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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연뮤 볼래요] 뮤지컬 <하데스타운>, 사랑에 관한 오랜 이야기

[월간경실련 2022년 대선특집호] 뮤지컬 <하데스타운>, 사랑에 관한 오랜 이야기 효겸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설 명절은 다들 잘 보내셨나요? 이번 [같이 연뮤 볼래요] 12번째 이야기는 뮤지컬 <하데스타운>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붉은 꽃을 들고 있는 손이 그려진 빈티지한 포스터를 곳곳에서 보셨을 텐데요.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2019년 브로드웨이를 강타했던 엄청난 작품으로, 전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한국이 선택됐습니다. 한국 공연 역시 화려한 배우진들이 캐스팅된 명실상부한 2021년 대표작으로, 최근 열렸던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우리에게 익숙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리라를 연주하는 음유시인 오르페우스와 그의 아내인 에우리디케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는 아마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오르페우스와 결혼했던 에우리디케는 뱀에 물려 그만 죽고 마는데요. 오르페우스는 사랑하는 아내를 되찾기 위해 리라를 연주하면서 지하세계까지 내려가게 되고, 그의 음악으로 지하세계의 왕인 하데스마저 감동시켜 다시 그녀를 데리고 지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하데스는 그에게 절대 지상에 다다를 때까지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경고를 남기는데요. 오르페우스는 불안한 마음에 지상까지 딱 한 발자국이 남은 곳에서 뒤를 돌아보게 되고 에우리디케는 다시 지하세계로 사라져 버렸다고 하지요.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야기입니다. 오르페우스는 가난한 예술가로 봄을 불러 올 노래를 만들고 있습니다. 에우리디케는 가난하지만 독립적이고 강인한 여성으로 우연히 오르페우스가 일하는 카페에서 그를 만나게 됩니다. 첫눈에 에우리디케에 반한 오르페우스는 그녀에게 결혼하자고 프로포즈 하는데요. 둘이 사랑을 키워가는 한편, 지하세계에서 페르세포네가 봄을 이끌고 지상으로 올라옵니다. 페르세포네는 계절의 여...

발행일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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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연뮤 볼래요] 뮤지컬 <메리 셸리>, 두려움 너머의 자유를 찾아서

[월간경실련 2021년 11,12월호] [우리들이야기(5)] 뮤지컬 <메리 셸리>, 두려움 너머의 자유를 찾아서 효겸  이번 [같이 연뮤 볼래요] 11번째 이야기로는, 최근 개막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원작인 동명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작가, 메리 셸리에 초점을 맞춘 뮤지컬 <메리 셸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뮤지컬 <메리 셸리>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놀랍게도 둘 다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입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제작했던 이성준 음악감독이 이후 작가인 메리 셸리에 초점을 맞춰서 다시 한번 제작을 하게 되었고, 올해 초연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두 뮤지컬은 비슷한 요소를 함께 활용하는데요. 괴물이 잉태된 어둠, 엄청난 천둥소리, 희미한 괴물의 울부짖음 같은 소리 등을 동일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등장인물의 섬세한 감정표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메리 셸리는 당시 급진적인 어머니와 아나키스트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으나, 어머니는 어릴 때 사망하고 본인을 방치하던 새어머니와 동생들에 둘러싸여 힘겨운 어린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극에서도 메리는 본인의 새어머니가 자신이 책장 곁으로 다가가는 것조차 싫어했다고 퍼시에게 털어놓는데요. 메리는 몰래 글을 쓰던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지적 갈증을 채워주던 시인 퍼시 셸리를 만나 그가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도피를 감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손가락질, 지독한 가난, 자식의 사망 등 여러 일을 겪으며 점점 외로움과 고독에 잠식되던 때에 바이런의 별장에 방문하게 됩니다.  뮤지컬 <메리 셸리>는 메리가 죽은 개구리에 전기 자극을 가해 다시금 움직이게 하던 당시 갈바니의 실험을 보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이후 이 실험은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모티프가 되는데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서도 죽은 사람의 몸에 전기 자극을 가해 새로운 생명이자 괴물을 창조해 냅니다. 메리는 그 실험을 본 이후...

