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스토리] 평화의 사다리로 통일을 꿈꾸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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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02.11. 조회수 1336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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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통일활동가들의 솔직유쾌한 이야기

 

안세영 회원홍보팀 간사
sy@ccej.or.kr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통일에 대한 무관심과 부정적 인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10년 5.24조치 이후 남북교류협력은 개성공단을 제외하고 모두 중단됐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통일, 한반도 평화운동에 뛰어든 청년들이 있다. (사)경실련통일협회 홍명근 간사,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이영재 간사,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이미현 간사,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조성아 간사가 생각하는 통일의 비전, 그리고 평화운동은 무엇일까? 그들도 진정 ‘통일은 대박’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안세영 경실련 회원홍보팀 간사(이하안) : 소속 단체와 하고 있는 활동을 소개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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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명근 (사)경실련통일협회 간사

 

홍명근 (사)경실련통일협회 간사(이하홍) : 경실련통일협회는 올해 창립 20주년이 됐다. 주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과 같은 대북정책 모니터링에 집중하고 있다. 25기째를 맞은 민족화해아카데미와 ‘콕스, 리더십체인지과정’ 등의 교육 사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한일피스보트에서 평화법 개정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주제로 동영상을 만들고, 시민교육박람회를 통해 ‘인증샷’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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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아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간사

 

조성아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간사(이하 조) :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이하 흥민통)는 흥사단 산하 단체로 민족통일촉진과 세계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1997년에 창립됐다. 흥민통에서는 보다 많은 시민들이 통일한국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도록 ‘대학생 통일아카데미’, ‘청년위원회 들꽃’, ‘4050통일만사’등 회원모임을 운영 중이다. 지난 3년간 회원 1004명을 모으자는 목표로 ‘통일천사 운동’을 했는데 2008년 60명에서 시작해 2013년 12월 920여명으로 종료했다. 이밖에도 올해로 5기를 맞는 대학생 통일 아카데미의 집중강좌 ‘리더스쿨’과 그 안에서 학생들이 만들어낼 팀프로젝트 ‘청년쇼’ 등이 있다. 9월에는 대학생 통일의식조사를 실시할 예정이고, 2014 UN 세계평화의 날 기념행사도 기획중이다. 개인적으로는 여름에 대학생들과 청년, 그리고 전문가들이 함께 중국과 러시아를 기차로 다니면서 동북아 평화협력 구도를 그려보고 직접 근현대사의 현장들을 체험하는 실크로드탐방대가 가장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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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재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간사

 

이영재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간사(이하 영)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서는 대북 인도적 지원을 주로 하고 있다. 조선족 동포를 위한 학교 도서실, 고려인 한글학교 지원을 위해 1년에 4번 헌 교과서를 수거해 기금을 마련한다. 지난해부터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국 청소년 평화 이니셔티브’라는 평화교육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평화축구교실’을 진행했다. 이러한 평화프로그램들은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대북지원에 활로를 뚫는 것이 우리 단체의 가장 핵심적인 운동이다. 59개 대북지원 단체가 소속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의 회
장단체로 활동하면서 우리 정부에 대북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대북지원의 제도적 안정을 위해 노력했다. 1차적으로 영유아 지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계속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후에 방북과 사회문화 교류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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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간사

 

이미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간사(이하 미) : 참여연대는 평화군축운동을 중심으로 한미동맹, 파병, 남북관계 등 외교국방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통일 자체보다는 평화 국가 만들기를 지향하고 있고, 평화 국가로서 사회가 원만하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매년 4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는 전 세계 국가들이 군비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발표하는데, 이에 맞춰 ‘세계군축 행동의 날(GDAMS)’이라는 군비 축소 캠페인을 연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22개의 단체가 참여해 ‘남북 모두 총을 내리자’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세계 군축 행동의 날 캠페인을 펼쳤다. 2012년에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주제로 30개가 넘는 단위들과 연대해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금강산 관광은 인생의 전환점, 총격사건이후 남북관계 깊은 관심


안 : 평화, 통일운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대학원에서 국제협력을 전공했는데 시혜적으로 ODA를 제공하기보다 국내 이주노동자, 이주여성이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제개발협력의 근본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부 정책을 개선시
키고 사회 인식을 바꾸는 데 기여할수 있는 곳을 찾다가 참여연대에 지원했다. 활동 전에는 남북정책이든, 외교정책이든 ‘평화’가 내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평화란 너무 당연한 거라 의식적으로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활동하면서 외교 및 국방정책의 기준이 국익이 아닌 평화라는 점을 배우면서, 전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 영화 ‘변호인’에서 송강호가 국밥집 아주머니 아들 사건을 맡으면서 인권변호사의 길을 가게 됐듯이, 우연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을 갔는데, 피살당한 관광객 박왕자 씨와 같은 일행이었다. 같이 갔던 후배가 일출을 찍으러 나갔다가 총소리를 들으면서 중요한 증인이 됐다. 아무런 설명도 듣지못한 채 버스를 타고 급히 남쪽으로 내려왔다. 총성을 들은 후배는 국정원 등 온갖 곳에 조사 받으러 다녔고 부모님 식당까지 기자들이 들이닥쳤다. 그 전까지는 통일에 관심 없는 사람 중 한명이었는데, 이 일을 겪은 후 남북이 평화롭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남북한 관계에 대해 깊게 알고 싶어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공부했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에서 3개월 정도 활동하다 이곳으로 왔다. 처음에는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사람들이 모이는 지조차 몰랐었는데 와서 많은 공감을 하게 됐다.
: 대학시절부터 시민운동가가 꿈이었다. 지난 1년 동안 분단으로 인해서 종북몰이와 같이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왜곡하는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특히 정치권이 앞장서 이를 이용하고 있고, 어쩌면 남북통일이 안 되는 이유에는 남한 내부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대통령은 대화 의지도, 목표도 없으니 활동가로서 비판의식이 생기고, 통일 운동에 더 매진할 수 있던 것같다.
: 미국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는데, 연평도 사건이 터지고 CNN에서 끊임없이 관련 기사가 나왔다.‘전쟁난거 아니냐.’ ‘김정일은 누구냐’는 질문을 받기 시작했고, 다른 한국 친구들이 뭐라고 하는지 듣고 싶었는데,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다가 ‘김정은이 미쳐서 그래’라고 대답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때는 남북한 상황에 대한 무지함보다 무관심이 더 충격적이었다. 이를 계기로 통일교육의 부재를 느끼고 중요성을 깨달았다. 우연한 기회에 통일교육원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행정을 하고 있을 뿐, 제한적이고 실질적이지 못한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렇게 통일교육 시스템이 부실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통일에 무관심한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에 지원하게 되었다.

