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2/4분기 좋은/나쁜 프로그램

관리자
발행일 2002.07.22. 조회수 2702
사회

2002년 경실련 미디어워치가 선정한 2/4분기 좋은/나쁜 프로그램


<<좋은 프로그램>>
프로그램명: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프로그램명 : MBC 기획특집드라마 “순수청년 박종철”
프로그램명 : KBS1 현장다큐선생님


<<나쁜 프로그램>>
프로그램명 : SBS MBC KBS 월드컵관련 연예정보프로그램
프로그램명 : MBC 타임머신
프로그램명 :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프로그램명 : KBS 서세원쇼
프로그램명 : KBS 자유선언 토요대작전 “워아이니”



<<좋은 프로그램 선정이유>>


프로그램명 : 이제는 말할 수 있다 ‘91년 5월, 죽음의 배후’
방 송 사 : MBC
방송 시간 : 2002년 4월 28일 밤 10시 25분
연 출 : 정길화 이채훈 곽동국 한흥석 홍상운 채환규 조준묵


MBCꡐ이제는 말할 수 있다ꡑ는 우리의 현대사를 장식했던 굵직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그 당시에는 공론화 될 수 없었던 과거의 역사적 사건들과 그 배경 및 시대적 굴곡들을 되짚어 왔다. 특히 마지막 편 ꡐ91년 5월, 죽음의 배후'는 당시 공안정국에 의해 가려진 우리 역사의 어두운 부분을 재조명하여 역사적인 진실을 분명히 밝혀내고 '유서대필 사건ꡑ으로 역사의 그늘 속에서 피해자일 수밖에 없었던 강기훈씨의 무고함을 밝혀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당시에도 강기훈씨에 대한 재판은 92년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사이에 강경대 타살 사건 이후 위기에 몰린 노태우 정권이 강기훈씨를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 아니냐는 논란은 그치지 않았다. 그럼에도 과거 권위주의와 압력에 의해 가리워졌던 역사적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제작진의 다양하고 치밀한 자료조사와 생생한 증언을 통해 기존 다큐의 한계를 넘어섰다.


91년 5월은 명지대 강경대 학생의 죽음으로 대학생, 노동자 등의 반정부운동이 촉발되었던 시기였다. 이 프로그램은 “공안정국 타도․노태우 정권퇴진”을 외치며 대학생, 가정주부, 노동자11명이 잇따라 불꽃 속에 스러져갔던 당시의 상황에서 분신자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자살조, 제비뽑기 등의 의혹이 일었던 점을 다각도로 재조명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의 자살을 동료 강기훈이 방조하고 유서를 대필했다는ꡐ강기훈 유서대필사건ꡑ에 대한 의혹을 구체화시켜 역사적인 진실을 밝혀냈다는데 중요한 의의를 갖고 있다. 특히 제작진들이 유서와 여러 문서들을 국내를 비롯, 일본과 미국의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하는 등 역사적 진실에 근접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하였던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당시 문서감정을 맡았던 김형영이 뇌물을 받은 사실을 밝혀 내었을 뿐만 아니라, 법정에서 유서는 아들의 글씨가 아니라고 주장했던 김기설의 아버지 김정열씨도 증언을 번복하여 강기훈의 무죄를 증명하고 유서대필사건이 조작되었음을 밝혀 역사적 진실을 밝혀내는 쾌거를 이루었다. 또한 제작진들이 당시 시국 분위기상 재판 과정에서 하지 못했던 필적 감정을 다각도로 하여 객관성을 담보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역사다큐멘터리의 진수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프로그램명 : 기획특집드라마 “순수청년 박종철”
방 송 사 : MBC
방송 시간 : 2002년 6월 24일 밤 10시 25분
연 출 : 이정표


