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절약운동에 대한 정부 입장표명 관련 경실련 입장

관리자
발행일 2000.02.02. 조회수 3124
경제

   최근의 한국경제에 대한 위기의식은 민관을 가리지 않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것이 구조조정의 여파든  무엇이든간에 이미 부도율이 작년에 비해 5배에 이르고 있고 무역적자 역시 지난  한달 약간 축소되었다고는 하나 확대일로에 있다. 이와같은 상황은 명퇴자문제, 실업율의 증가등 사회적문제로 까지 번져가고 있다. 


이에 민간운동차원에서 무역적자 누적의 한 요인인 소비재  수입의 증가에 대해 스스로의 소비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한 운동을 전개해 왔고, 무역적자의 누적에 대해 신국채보상운동 등으로 정부의 노력과 관계없이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민간차원에서 전개돼 왔다.미국이 작년도 총무역적자액 205억불 중에서 대미적자가 116억불로 전체무역적자에 절반이 넘는 상황에서 이것을 빌미로 한 통상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과 유럽연합이 한국의 소비절약운동이 한국정부가 조장하는 수입품배격운동이라며 항의해 왔고, 이에 대해  정부는 대외통상관련  공무원업무지침을 통해 통관절차 간소화 등의 제도적 변화와 아울러 민간차원의  소비절약운동에 대해서도 민간의 운동에 대한 정부견해를 제공하여 마치 민간운동의 방향을 정부가 지도하려 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재경원은 각국의 통상관련자들을 초청하여 한국의 근검절약운동이 통상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간섭을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지침을 내리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소비절약운동이 민간이 자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운동이며 국민들 모두 자기살을 깍는 고통으로 어려운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간섭하려 든다면 문민정부가 내세운 민간의 자율 신장이라는  원칙에도 맞지 않으며, 민간운동 스스로도 이를 용납할 수 없다. 


특히 무엇보다도 정부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외국의 통상압력에 굴복해 스스로의 주권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미국과  유럽의 주권침해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즉각 민간 차원의 소비절약운동에 대한  정부의 방향제시등의 간섭을 중지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거나 민간운동의  방향은 민간운동 내부에서 조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또한 미국과 유럽에 대해서도 정부로서는 이에  간섭할 아무런 근거가  없음을 명백히 해야 한다. 나아가서 통관절차 등에 대한  제도적 변화 역시 미국과 유럽의 이해에 근거해서가 아니라  민간의 자율을 침해하는  규제의 혁파라는 관점과 국민의 건강이라는 더욱 우선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재고되어야 한다. 


   이상과 같은 조치가 즉각 이루어지지 않을 시에는 경실련은 다른 소비자단체들의 연대움직임에 주목하여 행동을 함께 할 것이며  미국 등 각국정부에도 우리의 주권침해에 대해 엄중하게 항의할 것이다.


1997년 5월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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