 

교과서에서 통일다루는 분량 너무 적어

 

안 : 2030세대가 통일에 무관심하고,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향후 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이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먹고 살기 힘든 사회 구조가 통일을 말하기 힘들게 한다. 통일을 주장하면 이상한 사람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통일을 왜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무작정 통일을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2030세대들은 통일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니까 당연히 관심이 없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통일이 먹고사는데 도움이 되는지, 어떻게 가능한지까지 보여주어야 한다.
: 2012년 진행한 ‘평화군축박람회’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당신이 대통령이라면 국가 예산을 어떻게 배분’할지 조사했는데 의외로 통일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 그 중 통일을 우선순위에 두는 어린이들이 많았던 것이 놀라웠다. 그런데 통일을 하더라도 막연하게 흡수통일 또는 점령식 통일을 생각하고, 통일 비용은 부담이지만 경제적으로 ‘대박’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급작스런 통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경제수준과 사회구조에 있어 남북간 차이를 줄이는 ‘버퍼 존’ 같은 기간을 두어야 한다. 남측의 부담을 줄이면서, 북측은 이등국민이라는 열등감 없이 자연스럽게 교류를 확대해가야 진정한 의미에서의 통일을 이룰 수 있다. 이러한 과정 없이 물리적 통일만 추구하는 것은 진짜 통일이라고 할 수 없다.
: 원래 하나였다는 당위는 사라져야할 때가 아닌가 한다. 1과 1을 더해 하나로 만든다는 환상을 깨야 하는 것 아닌가. 둘인 듯한 하나, 하나인 듯한 둘을 통일의 전제로 해야 한다. 통일에 있어 중요한건 결과보다는 과정인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당위적, 교조적으로 강조해왔기에 그에 따른 상상력의 제약과 젊은 세대들의 피로감이 커진 것 같다. 따라서 통일을 반대하는 사람도 없지만, 통일을 원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1과 1이 합쳐서 2 또는 3이 나올 수 있듯 체제나 이념은 다를지 몰라도 같은 테두리 안에서 묶는 게 필요하다. 평화와 화해라는, 적어도 총칼을 겨누지 않는 상태에서, 다양한 아
이디어를 남이든 북이든 만들어 낼 수 있다. 꼭 통일로 귀결되지 않더라도 개성단지와 같은 경제적 창출효과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는 진짜 합칠 수 있을 것이란 설렘과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정부가 언론을 통해 ‘통일은 비용’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 국민들은 통일로 인한 플러스, 마이너스 셈밖에는 보지 못한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라고 본다. 무조건 통일해야한다기보다는 통일에 대한 토론의 장이 마련되는 게 중요하다. 결국 정부가 통일 교육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통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통일에 대한 분량이 현저하게 적은 교과서를 개편해 국민들의 인식과 사회적인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으면 한다.

 

대화가 첫 단추, 신뢰 만드는 단초 마련해야

 

안 : 박근혜 정부가 대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 대화가 첫 번째다.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계획을 내놓고, 실행으로 보여줘야 한다.
: 조건 없는 인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 서로 신뢰를 쌓는 단초를 마련해야할 것이다.
: 먼저 무기를 내려놓는 것이 필요하다. 군비를 적게 쓰면서 평화를 유지하자.
: 민간 부분부터 풀어줘야 한다. 점에서 선, 면이 되는데, 점조차 찍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가장 안타깝다.


안 : 오늘 이야기를 나눈 소감을 말해달라.
: 향후 20년을 내다보는데 있어서 회원 모임, 교육 프로그램 등 많은 정보를 얻은 것 같다. 통일의 지향점을 가진 단체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 지난해에 하지 못한 연대활동을 올해는 다양한 주제와 규모로 해보고 싶다. 5.24조치해제운동, 나진선봉 프로젝트 관련 활동도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다.
: 업무상 다른 단체 사람들과 만날 일이 적었는데, 여러 분야의 활동에 관한 좋은 에너지를 받아갈 수 있었다.
: 평화가 막연한 개념이라 생각했는데 평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게 많다는 생각을 했다. 더 관심을 많이 가져야겠다.

안 : 마지막으로 각자에게 한 가지씩 묻겠다. 이영재 간사에게 금강산이란?
: 인생의 전환점, 또 가고 싶은 곳!

안 : 홍명근 간사에게 개성이란?
: 최후의 보루. 대화하기 위해 지속성 있는 만남이 필요하다. 경제협력 모델로서 가장 좋은 예이기 때문에 개성을 매개로 남과 북이 계속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

안 : 이미현 간사에게 평화란?
: 성인이 되가는 문,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사다리라고 생각한다.

안 : 조성아 간사에게 통일교육이란?
: 시작! 첫 단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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