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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해외봉사단 파견, 이제는 달라져야

                                                                           이선재 경실련 ODA Watch 실행위원  밀어내기식 해외봉사활동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가난한 나라를 돕고, 청년의 해외경험을 쌓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는 단기 해외봉사단이 최근 경쟁적으로 증가하면서 많은 문제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대학, 민간단체, 기업이 작년 한 해에 단기로 파견한 청년이 이미 1만 명을 훌쩍 넘었다. 종교단체에서 실시하는 단기선교봉사는 그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그러나 이처럼 엄청난 규모에 비해 그 내용은 아주 부실하다. 파견 전에 필수적인 교육, 연수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몇 시간 동안 모여 주의사항 전달과 행정절차 소개 그리고 장황한 격려와 인사가 주를 이룬다. 그리고 성과를 위해 어디든지 보내야 하기 때문에 파견국가, 파견지역, 그리고 프로그램에 대한 철저한 검토도 없이 마구보낸다. 적절한 협력기관이나 단체를 찾지 못해 여행사가 일정을 짜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시혜와 봉사라는 우월적 시각으로 보내는 것이다. 가난한 나라니까 우리가 가기만 하면 무조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현실과 역사, 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보다는 우리가 잘 사니까 베풀러 간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단기 해외봉사단만의 것이 아니다. 국가의 지원을 받는 한국국제협력단의 ‘한국해외봉사단’과 해외원조단체협의회 회원 단체들의 ‘한국NGO해외봉사단’ 또한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 두 파견사업은 1-2년씩 장기로 파견하기 때문에 단기봉사단에 비해 훨씬 심각한 영향을 준다. 경실련 ODA Watch는 이 두 파견사업의 현황과문제를 매달 발행하는 뉴스레터에 기획기사로 연재하고 있는데, 이들 사업 또한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이, 한국의 해외봉사단 파견에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아무런 개선 조치...

발행일 2008.03.05.

칼럼
대외 원조시스템 강화하자

김혜경 경실련 국제위원장(지구촌나눔운동 사무총장)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7·4·7 공약이 이행된다면 5년 뒤 우리 국민들은 세계7위 경제대국에서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맞을 것이다. 금년에 일본에서 열릴 G8정상회담이 한국에서 열린다는 희망찬 상상에 흥분이 된다. 그런데 7·4·7공약을 내놓은 당선인의 국가정책에는 7·4·7시대에 걸맞은 ‘세계 속의 대한민국’에 대한 비전이 들어있는가.   차기정부가 국가비전과 정책기조를 세울 때 대한민국 대외원조의 방향이 명확히 설정되어야 한다. 경제대국에 대한 자신감이 크면 클수록 인류 최대과제인 세계 빈곤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는 단지 과거에 우리를 도와준 국제사회에 진 빚을 갚기 위함도 아니요, 국제사회의 압력이 두려워서도 아니다. 인류의 공동과제를 해결하는 데 능동적으로 동참하고 기여하는 일은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지금 원조규모를 늘리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은 원조시스템의 체질을 강화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원조를 개발도상국의 사회경제발전을 위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그동안 외교부와 재경부를 비롯한 정부 30여개 부처와 기관에서 제각기 대외원조를 집행하다 보니 정책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부처 간 협의와 조정을 강화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만 말만큼 쉽지 않은 게 부처간 조정이다. 선거 전 당선인측은 원조 규모를 확대하는 데는 찬성하지만, 원조집행체계는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협의와 조정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대외원조를 위한 기본법 제정마저도 부처 간 이해 갈등으로 2년째 표류 중이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정권이 바뀐다고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일본은 오랫동안 일본국제협력단(JICA)과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으로 나뉘어 있던 유·무상 원조를 금년 가을에 JICA에서 통합·운영하게 된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일본의 금융기관 개편과정에서 이런 예기치 ...

발행일 2008.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