2002년 6월, 우리나라의 4강 진출로 월드컵 축제 분위기는 한창 무르익어 가고, TV에서는 어느 채널이건 온통 우리나라의 승전보와 붉은악마들의 이야기로 넘쳐나고 있었다. 이러한 월드컵 일색의 분위기에 MBC에선 조금은 색다른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었다. “순수청년 박종철”......
비록 전문 배우가 아닌 대학생이 주인공 역을 맡아 대사처리 과정에서 연기초보자의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오히려 알려진 연기자를 피하고 극의 사실감을 높이기 위한 제작진들의 노력이 신선함으로 다가오기도 하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투사’ ‘열사’라는 타이틀 때문에 범접하기 어려운 존재로 거리감이 느껴졌던 박종철을 우리들과 같은 삶을 살았던 친구이며, 한 집안의 사랑 받는 아들, 평범하고 순수한 한 청년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기에 충분했다는 평가이다. 이 드라마는 어떠한 시각이나 삶의 방식을 강조하거나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통해 인간 박종철을 담고자 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순수 청년 박종철”은 열심히 공부해서 부모님께 효도하겠다는 순박한 청년이, 학생운동엔 관심도 없던 그가 왜 거리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으며, 수배 중이던 선배를 하룻밤 재워줬다는 이유로 고문을 당하며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던 이야기가 그동안 잊고 지내던 무언가를 우리 가슴팍까지 끌어올려 놓았다.
또한 개인주의가 팽배한 지금, 학생운동은 교통을 마비시켜 불편하게 하고, 때만 되면 시끄럽게 한다고 생각하는 요즘 세대들에게 왜 그들이 목숨까지 바치면서 항쟁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가슴깊이 느끼게 해줬으며, ‘순수청년 박종철’은 그 시절의 안타까움을 공감하고, 지금 현재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프로그램명 : “현장다큐 선생님”
방 송 사 : KBS1
방송 시간 : 매주 월요일 밤11시35분-12시
연 출 : 박석규


‘교실의 붕괴’와 ‘진정한 교육자의 부재’를 우리는 말한다. 최근 몇 년 간 정돈된 교실에서 정숙하게 앉아 선생님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아이들을 본 지 이미 오래이고 교육에 대한 열정과 신념을 가진 교사들 역시 줄어들고 있음을 각종 매스컴을 통해서 보아왔다. 이러한 교육현실에 대해 걱정만을 늘어놓던 TV에서 ‘현장다큐 선생님’을 발견한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월요일 밤 11시 35분에 방영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2001년 11월 첫방송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척박한 교육현실 속에서 올곧은 신념과 참신한 교수법의 개발로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려 노력하는 일선 교사들의 모습을 꾸준히 발굴해 왔다.
따분하고 지루한 수학을 공식위주에서 탈피하여 생활이나 미디어와 접목시켜 살아있는 수학을 경험케 하는 선생님(2002년 2월 8일/4월 15일 방영), 음악을 통해 사회와 문화를 이야기하는 선생님(2002년 4월 29일 방영)과 체험을 통하여 스스로 도덕의 필요성을 느끼게끔 하는 선생님(2002년 4월1일 방영) 등 살아있는 교육현장을 접하면서 우리는 교육의 미래에 대하여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최근 들어 대부분의 시사프로그램들이 비판만 있을 뿐 대안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 현실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내용과 안타까움만을 이야기할 뿐 역시 대안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그동안 권위와 무조건적인 복종만이 교육을 지탱할 수 있다고 믿었던 기성세대나 방종에 가까운 자유만을 고집하는 신세대 모두에게 이 프로그램은 함께 눈높이를 맞추고 소통할 때 진정한 교육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척박한 교육현실에 대한 대안을 잔잔하게 제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디어의 순기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교육의 당사자인 청소년들이 함께 보기에는 시청시간에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양질의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보는 사람이 없다면 그 생명이 길지 못하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에 우려되는 바가 있지만 아무쪼록 시청자들이 신선한 교육현장을 매주 접하는 즐거움을 오래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며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고자 한다.