발행일 20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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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연뮤 볼래요?] 뮤지컬 <시카고> 이 순간 무대 위, 올 댓 재즈

[월간경실련 2021년 9,10월호-우리들이야기(4)][같이 연뮤 볼래요?] 뮤지컬 <시카고> 이 순간 무대 위, 올 댓 재즈 효겸  다들 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셨나요? 드디어 [같이 연뮤 볼래요?]의 열 번째 이야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서울 공연을 무사히 끝내고, 투어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뮤지컬 <시카고>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올해는 뮤지컬<시카고>가 2000년 한국 초연 이후 무려 21주년을 맞이한 특별한 해이기도 합니다. 뮤지컬<시카고>는 1975년에 밥 파시가 제작하고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1996년 리바이벌된 이후에도 여전히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입니다.  뮤지컬<시카고>는 1920년대 시카고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을 토대로 기자이자 작가인 모린 달라스 왓킨스가 쓴 연극 <시카고(원제: 작고 용감한 여자들)>를 원작으로 합니다. 아마도 동명의 영화는 한 번쯤 보셨을 것 같은데요. 캐서린 제타 존스, 르네 젤위거, 그리고 리차드 기어가 출현했던 영화로 뮤지컬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영화 구성과 넘버를 감상하실 수가 있습니다.  극의 주인공은 두 여성, 벨마 켈리와 록시 하트입니다. 둘 다 시카고 쿡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죄수인데요. 벨마는 여동생, 남편과 함께 잘 나가던 보드빌 스타였지만 두 사람을 살해하고 수감되었고 록시는 바람을 피던 정부를 살해하고 수감되게 됩니다. 이들과 함께 주요 등장인물로는 교도소를 관장하는 마마 모튼과 뛰어난 언변과 능수능란한 전략으로 죄수들을 변호하는 빌리 플린, 투명인간 같이 존재감이 없는 록시의 남편인 에이모스가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부터 참여했던 배우 최정원을 필두로 기존 배우들의 농익음과 새로이 합류한 배우들의 신선함이 어우러져 굉장한 시너지를 내뿜었는데요. 이번에 벨마 켈리를 연기한 두 배우들이 이전 시즌에서는 록시 하트를 연기했다고 하죠. 이러한 캐스팅은 뮤지컬<...

발행일 2021.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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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연뮤 볼래요?] 뮤지컬 <팬텀> 그대는 나의 음악이자 빛, 그대는 나의 인생

[월간경실련 2021년 7,8월호-우리들이야기(5)][같이 연뮤 볼래요?] 뮤지컬 <팬텀> 그대는 나의 음악이자 빛, 그대는 나의 인생 효겸  아홉 번째 이야기로 돌아온 [같이 연뮤볼래요?]의 효겸입니다. 혹시 기억하시나요? 첫 번째 이야기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편1) 말미에 같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다른 뮤지컬인 <팬텀>에 대해서 언급해 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얼마 전 서울 공연을 성료하고 지방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스통 르루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기 때문에 작품의 개괄적인 내용은 유사하지만, 필자는 두 작품이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뮤지컬 <팬텀>은 <오페라의 유령>과 달리 팬텀에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에릭이라는 한 인간으로서의 팬텀에 집중합니다. <오페라의 유령>에서는 팬텀이라는 존재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하지 않지만, <팬텀>에서는 에릭이 왜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오페라 극장 지하에 살 수밖에 없었는지, 그에게는 부모가 있었는지, 끝없는 어둠 속 그의 외로움의 깊이는 얼마였는지 감히 가늠하게 하고.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보다는 조금 더 어릴 듯한, 조금 더 유약한 에릭을 통해 관객들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화려한 무대 위 천장에 걸려 있는 샹들리에에 불이 켜지고 웅장한 서곡과 함께 1막이 시작되는데요. 에릭은 무대 옆 기둥 높은 곳에서 첫 넘버인 ‘서곡-비극적인 이야기’를 부르며 관객들을 자신의 이야기로 인도합니다. 막이 올라가고 크리스틴이 오페라 극장 앞 광장에서 악보를 팔며 등장합니다. 크리스틴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매료된 샹동 백작이 극장에 노래 레슨을 얘기해 둘 테니 찾아가 보라고 말을 전하고 떠납니다. 한편 오페라 극장에서는 새로운 극장 감독이 들이닥치고 기존 극장 감독인 카리에르는 해고당하고 마는데요. 카리에르는 극장을 관리하는 감독이자 에릭의 정체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사람...

