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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산책] 종로5가에서 혜화로터리까지

[월간경실련 2023년 1,2월호-우리들이야기(3)혜화산책] 종로5가에서 혜화로터리까지 오세형 경제정책국 부장 월간경실련의 ‘혜화산책’ 원고 의뢰를 받았다. 이렇게 기쁠 수가. 운동 사업에 대해서는 한없이 쓰기 힘든 월간경실련 원고이나 간만에 운동사업이 아닌 주제여서 흔쾌히 감사하게 써보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역시 어떤 글이든 한 줄 쓰기 쉽지 않은 법. 윤동주 시인의 시 “쉽게 씌여진 시”가 생각났다. 인생은 살기 어려운데 시가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 했으니 수필이든 시든 쉽게 안 쓰여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누구나 자기 손톱 밑의 가시가 제일 아플 수 있어. 그러나 심장이 뜯겨져 나간 사람 앞에서 아프단 소리는 말아야지. 그건 부끄러움의 문제니까” - 드라마 ‘미스터션사인’ 중에서 - 뒤늦게 넷땡땡 OTT에서 ‘미스터션사인’이라는 작품을 보고 있다. 위의 대사가 마음에 쏙 들었다. 진정으로 악쓰고 울어야 할 사람들은 외면당하고 내동댕이쳐지고 세상의 눈치를 보며 숨죽여야 하는 반면에, 힘 있고 배부른 자들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의 외침은 확성기를 통해 더 크게 들리는 듯하여 매우 씁쓸하다. 하여튼 ‘미스터션사인’이라는 드라마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기 가운데 하나인 구한말을 배경으로 한다. 대학로 인근에도 인접한 시기와 관련이 있는 장소들이 있다. 조선시대 한양도성의 안쪽 지역인데다 창덕궁과 성균관도 가깝고 광화문이나 종로에도 가까우니 그 구한말이나 광복 이후 분단 초기에도 꽤나 번화한 장소였으리라. 종로5가역 3번 출구를 나와서 걸으면 ‘김마리아 활동터’라고 버스 내 정류장 안내방송에서 소개되는 곳이 나온다. 김마리아 독립운동가는 대한민국애국부인회 회장, 상해 임시정부 의정원 의원 등을 역임하고, 2.8 독립선언서를 숨겨 들여오고, 3.1운동을 함께 주도했으며 일제의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독립에의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으며 후학 양성에 힘쓴 분이다. 계속해서 이화사거리 방향으로 가다 보면 ‘김상옥...

발행일 2023.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