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에 바란다 5

관리자
발행일 2008.02.20. 조회수 431
칼럼

신영철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 정책위원


한 재벌 중앙일간지는 이명박 당선인에 대하여 “을(乙)의 추억”이라는 제목을 달아 민간기업과의 친근함을 부각시킴과 동시에 공무원인 갑(甲)의 횡포(?)에 시달려 온 약자의 인상을 심어주려고 하고 있다. 대기업도 약자인 乙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서 이명박 당선인께 위 일간지에서 언급한 갑과 을이 전 국민의 몇 %나 된다고 보는지를 묻고 싶다. 아마도 5%를 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문제다. 최고의 권력기관인 대통령과 여론형성의 주도자인 재벌 중앙언론의 시각이 5%만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국민의 95%는 甲과 乙로부터 착취당하고 있는 중소업체와 서민인 병(丙)과 정(丁)들이고, 그 방식은 다양한 형태의 하청, 재하청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진행과정을 보건대 향후 새정부가 국민의 95%를 위하여 갑과 을의 잘못된 관행과 특혜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 등한시한다는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5%에 불과한 갑과 을도 국민으로서 관심을 받아야 하겠지만 그들은 자신들에게 부여된 권력, 조직력과 자금력으로 최고의 전성시대를 향유하고 있기에 ‘규제철폐’를 운운하는 모습은 뻔한 속보이는 행태일 뿐이다.

오히려 새정부가 지금까지 소외받고 착취를 받아 온 95%를 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명박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은 이들마저 감동시키는 드라마를 연출하게 될 것이다. 甲과 乙은 스스로 자신들의 이권을 내놓지 않을 것이기에, 제도적 장치를 통해서만이 丙과 丁의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음을 새정부 또한 알고 있으리라.


다음으로 최고 통치권자가 될 이명박 당선인은 언론의 감시기능을 위축시킨다면서 참여정부의 언론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이고 싶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믿고 싶다.


이명박정부 또한 행정부에 대한 감시기능을 만족시키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다름이 아니라 상시적인 정보공개 체계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인터넷강국인 대한민국의 새정부가 인터넷을 통해 상시적으로 투명한 정보공개를 이행토록 하는 것이, 새정부의 첫 번째 과제가 되어야 한다. 정보의 비공개는 반드시 부패를 수반하게 되고, 부패한 곳에는 절대로 정보공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경험칙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새정부는 정보의 독점을 과감하게 포기하여 그간 참여정부에서 실추된 신뢰성을 회복하여야 할 것이다.

일예로 집장사의 불명예를 달고 있는 주택공사의 아파트 건설사업에 대한 정보비공개 결정이 그것이다. 대통령이 공개의사와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무시하고 있는데도 아무런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생각의 전환은 어느 순간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는 고뇌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명박정부가 국민의 95%를 위한 고민과 투명한 행정서비스 개선을 위한 고민을 지속한다면 최초로 성공한 정권이라는 명예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경실련 또한 이명박정부의 성공을 위하여 건전한 비판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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