<<나쁜 프로그램 선정이유>>


프로그램명 : “월드컵 특집 방송3사 연예정보프로그램”
방 송 사 : KBS SBS MBC


연예정보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나올 만큼 이 프로그램들은 TV의 황색 저널리즘화를 선도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사 프로에서 천편일률적으로 보여주는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에 대한 가치를 찾아볼 수 없는 정보와 광고 그리고 영화에 대한 사전홍보 그리고 연예인들의 인권을 유린하기에 앞장서는 파파라치식 보도는 전파낭비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특히 이번 월드컵 특집은 3사 공통의 전파낭비의 행태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연예인들의 응원현장’ ‘연예인들의 응원 패션’은 월드컵 기간중에 있었던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보여준 것 이상은 아니었으며 ‘히딩크 단독 인터뷰(SBS 한밤의 TV연예)’는 리포터가 대표팀 숙소 앞에서 히딩크 감독에게 단 한마디 질문한 것 외에는 모두 경기 중계 하이라이트를 그대로 보여준 것에 지나지 않아 시청자들을 우롱하기까지 했다. 또한 ‘송종국 열애설’은 대상만 축구선수로 바뀌었을 뿐 확인되지 않은 스캔들을 빠짐없이 찾아다니는 행태는 여전했으며 ‘안정환 화보 촬영현장’과 같이 일부 스타급 선수들에 대한 띄워주기도 여전했다. 자사홍보성 정보도 빠지지 않았는데 MBC ‘섹션TV 연예통신’은 자사의 해설위원인 차범근과 아들 차두리에 대해 기획특집으로 다루기도 했다.
월드컵 기간 내내 뉴스와 특집프로를 통해 질리도록 보아온 장면들을 특집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그대로 내보내며 스튜디오에 모인 진행자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며 환호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제작진들은 아마도 시청자들을 바보로 알고 있거나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듯했다.
시청자들의 관심사를 가볍고 말초적인 것으로만 몰아가는 방송3사 연예정보프로그램에 대해 궁극적으로는 폐지를 희망하며 ‘월드컵 특집’을 나쁜 프로로 선정하고자 한다.



프로그램명 :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타임머신”
방 송 사 : MBS
방송 시간 :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50분/오후 10시 35분
연 출 : 김윤대,임태수,이원태,신승엽/임남희, 김새별, 유해진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는 소문이 시민들에게 친근하고 재미있는 정보통신 매체라는 바탕 하에 소문에 대한 진실을 파헤쳐 웃음과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한다는 기획의도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타임머신>은 희대의 사건들,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재미있는 사건들을 찾아 시간의 벽을 너머 타임캡슐을 열어본다는 취지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러나 어디서 봄직한 유사한 소재로 다시 방송되고 있는 <서프라이즈>나 교양프로라는 성격으로는 부적절한 <타임머신>은 놀랍고 신비한 이야기나 시대를 뛰어넘은 희대의 사건들보다는 귀신, 영혼, 저주, 의문의 죽음, 그리고 끔직한 사건과 지나치게 성적인 소재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인 문제점를 갖고 있다. 게다가 비과학적이며 미신을 조장하는 소재들과 지나치게 자극적이며 폭력적인 장면들을 일요일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대에 여과없이 보여준다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이지 않을 수 없다.
6월 2일 방영되었던 <서프라이즈>에서는 "영혼을 그리는 여자"에서 정원사가 여주인을 살해할 때 썼던 정원용 큰 가위를 들고 있는 범인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5월 26일 방송되었던 "신혼여행"에서는 천장의 핏빛얼룩을, 그리고 "예지몽"에서 문구점 아저씨를 살해한 권총에서 피가 흐르는 끔직한 장면을 분장과 음악을 통해 지나치게 공포스런 분위기를 조장해 내었다.
<타임머신>에서는 노골적으로 드러낸 성적인 소재와 손가락이 작두에 잘려나가는 장면 그리고 먹던 햄버거 속에서 잘려진 손가락이 나오는 장면은 가히 끔직한 장면모음의 극치를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내용면에서 살펴볼 때 등급제가 절실히 필요할 만큼의 소재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을 그것도 일요일 안방극장에서 오전시간대부터 여과없이 방영한다는 것은 매우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비과학적인 소재를 다룸에 있어 신중함이 요청됨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점이 거의 시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나쁜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프로그램명 : “서세원쇼”
방 송 사 : KBS2TV
방송 시간 : 매주 화요일 밤 10시 50분
연 출 : 이용우


서세원쇼는 그동안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식 토크와 사적인 친분을 과시하는 모습으로 방송을 출연자들끼리의 사적인 공간으로 철저히 만들어 시청자들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영화․음반․자사 프로그램의 홍보 창구로 이용되고 시시콜콜한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나 사적인 성격의 대화로 일관하면서 마치 연예인들의 친목모임과 같은 성격의 프로그램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서 소외당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게스트들도 방송중임을 도저히 느낄 수 없는 멘트를 하며 서로를 비하하면서 웃고 듣기 거북한 말을 할 때가 비일비재하다. 특히 진행자가 반말을 하는 등 걸러지지 않은 언어사용으로 출연자의 인격을 모독하고 출연자들을 희화화하는 문제가 위험수위를 넘어서면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었다.


