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경실련 입장

관리자
발행일 2004.03.11. 조회수 2401
정치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시국인식이 국민여론과는 큰 괴리가 있다는 것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국정 전반이 총체적 위기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의 제시를 기대했던 국민들을 다시금 실의에 빠지게 하였다.


 


  지금의 탄핵정국은 2차례에 걸친 중앙선관위의 선거법 준수권고를 대통령이 겸허하게 수용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데에서 일차적으로 기인하고 있다. 한국적 정치풍토에서 “선관위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납득할 수 없다”는 태도는 대통령으로서 지녀야 할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모든 국민이 모든 법을 개인적으로 납득하고 수용하기 때문에 지키고 있는가? 개인적 생각과 대통령으로서 취해야 할 공적 자세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하며, 생각이 다르다면 적절한 절차를 거쳐 국민의 동의를 구하고 법을 개정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일 것이다. 개인적 생각이 다를지라도 선관위의 결정을 준수하겠다는 명확한 의지가 천명되었어야 했다. 이와 같은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들의 준법의식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여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은 현 상황의 책임이 일차적으로 대통령에게 있으며, 따라서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의 사과를 둘러싼 정치적 이해관계가 어떠하던 간에 국민이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 명백한 이상, 그리고 이러한 국민적 요구가 타당하고 합리적인 이상 대통령은 정중하게 사과를 했어야 했다. 이를 “적당한 타협이나 흥정”으로 여기고 거부한 대통령의 태도는 국민들의 요구를 정치권의 정략적 주장으로 이해했거나 이를 구분하지 못한 어리석음을 범한 것이다.




  경실련은 대통령이 선관위의 결정을 존중하고 엄정 중립의 입장에서 이번 총선에 임하여 주기를 당부한다.




  2. 대통령 신임여부와 전혀 상관없는 17대 총선을 자신의 진퇴여부와 연결시킨 것은 전혀 온당치 않은 처사이다. 국회의원 총선은 대통령의 신임투표가 아니며, 대통령의 신임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지금의 파국적 정치상황을 초래한 핵심적 이유인 대통령의 총선 올인 전략과 의지가 한층 강화된 것에 다름 아니다. 이는 공정한 선거풍토와 국민들의 합리적 선택을 저해하고 국민들에게 총선의 본질과 상관없는 부담을 주는 것으로 대통령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대통령이 책임질 일이 있다면 적절한 법과 제도에 따르면 되는 것이다.




  이에 경실련은 정치경제적 불확실성과 국민들의 불안만 가중시킬 뿐인 “총선-신임 연계” 주장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더 이상 총선에 올인 하는 자세를 버리고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이 진실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국민들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주기를 당부한다. 더 이상 국민들을 희생자로 만드는 정쟁적 정치게임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기를 바라며, 지금의 정치상황을 악화시킬 뿐인 총선 신임연계 주장도 버릴 것을 촉구한다.




  3. 오늘 대통령의 부적절한 기자회견 내용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국민들의 여론을 신중히 고려하여 대통령의 탄핵안을 철회할 것을 당부한다. 총선 승리만을 향해 국민을 극단적 상황에 내몰고 있는 ‘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정치게임을 야당이 먼저 중지해 줄 것을 기대한다. 탄핵 그 자체에 대해서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고, 법리적으로 타당성과 상당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탄핵안 발의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들이 야당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했기 때문에, 이제라도 신속하게 얼마 남지 않은 총선을 합리적인 정책선거가 될 수 있도록 전환해야 한다.




    경실련은 야당이 앞장서서 현재의 파국적 정치상황을 모두가 승리하는 윈-윈게임으로 전환해 주기를 당부한다. 대통령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상대로 한 큰 정치에 야당이 주도적으로 나서주기를 재차 촉구한다. 


(문의: 정책실 02-3673-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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