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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현산어보를 찾아서

[월간경실련 2019년 5,6월호 - 문화산책] 현산어보를 찾아서   노건형 기획연대국장 infocore@ccej.or.kr   현산어보를 찾아서? 한 10여 년 전에 아버님이 암 투병을 하면서 형제들이 병 간호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병원이 서울이라 저는 주로 주말 간병을 맡았는데 여동생이 시간이 잘 안가니까 책을 가지고 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렵고 두꺼운 책을 사서 한참도록 읽어야겠다며 교보문고에서 책을 구경하면서 돌아다니다, 언뜻 <현산어보를 찾아서>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현산어보? 뭐지? 옛날 국사시간에 정약전의 <자산어보>라는 책은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라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더군요. 살펴보니 역시 정약전의 자산어보를 해설한 책이 맞았습니다. 총 5권으로 구성되었는데 당시에는 4권까지만 나왔기에 4권을 전부 구입해서 읽어봤습니다. 저는 공대생 출신이라 문학이나 인문학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으며 향후에도 없을 예정입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도 시험에 나올까 봐 저자와 책 이름을 외운 것이지 그 책이 무슨 내용인지, 이 책을 읽어보기 전까지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책 제목을 보면서 우선 궁금했던 것이 “왜 자산어보가 아닌 현산어보일까”였습니다. 책을 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정약전은 유배생활을 하면서 가족들과 자주 편지를 주고 받았습니다. 정약전이 유배를 간 흑산도는 여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였으며 흑산도의 한자는 黑山이나 그 느낌이 어둡고 처량하여 매우 두려운 느낌을 주었기에 가족들에게 편지를 쓸 때는 항상 玆山(자산)이라고 표현했답니다. 玆자가 검다는 뜻을 가질 때는 ‘자’가 아닌 ‘현’으로 읽어야 한다고 하네요. 제가 오늘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이 책이 각종 상을 휩쓴 좋은 책이라서가 아닙니다. 저는 되도록 베스트셀러나 수상작품은 잘 안읽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읽고 좋아야지 남들이 판단한 책의 경우 읽고 후회한 적이 너무나 많았기때문입니...

발행일 2019.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