6월 월드컵 개최기간 동안 태극전사들을 게스트로 하는 월드컵 스페셜이 몇 차례 진행되었다. 그 중 6월 25일 방영분에서 태극전사인 김남일 아버지와 송종국 부모님을 모시고 진행하는 중에 서세원이 김남일 선수의 아버지가 “남일이가 웨이터 생활을 하며 방황했던 시기가 있었다”고 힘들었던 과거를 털어놓자 이를 웃음거리로 삼으며 비아냥거리는 멘트로 응수했다. 그의 아버지는 힘든 생활에서도 잘 커준 아들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더 잘해주지 못한 안스러운 마음에 말을 어렵게 꺼내었는데 서세원의 무례한 행동으로 김남일선수 아버지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되었다.


오락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웃음의 소재가 될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의 아픈 기억이나 상처를 웃음거리로 만들거나 희화화시키는 것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연예인의 신변잡기와 개인적인 친분을 가장한 사적인 공간으로 전락하는 문제, 더 나아가 연예인 홍보의 장으로 머무는 것도 모자라 진행자의 자질문제로 프로그램 존폐의 문제가 제기될 만큼 진행자 한사람에 의존하는 프로그램이라면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존속시키고 있는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더 이상 서세원쇼로부터 시청자에게 가해지는 무례함과 불쾌함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휴식을 안겨주어야 하는 오락프로그램의 존재이유에 대해 분명히 도전을 받게 될 것임을 밝혀둔다.


프로그램명 : 자유선언 토요대작전 “워아이니”
방 송 사 : KBS2TV
방송 시간 :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연 출 : 김충, 권경일, 이명한, 김광수, 이세희, 이형진, 모완일


<자유선언 토요 대작전>은 매주 토요일 오후 온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오후 6시부터 7시 50분까지 110분 동안 “으랏차차 파이팅”, “워아이니” 와 “오리엄마 캔의 아름다운비행” 3꼭지로 채워진다.


그 중에서 “워아이니”는 중국 10대 도시를 돌면서 벌이는 서바이벌 미팅이다. 우리나라 남자 연예인 5명중에서 한 명만이 중국 미인의 선택을 받아 데이트를 할 수 있고 나머지 4명은 벌칙을 받는다. 그러나 이 꼭지는 쇼 오락프로그램의 문제점인 가학성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어서 그 문제점이 심각하다 하겠다.


6월1일 계림편에서는 벌칙이 사자 ,호랑이 우리 안으로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이 들어가는 것이다. 그 중 2명은 호랑이가 불 속 통과하는 그 밑에 누워 있기, 또 한 명은 구름다리 위에 누워있으면 호랑이들이 조련사의 명령에 따라 지나가는 것이었다. 아무리 잘 훈련된 사자와 호랑이라 하더라도 이들은 맹수인 것이다. 극도로 긴장된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재미를 느끼기에는 그 정도가 과히 충격적이었다.


6월8일 항주편에서는 ‘체험 중국’으로 채찍묘기였다. 중국 기인이 긴 채찍으로 신문지를 자르는 것으로 신문지는 우리나라 연예인 이성진이 들고 있었다. 신문지가 정확히 찢겨나가면서 그 길이 또한 점점 줄어들었다. 급기야는 그야말로 아주 작은 길이의 신문지조각을 들고 있다 손가락에 스치게 되었다. 이 때 자막으로 “신이 아닌 이상 실수를.....”이라고 나왔는데 이 것이 제작진의 생각이라면 더욱 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무리 훈련되고 안전하다해도 신이 아닌 이상 언제라도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그 뒤 이성진이 직접 자기가 해보겠다고 나서서 채찍을 치는 장면이 나오고 이 때 다른 연예인들은 서로 신문지를 들지 않겠다고 피하자 중국기인이 신문지를 들게 되었다. 그리고 이성진의 채찍묘기는 성공을 하지만 이 프로를 보는 일부의 어린이 시청자들은 자칫 따라하고 싶게 되지는 않을까 무척 우려되는 방송이었다.


이날 프로그램 소개에 ‘귀여운 벌칙’이라는 자막이 나왔는데 과연 위의 벌칙들이 귀여운 벌칙이라고 할 수 있는지 제작진에게 묻고 싶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방송에 나가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더 가학적이고 자극적인 장면만을 방송함으로써 이를 지켜보는 대다수의 시청자 또한 길들여지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상업방송도 아닌 공영방송에서 이런 프로를 양산한다는 것은 제작자들로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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