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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06_방송,영화,예술인 선언 기자회견 '우리는 오늘 크게 목놓아 우노라'

양세훈 월간경실련 기자    “두 어린 중학생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야 합니다. 그런데 국민의 정부가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미국의 눈치를 보는 것에 더 분노가 끓어오릅니다.” 영화배우 최민식 씨의 노기 섞인 말이다.    12월 6일 광화문 미대사관 앞에서 여중생 압사사건 무죄평결에 대한 방송, 영화, 예술인 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방송인 김미화 씨를 비롯해 총 129인이 동참했다. 연예인들의 직접 두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때문에 방송과 신문의 취재 경쟁도 뜨거웠다.  기자회견에 직접 참가한 방송영화예술인들은 모두 한 손에 국화꽃을 들고 섰다. 이 자리에서 영화 감독 류승완 씨와 박찬욱 씨는 미국에 항의하는 뜻에서 태극기를 목에 두르고 삭발을 했다. 이 두 사람의 머리가 깎기는 동안 참가자들은 ‘아침이슬’과 ‘아리랑’을 부르며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김미화 씨는 내내 눈물을 감추지 못한다. 이내 참가자 모두의 눈은 붉게 뜨거워졌다.  이 자리에 효순이와 미선이의 아버지도 함께 했다. 효순이 아버지 신현수 씨는“우리의 잃어버린 주권과 자존심이 꼭 회복되고, 소파가 개정돼야 한다”며 죽은 두 딸의 넋을 위로하듯 외쳤다.     시일야 방성대곡!  1905년 11월 20일 장지연은 을사조약의 무효를 주장하며 황성신문에 ‘시일야방성대곡’을 썼다. 나라 잃은 슬픔을 “원통하고 원통하다! 동포여! 동포여!”라며 한탄한 것이다.    “시일야 방성대곡! 우리는 오늘에 크게 목놓아 우노라!”  이날 선언문의 첫 문장은 이랬다. 장지연의 외침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현우(가수)씨와 변영주(영화감독)씨가 결연한 자세로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제 더 이상은 안 된다. 이제 더 이상은 이 땅에서 미군의 전쟁놀음에 이 땅의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우리의 소중한 아들딸들이 장갑차에 치여 죽음을 당해도 아무 말 못하고 속앓이 할 수만은 없다. 우리나라는 자주국가이다. 그 어는 강대국에도 업신여김 당하고 짓밟힐 수는 없다...

발행일 2002.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