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려진 환자 밥값, 병원 배만 불린다

관리자
발행일 2006.04.04. 조회수 2264
사회

열악한 식사의 질에 비해 비싼 가격, 병원을 이용하는 국민들이면 누구나 한번씩 가졌던 불만이 아닐 수 없다. 비싸도 어쩔 수 없이 먹어야만 했던 병원의 밥값은 건강보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입원기간 중 비급여를 포함한 총 본인부담의 12.2%를 차지할 정도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켜 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오는 6월부터 병원 환자 식대에 건강보험 적용을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 3월29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회의를 거쳐 나온 식대급여화 방안에 따르면 기본가격 3,390원에 가산조건을 붙여 식대를 보존해주고, 본인부담률을 50%까지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보다 부풀려진 병원 밥값에 대한 의혹을 규명해야


논란이 되고 있는 입원환자 식대 급여화 방안과 관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월4일(화) 오전 10시 경실련 강당에서 '병원식대 원가 발표 및 식대 보험적용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기자회견에서 경실련은 "전국의 공공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식대 원가를 파악한 결과 건강보험공단이나 병원협회에서 제시한 식대 원가자료가 부풀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건정심을 통해 제시된 정부안은 공단과 병원협회의 부풀려진 식대원가 자료를 근거로 만들어진 것인만큼 정부는 병원 식대 원가 조사와 관련된 의혹을 밝히고 실제 시장가격에 근거한 식대 원가를 바탕으로 건강보험 적용 논의를 다시 진행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이 올해 2월17일부터 1달 동안 전국의 공공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행정정보 공개를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공공병원 식대 평균 원가는 일반식 1,830원, 치료식 2,588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병원급식 위탁용역업체의 계약현황을 보면 식대 평균 원가는 일반식 2,508원, 치료식 2,696원으로 공공병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 1월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식대 원가 자료에 따르면 일반식은 4,630원, 치료식은 5,230원에 달하고 있어 실제 조사결과에 비추어 봤을 때 일반식과 치료식 모두 2,500원 정도 부풀려져 있다는 것이 경실련의 분석이다.



경실련은 "그동안 건강보험공단의 원가자료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근거자료를 제시할 것을 요구해왔으나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급여화 방안을 추진해왔다"며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였다.


허울좋은 '기본가격'과 '본인부담률 20%', 보장성 강화를 위한 재설계 필요


정부가 병원식대 급여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제시한 '보장성 강화'도 실제로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문제제기도 나왔다. 정부안에 따르면 식대 기본가격은 3,390원으로 책정하고 영양사,조리사수, 직영, 선택메뉴 등을 가산항목으로 설정, 2,290원까지 가산혜택을 주어 최대 5,680원까지 식대가 책정되도록 되어 있다.


경실련은 이에 대해 "정부가 제시한 가산 항목 가운데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선택메뉴 단 한가지 밖에 없고 나머지는 병원의 선택사항에 달려 있어 의료소비자의 선택권이 거의 보장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환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가산항목이 추가되는 상황에서 기본가격 3,390원은 허울에 불과한 금액일 뿐"이라고 정부의 주장을 꼬집었다.


또한 경실련은 "가산적용에 따른 본인부담률도 50%까지 환자 부담을 적용하고 있어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를 위해 시행하는 제도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정부의 식대급여화 방안의 핵심인 기본가격 3,390원과 본인부담률 20%는 허구"라고 강하게 비판하였다.


경실련은 "건강보험의 높은 식대는 건강보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의료급여환자와 자동차보험환자, 산재보험환자 등의 식대 인상으로 연결되어 각종 보험료가 동반상승하는 부작용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다른 보험에 영향을 주지 않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함께 고려되고 책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원환자 식대 보험 적용, 병원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켜서는 안된다


박병옥 경실련 사무총장은 "정부가 현재 추진중인 식대 급여화 방안은 국민의 입장에서 고려된 안이라기 보다는 병원의 수익을 어떻게 보존해 줄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식대 보험 적용이 병원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환자의 보장성 강화에 무게 중심을 두고 논의를 진행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식대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약속했으나 이제 와서는 6월에서야 시행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정부의 약속 불이행을 비판한 박병옥 사무총장은 "정부와 여당은 식대 급여화가 계속 늦어진 점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만약 식대 급여화가 이루어질 경우 약속했던 올해 1월부터 소급적용하여 정부의 약속 불이행으로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의 : 사회정책국 3673-2142]


<정리 : 커뮤니케이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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