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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프랑스의 이민자 갈등과 우리

[월간경실련 2023년 7,8월호] [전문가칼럼] 프랑스의 이민자 갈등과 우리 박만규 아주대 불어불문학과 교수/한국불어불문학회 회장 지난 6월 27일 아침 17세의 젊은이 나엘(Nahel)이 프랑스 파리의 교외 낭테르(Nanterre)에서 경찰이 쏜 총에 의해 사망하였다. 바로 앞에서 총구를 겨눈 조준 사격이었다. 나엘은 동승자들과 함께 승용차를 몰고 버스 전용차선을 빠르게 달리고 있었는데, 빨간불이 켜져 있는 상황이라 경찰이 제지하려 했으나 차를 멈추지 않고 달렸다. 오토바이를 탄 경찰 두 명이 추격했는데, 다른 차들로 인해 막히자 차가 멈추었고 경찰은 검문을 하려 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를 거부했고, 다시 출발하자 한 명의 경찰관이 나엘에게 총을 발사했다. 차는 기둥을 들이박았고 몇 분 후 그는 숨졌다. 경찰의 최초 증언에 따르면 그들이 자신들에게 돌진하여 정당방위로 발포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 장면은 촬영되고 있었고 SNS에 올려져 확산되었는데, 이 영상을 보면 경찰은 차의 옆에 있었고 이미 총구를 운전자에 겨냥하고 있었다. 그리고 “네 머리에 총을 쏠 거야”라며 옆의 동료는 그를 부추긴 정황이 드러난다. 경찰은 해당 경찰관을 구금했지만, 당일 저녁부터 시위가 발생하였으며, 차량 방화와 폭죽이 동반되는 과격 시위로 발전하는 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애도를 표명하며 국민들에게 침착하게 대응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시위는 파리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시청, 경찰서 등이 공격 대상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애꿎은 일반 상점들이 파괴되고 약탈되었으며 학교까지 파괴되고 버스가 불타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 시위는 2005년 10월 클리시수부아(Clichy-sous-bois)에서 십대 소년들이 경찰의 추격을 피해 변전소에 들어갔다가 감전사한 사건과 2015년 1월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에 무장괴한 2명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한 사건, 그리고 2020년 10월, 한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

발행일 2023.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