견제시스템의 작동수준은 2003년에 비해 개선된 것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총수가 있는 재벌의 경우 총수가 없는 재벌에 비해 외부견제가 형편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왔을까? 그것은 공정위가 자초한 것이다. 시장개혁을 한다면서도 계속 출총제를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시장개혁 로드맵이 시작되는 2003년부터 출총제에 대한 예외인정 범위를 넓혀 출총제를 누더기로 만들어 갔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4월에도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예외인정을 확대하였다.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하자는 시장개혁의 목표와  반대방향으로 간 것이다. 재벌총수로 하여금 단지 몇 %의 지분만으로 거대 그룹을 개인기업 다루듯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구조를 확고하게 해준 것은 시장개혁과 전혀 맞지 않다.  로드맵이 실패했다는 것이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공정위는 곧 출총제를 폐지하려는 기세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출총제보다 더 강력한 제도인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제도를 만들겠다 한다. 그동안 출총제는 빠져나갈 여지가 매우 많은 제도임에도 재벌들과 일부 정치권의 주장 때문에 유지...

발행일 200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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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벌의 땅굴파기, 이대로 둘 건가

홍종학 경실련 정책위원장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 재벌문제는 매우 복잡해서 전문적인 지식이 없이는 이해하기 힘들다. 필자 역시 몇 년간 공부를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알지 못했던 사실이나 이론이 새롭게 등장하여 쫓아가기 힘겨울 정도이다. 그렇기에 재벌편향적인 정책을 펴는 정부나 정치권을 보면서, 일반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재벌문제의 속성을 악용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언짢다. 언젠가 국회의원들에게 부탁한 적이 있다. 언제든 불러만 주면 기꺼이 필자가 재벌에 대해 공부한 내용을 성심성의껏 알려주겠노라고. 왜 필자뿐이겠는가? 그런 열의를 가진 사람들은 많다. 냉랭한 반응, 한두 번 연락이 온 것을 다행으로 여길 정도다. 참여정부 임기 절반이 지나고서야 청와대의 모 인사가 재벌문제를 상의하고자 한번 연락이 왔었다. 그리고 얼마 후 필자가 만난 인사들은 경질되었다. 땅굴파기 2000년 유명한 재무경제학자들에 의해 '땅굴파기'(Tunneling)라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Simon Johnson; Rafael La Porta; Florencio Lopez-de-Silanes; Andrei Shleifer, "Tunneling," American Economic Review Vol. 90, No. 2) '땅굴파기'는 마치 땅굴을 통해 물건을 빼돌리듯이 기업의 이익이나 자산을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빼돌리는 행위를 말한다. (we use the term 'tunneling' - as in removing assets through an underground tunnel - to describe the transfer of assets and profits out of firms for the benefit of those who control them.) 악명 높은 한국재벌의 '땅굴파기'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12부(재판장 김주원)는 17일 참여연대가 엘지그룹의 구본무 회장 등 옛 엘지화학(현재의 ㈜엘지에 흡수)의 전·현직 이사 8명을 상...

발행일 200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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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총제 지키겠다던 '바보 노무현'은 어디에

홍종학 경실련 정책위원장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 "지배구조는 정상적이어야 합니다. 최대주주의 '황제식 경영'이 이루어져선 안 되며, 순환출자나 상호출자를 통해 소수의 지분으로 전 계열사를 부당하게 장악할 수 없어야 합니다. 이사회나 투자자와 소수주주의 의견은 정당하게 반영될 수 있어야 합니다. 부당한 내부거래는 없어져야 합니다. 또 편법과 탈법을 통한 부(富)와 경영권의 부당한 세습은 막아야 합니다. (중략) 현행 출자총액제한제도와 상호출자 및 상호지급보증 금지제도는 그대로 유지하겠습니다. 출자총액제한제도는 기본적으로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기업군에 한해 과거와 같은 무리한 업종확대와 선단식 경영을 지양토록 하는 제도입니다. 앞으로 대기업그룹의 경영행태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할 만큼 개선되고, 정부의 감독기능과 시장에 의한 감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게 되면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입니다. 자산총액 2조원이상 기업에 대한 상호출자와 상호지급보증 금지제도는 기본적으로 주식회사 제도에 대한 건전성 감독 차원의 규제이므로 중장기적으로는 대상을 일반화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중략) 특히 대기업그룹 계열사인 금융회사가 불법적인 지원을 반복하는 등 금융의 건전성을 현저하게 위반하거나 금융질서를 어지럽힐 경우, 금융감독기관이나 공정거래 당국이 법원에 해당 금융기관의 계열분리를 청구할 수 있게 하는 계열분리청구제도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영리해진 대통령 2002년 10월 8일, 어느 시민단체 토론회에서의 연설대목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재벌개혁 의지를 피력하던 바보 노무현. 그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어지는 질의 응답 시간에도 그의 신념은 분명해 보였다. "순환출자, 상호출자를 통해서 지배하게 되고 이 지배를 통해서 선단식 소유구조를 통해서 지배구조를 갖게 되고 이것이 비효율적인 투자를 만들게 하는 원인이 되고 부당한 내부거래를 하게 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시장에 효율성을 많이 저해하고 있다. 이대로 두고는 우리 한국이 결코 국제적으로...

발행일 2006.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