발행일 202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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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연뮤 볼래요?] 시대를 초월하는 고전의 매력, 연극 <오만과 편견>

[월간경실련 2021년 5,6월호-우리들이야기(4)] 시대를 초월하는 고전의 매력, 연극 <오만과 편견> 효겸  어느새 여덟 번째 이야기에 접어드는 ‘같이 연뮤볼래요’ 입니다. 이번에는 앞선 일곱 번의 이야기에서 다루지 못했던 연극을 다뤄볼까 합니다. 필자가 작년에 여러 번 관극할 정도로 애정했던 연극으로 제인 오스틴의 대표적인 작품을 원작으로 한 연극 <오만과 편견>입니다.  연극 <오만과 편견>은 원작 소설 출판 200주년을 기념하여 영국에서 초연되었던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19년에 초연, 2020년에 재연되었습니다. 영국에서 제작 당시 무대 위 배우에게 집중할 수 있는 극으로 만들고자 무대를 꽉 채우기보다 비워 내는 디자인을 구성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극장에 들어서면 단출해 보이기까지 하는 미니멀한 무대가 먼저 눈에 띕니다. 천장의 샹들리에 하나, 조각난 듯한 액자와 의자 몇 세트, 약간 허전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는 극이 시작하자마자 필자의 기우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극이 시작하면서 무대에는 배우 두 사람이 등장하는데요. 놀랍게도 연극 <오만과 편견>은 2인극입니다. 원작 소설이나 동명의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하실 정도로 많은 등장인물들이 기억나실 텐데요. 연극 <오만과 편견>에서는 두 명의 배우가 총 21개의 캐릭터를 연기합니다. 필자의 글로는 ‘도대체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라고 생각하실 것 같은데요. 배우들이 활용하는 오브제(소품)와 대사의 톤, 말투, 표정으로도 캐릭터 간 구분이 정확하게 가능합니다. 여자 배우인 A1은 주인공인 베넷가 둘째 딸인 엘리자베스(리지) 베넷과 그녀의 어머니인 미세즈 베넷, 막내동생인 리디아뿐 아니라 빙리남매, 엘리자베스의 친구인 샬롯 루카스, 캐서린 남작 부인 등을 연기합니다. 남자 배우인 A2는 마찬가지로 주인공인 미스터 다아시, 미스터 콜린스, 위컴, 자매들의 아버지인 미스터 베넷, 베넷가 첫째 딸인 제인 베넷과 넷째 딸인 키티, 하녀...

발행일 202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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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연뮤 볼래요?] 중력을 벗어나 날아오르는 당신들을 위한 내일, 뮤지컬 <위키드>

[월간경실련 2021년 3,4월호 – 우리들이야기(4)] 중력을 벗어나 날아오르는 당신들을 위한 내일, 뮤지컬 <위키드> 효겸  오랜만에 찾아온 [같이 연뮤볼래요?]에서 이번에 다룰 뮤지컬은 5년 만에 돌아온 대작 <위키드>입니다. 한창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뮤지컬 <위키드>는 낯선 분들도 계시겠지만 아마 ‘오즈의 마법사’는 어렸을 때 한 번쯤은 읽어 보셨을 것 같은데요. 이 뮤지컬은 바로 그 ‘오즈의 마법사’의 스핀오프1)인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마지막에 도로시가 양동이에 담긴 물을 부어 사악한 서쪽 마녀를 해치우는데요. 뮤지컬 <위키드>는 그 사악한 서쪽 마녀로 알려진 엘파바와 선한 글린다 두 명의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위키드(Wicked)라는 영단어는 한국어로 ‘사악한’이란 뜻을 나타내는데요. 극 중에서 사람들이 엘파바와 그녀의 동생 네사로즈를 가리켜 사악한 마녀들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들의 대척점에는 북쪽의 착한 마녀 글린다가 있습니다. 뮤지컬 <위키드>는 사악한 서쪽 마녀가 사라진 날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오즈의 주민들이 모여 축제를 벌이고 있을 때 글린다가 비눗방울 머신을 타고 나타나고 사람들은 글린다에게 과연 사악함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묻습니다. 게다가 그녀와 서쪽 마녀가 친구였냐고 되묻는데요. 그날로부터 시간은 돌아가 엘파바와 글린다가 학창시절 처음 쉬즈대학에서 만나는 날이 시작됩니다.  뮤지컬 <위키드>의 대표 넘버는 ‘Defying Gravity’라는 1막의 마지막 곡이지만 그 외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채로운 넘버들이 꽉꽉 채워져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야기와 넘버를 연결시켜서 설명을 드려 볼까 합니다.  엘파바는 태어날 때부터 초록색 피부를 타고나 가족에게 사랑을 받지 못했고, 사람들에게도 놀림과 차별을 받으며 자랐는데요. 그렇다 보니 예민하면서도 불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반면...

