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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에서산책] 가려진 이름, 명작으로 남다

[월간경실련 2023년 1,2월호-우리들이야기(4)혜화에서 산 책] 가려진 이름, 명작으로 남다 -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워더링하이츠> - 이성윤 회원미디어국 부장 2023년의 우리는 누구든 자신의 이름으로 자기만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글을 SNS나 블로그에 올릴 수도 있고, 마음만 먹으면 출판사의 도움 없이도 누구나 쉽게 책으로 만들 수도 있죠. 하지만 1800년대 영국의 상황은 달랐습니다. 여성들이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글을 쓰고 책을 낸 여성작가들이 있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바로 이 작가들의 책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익명의 작가가 쓴 최초의 SF소설, <프랑켄슈타인> 아마도 ‘프랑켄슈타인’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흔히 ‘프랑켄슈타인’이라고 하면 머리에 나사가 두 개쯤 박혀있거나 꿰맨 자국이 있는 바보 같은 괴물이 떠오르실 겁니다. 하지만 정작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줄거리를 알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은 많지 않을 겁니다.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라는 겨우 20살쯤 된 젊은 여성 작가가 썼지만, 1818년 초판이 발간될 당시에는 작가의 이름 없이 익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책의 서문에는 작가의 남편이었던 시인 ‘퍼시 셸리’의 글이 실려 있어서 그가 쓴 글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이런 상황을 예상이라도 했을까요? 익명으로 출판된 소설처럼 그 안에 나오는 괴물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프랑켄슈타인은 바로 이 괴물을 만들어 낸 사람의 이름이죠. <프랑켄슈타인>의 이야기는 북극을 탐험하던 월튼 선장이 조난 당한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구조하면서 시작됩니다. 빅터는 월튼에게 그와 그가 만들어 낸 괴물에 관한 오래된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빅터는 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하여 놀라울 만한 성과를 이뤄냅니다. 그는 새로운 생명체를 만드는...

발행일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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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연뮤 볼래요] 뮤지컬 <메리 셸리>, 두려움 너머의 자유를 찾아서

[월간경실련 2021년 11,12월호] [우리들이야기(5)] 뮤지컬 <메리 셸리>, 두려움 너머의 자유를 찾아서 효겸  이번 [같이 연뮤 볼래요] 11번째 이야기로는, 최근 개막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원작인 동명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작가, 메리 셸리에 초점을 맞춘 뮤지컬 <메리 셸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뮤지컬 <메리 셸리>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놀랍게도 둘 다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입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제작했던 이성준 음악감독이 이후 작가인 메리 셸리에 초점을 맞춰서 다시 한번 제작을 하게 되었고, 올해 초연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두 뮤지컬은 비슷한 요소를 함께 활용하는데요. 괴물이 잉태된 어둠, 엄청난 천둥소리, 희미한 괴물의 울부짖음 같은 소리 등을 동일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등장인물의 섬세한 감정표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메리 셸리는 당시 급진적인 어머니와 아나키스트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으나, 어머니는 어릴 때 사망하고 본인을 방치하던 새어머니와 동생들에 둘러싸여 힘겨운 어린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극에서도 메리는 본인의 새어머니가 자신이 책장 곁으로 다가가는 것조차 싫어했다고 퍼시에게 털어놓는데요. 메리는 몰래 글을 쓰던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지적 갈증을 채워주던 시인 퍼시 셸리를 만나 그가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도피를 감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손가락질, 지독한 가난, 자식의 사망 등 여러 일을 겪으며 점점 외로움과 고독에 잠식되던 때에 바이런의 별장에 방문하게 됩니다.  뮤지컬 <메리 셸리>는 메리가 죽은 개구리에 전기 자극을 가해 다시금 움직이게 하던 당시 갈바니의 실험을 보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이후 이 실험은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모티프가 되는데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서도 죽은 사람의 몸에 전기 자극을 가해 새로운 생명이자 괴물을 창조해 냅니다. 메리는 그 실험을 본 이후...

발행일 2021.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