발행일 2021.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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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연뮤 볼래요?] 끝없이 탐구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뮤지컬 <마리 퀴리>, 뮤지컬 <시데레우스>

  [월간경실련 2020년 11,12월호 – 우리들이야기(5)] 끝없이 탐구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뮤지컬 <마리 퀴리>, 뮤지컬 <시데레우스> 효겸  벌써 올해의 마지막 이야기라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들려드렸던 뮤지컬들의 이야기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편에서 말씀드렸듯이 올해의 마지막 이야기도 창작 뮤지컬에 대해서 다루려고 합니다. 최근 대학로에서 보고 감명 깊었던 두 편의 뮤지컬을 묶어 보겠습니다. 바로 뮤지컬 <마리 퀴리>와 <시데레우스>입니다. 두 편 모두 과학적으로 역사에 길이 남는 업적을 남긴 과학자에 대해 작가의 상상력이 결합된 팩션(Fact+Fiction)의 형태이며, 각각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와 갈릴레오 갈릴레이, 요하네스 케플러가 주인공입니다.  먼저 뮤지컬 <마리 퀴리>에 대해 소개해 보겠습니다. 이 뮤지컬은 폴란드 출신 이방인이자 여성이자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최초의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의 업적과 고뇌를 함께 다루며, 라듐 시계 직공인 안느 코발스키라는 마리의 친구이자 상상적 인물을 등장시킵니다. 두 사람은 바르샤뱌에서 파리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처음 만나 서로를 알게 되고,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서로의 이름을 적은 주기율표 지도와 고향의 흙이 담긴 길잡이 흙주머니를 교환합니다. 파리에 다다른 마리는 소르본대학에서 주기율표 빈 자리의 이름 없는 원소들을 찾아내기 위한 연구에 돌입하고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폴로늄과 라듐을 순차적으로 발견을 해 내 마침내 남편인 피에르 퀴리와 함께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또한 방사선 치료의 초석을 열게 되는 라듐의 의학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라듐 요법 임상시험에 돌입하게 됩니다.  반면 라듐의 유해성이 미처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안느가 일하는 라듐 시계 공장에서 직공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잇달아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 안에서 마리는 임상시험을 계속해서 ...

발행일 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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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연뮤 볼래요?] 영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해피엔딩을 향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월간경실련 2020년 9,10월호 – 우리들이야기(5)] 영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해피엔딩을 향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효겸  어느새 코끝에 서늘한 기운이 와 닿는 가을의 문턱입니다. 다들 건강하게 잘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같이 연뮤 볼래요?]에서는 지난 편 서두에서 언급되었던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올해의 남은 이야기는 모두 한국 창작 뮤지컬에 대해서 다루고자 하니 기대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박천휴와 윌 애런슨 듀오의 작품입니다. 박천휴-윌 애런슨 듀오는 2012년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로 데뷔했는데요. 두 작품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넘버들의 가사가 아주 서정적이고 내밀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보통의 평범하지만 단단한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 마지막으로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는 하늘색,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분홍색 등 특정 색으로 가득한 포스터를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디서든 그러한 포스터를 본다면 이 듀오의 작품인가, 살짝 기대해 볼 수도 있겠죠.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작업기에 따르면, 대략적인 줄거리는 21세기 후반 헬퍼봇(Helper-bot)이라 불리는, 인간을 보조하는 역할로 개발된 동시에 인간의 외모와 감정을 지닌 1세대 로봇들이 세월이 흘러 고물이 되었고, 그들이 서울의 변두리 낡은 아파트에 저마다 버려진 채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은 지지직거리는 레코드 플레이어에서 ‘우린 왜 사랑했을까(이 뮤지컬의 원제와 같습니다)’가 흘러나오는 어두운 올리버의 방에서 시작합니다.  올리버는 헬퍼봇 5로 인간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기능에 보다 충실한 편으로 내구성이 높습니다. 정해진 일과대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고, 본인의 방에서 키우는 화분에게 애정을 가득 주고, 전 주인 제임스의 영향...

발행일 2020.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